'앨리스' 김희선이 시선 강탈하고 주원이 마음 훔쳤다!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숨가쁜 전개로 두 자릿수 시청률

2020.09.02
사진제공=SBS

'명불허전' 스타들이 잘 고른 한 방으로 압도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김희선과 주원이 손잡은 SBS 새 금토극 ‘앨리스’(극본 김규원, 연출 백수찬)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모이게 했다. 김희선은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고, 주원은 극에 집중하게 한다. 두 사람의 시너지는 혹여 의문을 품을 만한 이야기에도 흔들림 없이 따라가게 만드는 깃발이다.

‘앨리스’는 죽은 엄마를 닮은 여자와 감정을 잃어버린 남자의 시간여행을 그린 휴먼SF물. 2050년 인류는 시간여행에 성공하게 되고, 미래의 사람들이 과거와 현재에 출몰하며 사건이 벌어지는데 그 중심에 김희선과 주원이 있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첫 회는 미래의 윤태이(김희선)가 시간여행의 비극을 알리는 예언서를 손에 넣기 위해 1992년으로 오면서 시작된다. 임무 완수 후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서 미래로 돌아가지 않고 박선영이라는 신분으로 아들을 낳아 키우다가 2010년 어느 날 살해되고 마는 이야기로 이목을 끌었다.

그의 아들 박진겸(주원)은 타고난 총명함으로 경찰대에 가 2020년 현재 훌륭한 형사로 성장했는데, 사건을 추적하다 우연히 엄마와 꼭 닮은 물리학자 윤태이와 마주친다. 2회 엔딩에서 태이가 강의하는 대학을 찾아가 격한 포옹을 하면서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단 2회 동안 숨 고를 틈 없이 전개된 ‘앨리스’는 흥미진진하게 몰입도를 높였다. 꼼꼼한 전개라는 이유로 답답함이 가득했던 드라마들에 지쳐있던 시청자들에게 ‘앨리스’는 첫맛부터 톡 쏘는 진짜 사이다가 됐다.

사진제공=SBS

그런데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포인트가 있다. 미래에서 온 인물이 현재에도 똑같은 얼굴로 살고 있다. 바로 김희선이 미래의 윤태이였다가 과거로 가 박선영으로 둔갑해 살았는데, 현재에도 미래의 얼굴과 똑같이 젊은 윤태이로 살아있으니 어찌 된 영문인가. 여주인공이 여기저기 도플갱어처럼 존재하니 물음표를 달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앨리스’는 어려움이 없다. 지금까지 벌어진 도플갱어 현상은 완벽히 이해되지 않는다손 치더라도 휘몰아치는 전개와 주인공들의 눈부신 활약이 시청자들을 충분히 압도하며 드라마에 푹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김희선은 여신이라는 수식어에 손색없는 빼어난 미모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 미래에서 온 요원으로 처음 등장했을 때 모습도 훌륭했지만, 애틋한 마음으로 진겸을 키우는 수수한 엄마의 모습으로 완숙한 아름다움을 뿜어낼 때는 가슴을 먹먹하게 할 정도였다. 절절한 모성을 그리는 동안 김희선의 내공이 새삼 발현되면서 그의 미모가 더욱 빛을 발했다. 게다가 물리학도들을 다그치는 교수로서 강단에 서있을 때도 비현실적인 미모가 감탄사를 뿜어내게 했다.

군복무 후 복귀작을 선보이는 주원은 언제나처럼 다부지게 극을 이끈다. 신인 때부터 남다른 견고함으로 무장했던 주원이라 3년이라는 공백쯤은 거뜬하다. 극중 무감정증이어서 차가운 듯하면서도 엄마나 주변을 챙기는 따뜻한 면모로 보는 이를 설레게 하고, 우왕좌왕하는 사람들 틈에서 송곳 같은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엘리트 형사의 모습은 진겸과 주원의 간극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카체이싱 등 박진감 넘치는 액션신으로 짜릿한 전율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두 사람은 시청자들에게 그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게 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해외물이나 최근 국내에서도 잇따르는 SF물 등 판타지물에 대한 이해가 높은 시청자들에게는 그다지 큰 장벽이 아니다. 그러나 기존 지상파를 지지하는 연령대 높은 시청층에는 난해한 면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가운데 김희선과 주원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은 중장년층 시청자도 채널을 고정하게 만든다. 

그러나 '타임슬립' 소재는 지상파에서도 예전부터 수없이 선보인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타임슬립 미스터리가 비과학적인 이유로 판명돼 돌이켜 생각하면 설득력이 떨어졌다. 이런 반면 ‘앨리스’는 미래에 과학 문명이 한층 더 발달해 누구나 시간여행을 하게 됐다는 배경설정이라 훨씬 명쾌하다. 

사진제공=SBS

시공을 뛰어넘으며 사건을 추적하는 경찰 이야기를 공통점으로 보면 몇 해 전 큰 인기를 끈 tvN ‘시그널’이나 OCN ‘라이프 온 마스’ 등도 있는데, 이들도 시간을 넘나들 수 있게 한 배경이나 이유는 선명하게 그려주지 않았다. 이에 비하면 ‘앨리스’는 본격 형사물도 아니기에 사건의 인과관계도 바로바로 풀어줄뿐더러 훨씬 단순해서 이해가 한결 쉬운 모습이다. 

시대를 풍미한 할리우드 영화들도 떠올릴 수 있다. 영화 ‘백 투더 퓨처’와 ‘터미네이터’다. 두 영화의 줄거리는 ‘앨리스’와 굉장히 다르지만, SF물이라는 큰 카테고리 속에서 시간여행과 엄마라는 소재로 ‘앨리스’와 겹치는 지점들이 있다.

덕분에 ‘앨리스’는 여기저기서 많이 학습된 경험으로 쉽게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진겸이 현재의 태이와 함께 미래에서 온 사람들로부터 현재와 미래를 구하는 이야기를 펼치지 않을까 짐작하면서 말이다. 그렇기에 현재의 태이가 미래의 태이와 어떤 관계일지에 대한 궁금증은 여유롭게 가져갈 수 있다.

안방스타들이 군더더기 없이 본격적인 이야기로 직진했다는 점도 보는 이들을 흡족하게 한다. 최근 양파처럼 비밀을 겹겹이 에워싸면서 이야기의 핵심으로 들어가는 데 한참이 걸리는 드라마들로 시청자들이 답답한 면이 컸다. 그에 비해 ‘앨리스’는 그야말로 진격이라 신명이 나는 것. 여기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할 것이라는 관계자의 전언이 ‘앨리스’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이렇듯 ‘앨리스’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회만에 두자릿수 시청률(수도권기준)에 진입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하면서 외출을 자제한 사람들이 많이 본 까닭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하고많은 선택지 중 왜 굳이 ‘앨리스’였겠는가.

김희선과 주원이 나름의 선구안으로 고른 ‘앨리스’로 시원한 한 방을 날리기 시작했다. 이미 촬영도 모두 끝이 났다고 하니 이제 남은 숙제는 방망이에 맞은 공이 홈런일지 안타일지 지켜보는 일이지 않을까 싶다. 속단은 금물이겠지만, 현재로서는 머뭇거리게 할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조성경(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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