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현빈, 냉정과 열정의 절묘한 이중주!

2020.06.24

사진제공=최성현 스튜디오


아무 말 안하고 무표정하게 앉아만 있어도 무게감이 느껴졌다. 인기리에 끝난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로 ‘대세배우’로 떠오른 배우 신현빈은 10년차 다운 노련함이 느껴졌다. 


2010년 영화 ‘방가! 방가!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오랜 시간 주목받지 못하고 무명시절을 보내야 했던 그는 올해 상반기 개봉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과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호평 받으며 배우 인생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인기와 관심에 들뜰 법도 하지만 10년차 베테랑답게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다. 드라마 종방 직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신현빈은 조곤조곤 현재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제가 데뷔했을 때는 정말 뭘 모르는 상황에서 주목을 받았던 거여서 사실 기억이 별로 안 나요. 이 작품 이전까지 주위의 반응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 어떤 좋은 일도 그 어떤 성공도 저를 달라지게 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거든요. 저는 저라는 생각이 컸어요. 드라마로 관심을 많이 받고 있지만 달라진 건 없어요. 이 작품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해왔던 작품들이 잘됐든 아니든 현재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현재 상황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 없어요. 이제까지 해오던 대로 한 작품 한 작품 최선을 다하는 거죠. 뭐”


무심한 듯 툭특 내뱉는 말속에 뜨거운 열정과 진중한 사고가 엿보였다. 신현빈을 두고 장겨울 캐릭터를 만든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싱크로율이 높아보였다. 캐스팅된 배우들에 특성에 맞춰 ‘맞춤옷’ 같은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걸로 유명한 신원호-이우정 콤비의 또 다른 슬기로운 조련술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할 법하지만 그건 오해. 원래 대본이 나와 있었고 세 차례의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다고. 장겨울 캐릭터가 주인을 제대로 만난 것이다.


“세 번의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했어요. 처음에는 정말 별다른 고민이나 기대 없이 미팅에 갔었어요. 만남이 계속 될수록 기대가 생겨났죠. 겨울 캐릭터를 보면서 참 재미있고 매력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캐스팅됐을 때 최고의 제작진과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정말 기뻤어요. 장겨울 캐릭터가 이렇게 사랑받게 될 줄은 전혀 몰랐어요. 감독님과 작가님은 대단하세요. 대본을 보면서 늘 감탄하게 되는 지점이 있었어요. 방송을 보면서도 내가 읽은 관점과 다르게 저렇게 표현될 수 있구나 하고 놀라는 적이 많았어요.”


사진제공=최성현 스튜디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장겨울은 가슴이 따뜻한 소아외과의사 안정원(유연석)을 만나면서 인간적으로나 의사로서나 성장해간다.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 하나로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 같던 장겨울은 안정원을 짝사랑하면서 양옆뿐만 아니라 뒤까지 돌아다볼 수 있게 됐다. 의술뿐만 아니라 환자와의 공감이 의사로서 배워야 할 덕목임을 깨달은 것. 신현빈은 장겨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의사란 직업에 대한 경외심을 갖게 됐다.


“전 연기로 잠시 하는 거지만 그 분들은 매일매일 그런 피 말리는 삶을 사는 것 이니겠어요?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보통의 사명감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촬영 전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의사란 직업에 대해 공부했어요. 수술장면에서는 진짜 전문적인 지도를 받았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겨울이 환자와 보호자외 관점을 염두에 두지 못하고 설명을 해 곤란을 겪다가 안정원 교수를 보면서 보호자의 시선에서 이해를 시켜야 한다는 걸 깨닫는 장면이요. 워낙 성실한 친구인데 그런 경험을 통해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면서 정말 좋은 의사가 될 것 같아요. 다음 시즌에 장겨울에게 바라는 점요? 밥이나 좀 더 편하게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거면 충분해요.”


도무지 속내를 알 수 없는 묘한 분위기의 마스크. 배우 신현빈에게는 최고의 무기다. 서른네살 경력 10년차 배우인 '인간 신현빈'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장겨울 캐릭터의 영향인지 감성을 담당하는 우뇌보다 이성을 담당한 좌뇌가 발달한 이성적인 사람일 것 같다. 그러나 수많은 인간군상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가 그의 직업인 만큼  감성적인 부분이 더욱 발달해 있다고. 


“누구나 그렇듯 저도 이성적인 부분도 있고 감성적인 부분도 있죠. 말을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이성적으로 보인다고 하지만 배우가 직업인지라 감성적인 부분이 더욱 커요. 제가 저를 정의내린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저도 잘 모르겠거든요.(웃음) 제가 느끼는 저라는 사람은 저답게 살아가는 사람. 마음이 향하는 대로 사는 사람인 것 같아요. 성격은 밝은 편이에요. 주위에 친구들도 많고요. 작품을 한 작품씩 끝낼 때마다 좋은 친구들이 늘어나요. ‘변산’ 때 만난 친구들은 여전히 연락하고 자주 봐요. 집에서 어떤 딸이냐고요? 음. 애교가 많은 딸은 절대 아니에요. 부모님이 이번에 드라마가 잘돼 무척 좋아하세요.”


사진제공=최성현스튜디오




신현빈은 올 하반기 촬영할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이외에는 차기작이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 최고의 주가를 누리는 만큼 러브콜이 소속사에서 쏟아진다는 후문.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을까?


뭐 이걸 해보고 싶다고 정해두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늘 무엇을 정하고 계획하면 뜻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이제까지 해보지 않은 새로운 이야기였으면 좋겠어요. 광고요? 찍으면 좋겠지만 그게 제 목표는 아니에요. 좋은 작품을 찾는 게 우선이죠. 결혼요? 아직 전혀 생각이 없어요. 부모님도 재촉을 전혀 하지 않으세요. 그렇다고 비혼주의자는 아니에요. 우선은 일에 열중하고 싶어요.”

 

최재욱기자 jwch69@iz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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