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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부력강자는 어떻게 예능강자가 됐나?

2020.06.29
사진제공=JTBC

부력강자(父力强者)’는 처음엔 실수로 나온 말이었다. 하지만 타고난 매력으로 모두를 사로잡는 그의 예능강자로서의 새 수식어가 됐다. 파이터에서 예능인으로 거듭난 김동현의 이야기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고 김동현은 어느새 지금 예능 판도에서 꼭 빼놓으면 안 되는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원하는 ‘예능 샛별’, 그 이름에 가장 적합한 이름이다.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만 봐도 지금의 위상을 알 수 있다. tvN 버라이어티 예능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에 2년 2개월째 고정으로 출연 중이고, 그해 7월 첫 방송된 tvN ‘대탈출’ 시리즈에도 세 시즌 째 출연 중이다. 지난해에는 6월 JTBC 예능 ‘뭉쳐야 찬다’ 고정을 꿰차더니 tvN ‘플레이어’에 이어 지난 4월부터는 SBS ‘집사부일체’까지 출연한다. 그의 일주일을 보면 더이상 UFC 파이터라기보다는 예능인으로 봐야 더 적합하지 않나 싶다.
 
김동현이 출연하는 장르를 보면 더욱 다채롭다.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은 스튜디오 토크형 프로그램으로 추리와 정확한 듣기 능력이 필요하다. ‘대탈출’은 말이 필요없는 어드벤쳐 액션 스타일의 ‘몸 예능’이다. ‘뭉쳐야 찬다’ 형태의 스포츠 예능과 캐릭터 예능 ‘플레이어’, 역시 캐릭터와 순발력, 신체능력 등이 필요한 ‘집사부일체’까지 섭렵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지금 예능계에서 왜 그를 필요로 하는지 잘 알 수 있다.

사진출처=tvN 방송캡처

격투기 선수가 되기 위해 용인대 유도학과를 나왔고, 해병대까지 다녀왔던 그는 2004년 데뷔한 한국을 대표하는 격투기 선수였다. 상대에게 주먹을 날리면 마치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꼼짝 못한다고 해서 ‘스턴 건(Stun Gun)’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가 예능에서도 가끔 주장하듯 그의 세계랭킹은 웰터급에서 최고 6위까지 올랐으며 역시 한 예능에서 말했듯 “1대1로 싸우면 질 것 같지 않은” 모습의 파이터로 자리 잡았다.

2010년 MBC ‘놀러와’가 그의 첫 예능 나들이었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쌓아왔던 끼를 보이기에 예능은 나쁘지 않은 터전이었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경기가 없을 때 종종 나가곤 했던 예능이 2018년부터는 잦아졌다. 그는 SNS를 통해 이제 격투기선수로서는 거의 은퇴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의 입지는 그 스스로도 알고 있듯 예능인으로 급격히 기울어졌다.

예능인 김동현의 가치를 높인 것은 ‘대탈출’이었다. 그전까지 그는 단순히 몸이 건장한 운동선수 출신 예능 유망주였다. 하지만 누구도 무서워할 것 같지 않은 그의 우락부락한 외모가 조금만 무서운 상황이 생기면 용수철처럼 도망가는 ‘혼비백산’으로 이어질 때는 누구나 웃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는 자신의 겁을 인정하지 않았다. 전쟁터 같은 링 위에서 살았다며 오히려 허세를 부리는 모습은 겁을 먹는 모습과 이어져 자연스럽게 파이터로서의 강건한 이미지를 세탁했다. 
사진출처=김동현 개인 SNS


그의 성장사는 지금껏 예능계를 접수했던 많은 운동선수 출신의 그것과 닮아있다. 당장 ‘대탈출’에 함께 출연한 강호동의 여정이 그러했다. 이후 등장한 안정환이나 서장훈, 최근의 허재 등과 비교했을 때도 그렇다. 예능인으로서 보이는 유한 이미지는 강한 운동선수와 달리 대중에게 호기심과 친근함을 부른다. 거기에 김동현은 망가짐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가 ‘콘 헤드’로 변신할 때, ‘레골라스’와 ‘슈렉’으로 변신할 때 또한 여기저기서 구를 때, 입담꾼으로 변신한 다른 운동선수 출신 예능인과는 차별화된 지점이 나오기 시작했다.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예능에서 존재감을 낼 수 있는 김동현의 활약은 ‘1인 MC’의 주도로 이뤄지지 않는 요즘 예능의 흐름과 딱 맞다. 김동현은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하게 몸으로 또는 얼굴로 웃기면서 입지를 넓혀온 것이다. 예능인으로서의 물이 오르자 토크에도 움이 트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힘이 세다’는 의미로 아무렇게나 만들었던 ‘부력강자’의 사자성어가 역설적으로 아버지가 된 후 더욱 예능에 힘을 내고 있는 그의 상황을 연상시키게 한다.

모든 재미는 익숙한 것을 배반할 때 나온다. 그래서 강건하면서도 거친 이미지를 가진 운동선수가 웃음을 줄 때 효과는 배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김동현은 남성미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격투가다. 그런 거친 외모에서 나오는 겁 많고, 귀엽고, 때로는 순수한 이미지가 예능인 김동현의 새로운 매력으로 배어난다. 김동현은 예능계에서 익숙한 방식으로 태어난 결코 익숙하지 않은 새 얼굴이다.

신윤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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