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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최우식 입덕 수련회 "이 귀요미를 어째!"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수 없는 늪 같은 매력에 팬 급증

2020.07.29

사진출처=방송캡처

영화 ‘기생충’에서 힘없는 표정으로 가만히 수석을 들고 있는, 그런 우중충한 이미지로만 배우 최우식을 알고 있었는가. 그렇다면 이제 그에게 새롭게 빠져들 때다. 가장 대중적인 예능 프로그램을 만나 몰랐던 매력을 가감없이 흘려보내고 있는 그. 흔하디 흔한 ‘힐링 예능’ 정도로 기대되던 ‘여름 방학’은 어떻게 본격 최우식 입덕 프로그램이 되었을까.

‘초식남’이란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최우식은 tvN 새 예능 ‘여름방학’을 앞서 이끄는 존재가 됐다. 새 예능 콘텐츠라고는 하지만, 사실 이 프로그램에 새로울 건 하나도 없었다. 도심이 아닌 어느 한적한 마을에서, 패널들이 직접 무언가를 열심히 해 먹으며 하루를 보내는 모습은 나영석 PD의 숱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지속적으로 보여지던 것들이다. ‘자기복제’란 비판을 받을 만큼 비슷비슷한 포맷과 익숙한 풍경들 사이에서, 최우식은 유일하게 새로이 살아 숨 쉬는 존재처럼 보인다. ‘삼시세끼’의 메인 패널처럼 능숙한 요리를 선보이지도 않고, ‘강식당’ 식구들이 가진 능숙한 말발도 없다. ‘꽃보다’ 시리즈의 막내처럼 맡은 일을 턱턱 해치우는 프로페셔널함도 물론 없다. 하지만 말간 눈에서 보이는 순둥순둥하고 무해한 매력은 안방극장 밖 팍팍한 일상을 보내던 시청자들을 무장해제 시킨다.

최근 방송된 1, 2회 에피소드에서 최우식은 이른 새벽 홀로 잠에서 깨어 홈메이트 정유미와 절친 박서준의 아침식사를 만든다. 그러나 너무 일찍 만든 탓에, 아무도 제대로 깨우지 못하고는 귀여운 자책과 함께 자전거를 타러 나간다. 뒤이어 잠에서 깬 정유미와 박서준에게 자신이 만든 아침 식탁을 머쓱하게 자랑한다. “이걸 대접했을 때 기뻐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상상했는데 계란을 딱 깨는 순간 너무 이르게 차린 걸 깨닫고 아차 싶었다”라고 고백하며 두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뒤이어 점심으로 최우식은 형과 누나를 위한 프렌치토스트를 만든다. 정유미와 박서준이 “두꺼워서 맛있는 것 같다”고 칭찬하자 기분이 좋아졌는지 어설픈 우쿨렐레 연주와 함께 전날 연습한 ‘구아바송’을 열창한다. 최우식의 꾸밈없는 말과 행동 덕에 세 사람이 함께하는 아침은 한층 따뜻한 분위기로 물든다. 게스트인 박서준이 설거지를 하겠다고 나서면, 자기가 하겠다고 안절부절못하다가도 그 곁을 떠나지 않고 박서준이 설거지를 하는 모습을 즉석카메라에 담아 철판에 고이 붙여둔다. 서툴게나마 친구들을 배려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묘한 편안함을 준다.

또 다른 홈메이트인 반려견 뽀삐에게도 그는 따뜻하다. 어설프게나마 그늘막을 설치해주려 동분서주하고, 심심해하는 뽀삐와 공놀이를 하기 위해 공을 던져보지만, 뽀삐의 머리에 맞자 혼자 미안해하며 안달한다. 그의 헐렁(?)하고 허당스런 면모는 ‘여름방학’의 킬링 포인트. 박서준과 배드민턴을 하는 도중 태양이 작열하자, 모자 하나를 챙겨 나오면서도 기어이 벽에 머리를 부딪히며 큰 웃음을 자아낸다. “더욱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정유미의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 마트에서 사온 대파를 묶여 있는 채로 정성스레 텃밭에 심기도 한다. 뭔가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나, 맛있는 걸 반드시 차려 먹어야 한다는 조바심도 없다. 애써 웃기려 하거나 친해지려 한다거나 하는 강박도 그에겐 보이지 않는다. 실제 옆집에 살고 있을 법한 친구 같은 최우식의 모습은 그 자체로 건강해 보인다.

사진제공=방송캡처

정유미와의 케미스트리도 신선하고 반갑다. 남-녀가 동반으로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는 ‘썸’을 타는 듯한 뉘앙스나, 이성적인 텐션이 과하게 그려지기도 하는데, 두 사람의 자연스럽고 안정감 있는 케미스트리는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정유미는 최우식의 여러 귀엽고 어설픈 행동에 “미치겠다 너 땜에”라고 말하며 미소 짓곤 하는데, 시청자들도 같은 마음으로 그들을 정겹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정유미가 “낯선 곳에서 둘이 함께 지내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친해도 어색할 수도 있는데, 우식의 자연스러운 모습 덕분에 웃을 일이 많아서 좋다”며 애정을 가득 드러낸 것에서도 느껴지듯, 편안함을 만들어내는 최우식의 매력은 논란들 속에도 ‘여름방학’을 찾아보게 되는 이유다. 실제로 친한 사이인 박서준과도 마찬가지다.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려지는 ‘서열’, 혹은 ‘의리’를 기반으로 한 브로맨스 코드와 달리 함께 자전거를 타고, 아는 노래를 개사해 서로 따라 부르는 모습은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기생충’의 명성 탓에 대중은 최우식을 어딘가 불안하고 공허한 청춘의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우식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꾸준히 각인시켜 왔다. 어떤 캐릭터든 본인 특유의 매력으로 소화해내는 탓에, 겹치거나 비슷한 느낌이 드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 스크린 주연작 ‘거인’으로는 밝음과 어둠을 오가는 10대 소년을 그려내며 ‘청룡영화상’ 신인 남우상을 수상했고, ‘마녀’에서는 미스터리한 악인의 모습으로 또 한 번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최근작 ‘기생충’과 ‘사냥의 시간’으로는 불안한 청춘의 얼굴을 그리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드라마 ‘닥치고 패밀리’ ‘호구의 사랑’ 등에서는 찌질하면서도 코믹한 인물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내며 코어 팬층을 대거 양산했다

이처럼 최우식을 조금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구석구석 재밌는 요소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학창 시절 대부분을 캐나다에서 보냈고 그 덕에 서핑, 등산, 스키, 보드 등의 스포츠에 능하다. 시사회에서는 영화 내용을 실수로 스포했다가 수습한 적도 있고, 신인남우상을 탄 직후에는 인사하면서 마이크에 머리를 부딪치는 허당스런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직접 부른 OST ‘소주 한잔’을 ’기생충’ 무대 인사 도중 송강호가 부르길 청하자, 무반주로 열창하더니 부끄러워 무대 밖으로 뛰쳐나갔다 돌아온 영상은 팬들의 웃음버튼이다. 함께 작품을 찍은 동료들과는 여행을 가는 등 오래 우정을 이어가기도,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는 이들과 하트가 남발하는 댓글 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허당적이면서 인간적인 면모로 동료 배우들에게 가끔은 놀림을 받기도 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얼굴을 볼 수 없는 덕에 연기나 프로모션 행사 이외에서는 최우식의 진짜 매력을 제대로 알기 힘들었지만, ‘여름방학’에서는 그런 의외성의 매력이 여실히 보여지고 있다. 한 인터뷰에서 최우식은 “누구와 있어도 안 튀는 외모, 부담스럽지 않은 얼굴과 비실비실한 몸 덕분에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다”고 본인의 매력 포인트를 설명했다. 비단 외모뿐 아니라, 누구와 있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편안하고 따뜻한 성격 탓에 예능에서의 모습 또한 ‘매력 필모그래피’로 만들어버리는 최우식. 자, 이제 입덕만이 남았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그의 매력에 빠지리라 본다.

이여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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