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화사, 색깔있는 한날한시 컴백 결과는?

선미의 보라빛 설렘-화사의 묵직한 위로

2020.07.03

선미, 사진제공=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가요계 가장 독보적인 여성 솔로아티스트 선미와 화사가 한날한시에 컴백해 무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선미와 화사는 지난 6월29일 나란히 신곡을 들고 컴백해 팬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선미의 새 싱글은 '보라빛 밤'(pporappippam). '날라리' 이후 약 10개월 만의 활동이다. 그룹 마마무 활동도 병행 중인 화사는 '멍청이'에 이어 16개월 만에 첫 미니앨범 '마리아'(Maria)로 돌아왔다. 선미와 화사는 각각 '보라빛 밤'과 '마리아'의 작사-작곡을 비롯해 프로듀싱, 스타일링, 뮤직비디오 스토리 등 앨범 작업 전반에 모두 참여하며 아티스트로서 뚜렷한 성장을 보여줬다.

 

걸출한 두 여성 솔로 아티스트 컴백에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선미 신곡 '보라빛 밤'은 29일 컴백 당일 멜론 벅스 지니 등 각종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을 석권했다. 화사의 ‘마리아’도 음원차트에서 이에 못지않은 뜨거운 인기를 모으며 이름값을 했다.

 

# '보라빛 밤', 선미가 꿈꾸는 사랑의 설렘

 

국민 걸그룹 원더걸스 멤버로 익숙했던 선미를 솔로 여성 아티스트로 다시 보게 된 건 2017년 8월 '가시나' 활동 때였다. 물론 솔로 데뷔곡 '24시간이 모자라'(2013)에 이어 '보름달'(2014)까지 연달아 히트시킨 선미의 맨발 퍼포먼스는 아직도 또렷이 기억날 만큼 섹시하고 강렬했다.

 

그럼에도 선미가 '가시나'를 통해 솔로 아티스트로서 유의미한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가수 인생 전부를 몸담았던 JYP의 색깔을 벗어던졌기 때문이다. 그는 ‘가시나’ 활동 때부터 '공기반 소리반'이 아닌 자신의 음색을 꽉 채운 창법으로 노래했고 퍼포먼스를 펼치는 것을 뛰어넘어 스토리텔러로서 음악을 연기하기 시작했다.

 

2013년 JYP가 솔로 가수로 프로듀싱한 선미는 '성인식' 박지윤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너와 함께 있으면 24시간이 모자라'라며 시계 바늘을 붙잡고, '보름달이 뜨는 날, 그대 날 보러와요'라며 창 밖 하늘을 바라봤다. JYP를 떠나 변화를 택한 2017년의 선미는 '꽃같이 살래, 나답게'라고 외치며 싸늘한 눈빛의 연인을 향해 권총을 겨눴다. 구애하고 유혹하는 섹시 디바에서 당당하고 독립적인 아티스트로 진화한 것이다.

 

선미는 '보라빛 밤'에서 전작 '사이렌', '날라리'에서 내세웠던 강렬함을 덜어내고, 자신이 꿈꾸는 사랑의 설렘을 채웠다. 컨셉트에 맞게 퍼포먼스보다는 멜로디에 집중했다. 70년대 중후반부터 80년대까지 인기를 끌었던 시티팝 스타일의 '보라빛 밤'은 선미만의 복고 감성이 매력을 더하며 멋스러운 뉴트로 곡으로 탄생했다. 심장을 쿵쿵 울리는 비트는 꿈인 듯 현실인 듯 몽환적이고 아련한 느낌을 자아낸다. 엄지와 검지로 브이(V)를 그리며 속삭이듯 외치는 후렴구 '보라빛 밤' 멜로디는 한 번만 들어도 금세 중독된다.

 

뮤직비디오의 도입부에 짧게 깔리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아리아는 묘한 분위기를 형성하며 선미의 찬란한 순간들로 인도한다. 보라빛 꿈에 풍덩 빠져든 선미는 한여름 밤 축제의 주인공이 되어 사랑을 노래하고 춤춘다. 뮤비 중반 거울을 사이에 두고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듯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팡팡 터지는 불꽃과 빙글빙글 도는 네온사인이 풍성한 시각적 효과를 준다. 때로는 엉망이 되고 사라져 버릴지라도, 또다시 꿈꾸며 사랑을 기다리게 되는 설렘의 감정을 묘사했다.


화사, 사진제공=RBW



 

#화사가 보내는 위로… 레드 '마리아'

 

화사는 예능 속 이미지에 갇히지 않고, 무대 위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탁월하게 보여줘 더욱 사랑받고 있다. 2018년 엠넷 음악 시상식 'MAMA'에서 보여준 강렬한 솔로 퍼포먼스는 시쳇말로 '찢었다'는 표현이 절로 나오는 공연이었다. 이 무대가 화제를 모은 배경에는 빨간색 보디슈트가 있었는데, 화사는 다소 노출이 있는 이 의상을 당당한 매너로 소화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이후에도 화사는 패션으로 여러 번 이슈를 불러일으키며 '핫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이후 꾸준한 마마무 활동을 통해 내공을 쌓아온 화사는 2019년 2월 '멍청이'(Twit)로 첫 솔로곡을 발매했다. 자신에게 목매는 연인에게 '너는 멍청이'라며 나무라다가 결국엔 이를 보듬지 못하는 자신이 '멍청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느끼는 외로움을 표현한 노래. 이 곡에서 화사는 소울풀하고 힘 있는 음색을 비롯해 또 한번 파격적인 의상 소화력을 선보이며 여성 솔로 아티스트 시장에서 자신의 기반을 단단하게 다졌다.

 

'마리아'는 스물여섯 화사의 이야기를 일기 쓰듯 담아낸 곡이다. 화사 자신의 세례명인 '마리아'가 신보 타이틀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도입부부터 강렬한 '마리아'의 사운드와 비트는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지만 어쩐지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노래 속 자주 반복되는 '마리아 마리아 널 위한 말이야'의 가사 속 다중적 의미를 한번쯤 곱씹어 볼 만하다.

 

'마리아' 뮤직비디오 중 담배를 꺼내 든 화사에게 여러 개의 라이터가 불을 켜며 다가서는 신은 이탈리아 영화 '말레나'의 명장면을 오마주했다. 상황에 따라 간사하게 변하는 인간의 이중성을 그려낸 '말레나'를 통해서 화사가 꼬집고 싶은 것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또, 화사가 녹음하며 많이 울었다고 고백한 '뭐 하러 아등바등해 이미 아름다운데' 파트는 '마리아'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다. 쉽게 평가하고 재단하는 사람들에 상처받은 이들을 다독이고 위로하고자 하는 화사의 마음이 엿보인다.


최지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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