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보이즈, 소년들이 왕좌를 탈환하는 법

'로드투킹덤'서 압도적 퍼포먼스로 화제

2020.05.26

더보이즈, 사진제공=크래커엔터테인먼트

Mnet은 지난 하반기 큰 인기를 끌었던 ‘퀸덤’의 후속 버전으로, ‘로드 투 킹덤’이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아직 대중에게 인지도가 약한 일곱 팀의 보이그룹이 경합을 벌이는 컨셉트로, 우승자는 이후 방송할 ‘킹덤’에 출연 자격이 주어진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리즈의 조작이 공론화되고, 아이돌 경합형 프로그램의 명암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퀸덤’은 경쟁보단 연대를 내세우며 호응을 얻었지만, ‘킹덤’은 탈락자 제도라는 무기를 내밀었다. 그럼에도 화제성은 예전보다 못하다. 코로나19 사태로 현장 관객들의 반응을 체감할 수 없다는 상황도 상황이지만, 컨셉트 자체에만 기댄 밋밋한 편집은 효과적으로 긴장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 상황에서 각개 전투중인 일곱 보이 그룹의 퍼포먼스는 다소 안쓰럽게 보이기까지 한다. ‘킹덤’에 얼마만큼 유명한 보이 그룹이 등장할지는 모르겠으나, "대중적으로 덜 알려졌다”고 분류된 이 소년들에게 그들과 경합을 벌일 ‘자격’을 준다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 또한 달갑지 않은 방향. ‘로드 투 킹덤’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그럼에도 최상치로 제 몫을 해내는 일곱 팀의 보이그룹은 ‘로드 투 킹덤’을 보게 하는 유일한 이유다. 골든차일드부터 더보이즈, 신예 TOO와 베리베리, 온앤오프, 원어스 그리고 가장 선배인 펜타곤까지, 2군이라 이름 짓기엔 차고 넘치는 실력의 소년들은 연일 새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무대마다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는 것을 물론 K-POP의 미래라 불리기에 아깝지 않은 실력으로 매번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오프라인 공연을 개최하지 못해 신인 아이돌이 설 무대가 더더욱 없어져 버린 사회 문화적 상황에서, 인기를 단번에 끌 수 있는 기회인 ‘로드 투 킹덤’으로 어떤 팀이 가장 큰 수혜를 볼지 모두가 궁금해하고 있는 지금. 현재까지 가장 큰 존재감을 떨치고 있는 건  4년 차 그룹 더보이즈(THE BOYZ)다.


'사진출처=로드투킹덤' 2차 경연 방송 캡처.


11명의 멤버로 구성된 더보이즈는 '로드 투 킹덤'의 화제성을 톡톡히 끌어올리고 있다. 첫 무대이자 사전 미션인 ‘90초 퍼포먼스’에서 더보이즈는 ‘화랑’을 컨셉트로 한 퍼포먼스로 단번에 1위를 차지했다. 검을 활용한 독특하면서 절도 있는 칼군무와 실제 화랑의 모습을 보는 듯한 모습은 단연 눈길을 사로잡았다. ‘왕의 노래’를 주제로 한 1차 본 경연에서는 샤이니 태민의 ‘괴도(Danger)’를 커버해 컨셉트, 의상, 안무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무대를 선사했다. 컨셉트와 철저히 맞아떨어지는 멤버들의 완벽한 비주얼에 고민의 흔적이 묻은 안무 구성은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테이블과 의자 등의 소품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모습이나, 계단 삼아 사람을 밟고 뛰어넘는 등의 ‘아크로바틱’한 안무 소화력, 관객 없는 자리에서도 전방위를 메우는 넓은 무대 활용 능력은 감각적인 카메라워킹과 함께 눈을 떼기 힘든 장면을 연출했다. 신예답지 않은 패기도 엿보였다. 사라진 ‘왕관’을 활용한 스토리 라인 또한 구성에 완벽을 더하며, 이견 없이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첫 탈락자를 결정하는 2차 경연에서 더보이즈는 앞서 1위를 차지한 부담감을 딛고, 더욱 완벽한 퍼포먼스를 펼쳐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나의 노래’라는 주제에 걸맞게, 최근 발매된 이후 호평을 받은 정규 1집 ‘REVEAL’의 타이틀곡 ‘Reveal(Catching Fire)’을 선곡해, 풍성하고 웅장한 퍼포먼스를 무대에 펼쳐보였다. 액자 속의 명화를 보는 듯한 강렬한 오프닝은 물론, 빈틈없이 이어지는 화려한 군무는 1차 경연에서의 우승을 우연이 아닌 것으로 만들었다. 특히 1차 경연의 ‘괴도’ 퍼포먼스에서 훔친 왕관을 다시 스스로 빼앗는다는, 결이 이어지는 스토리 구조는 ‘왕좌’를 향한 더보이즈의 서사를 더욱 탄탄하게 구축한다. 여태껏 보여준 세 번의 무대, 즉 첫 무대에서의 ‘화랑’과 두번째 무대에서 왕관을 탈환한 ‘괴도’ 그리고 왕관을 다시 빼앗으려는 세번째 무대에서의 ‘기사’까지, 왕관과 왕좌로 이어지는 스토리 구조는 ‘로드 투 킹덤’이라는 프로그램의 타이틀에도 딱 맞아떨어지며, 완성도를 한층 높이게 된다. ‘비주얼’과 ‘퍼포먼스’ 그리고 ‘서사’라는 아이돌의 3대 인기 요인을 균형감 있게 버무린 무대로 이들은 ‘로드 투 킹덤’의 시청자층을 대거 매료시키며 ‘더보이즈의 재발견’이라는 호평까지 듣고 있다.


사진제공=더크래커엔터테인먼트


사실 더보이즈가 ‘로드 투 킹덤’에서 초반에 독주를 할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다. 5년 차의 원숙함과 프로듀싱 능력이 돋보이는 펜타곤, ‘무대 천재’라 불리는 무서운 신예 원어스와 TOO는 물론, 온앤오프, 골든차일드, 베리베리까지 쟁쟁한 팀들이 대거 포진했기 때문이다. 또한 2017년 ‘소년(Boy)’으로 데뷔한 이후, 11명 멤버 전원의 비주얼이 출중하다는, ‘전원센터돌’의 컨셉트로 도전장을 내밀었기에 그간 실력에 대한 부분은 가려져 있기도 했다. 특히 ‘프로듀스101’ 출신의 주학년으로 인해, ‘프듀 아류 그룹’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여기에다 멤버의 탈퇴, 표절 논란 등의 이슈까지 붙으며 그들의 실력이나 음악성은 늘 뒷전으로 놓여 있었다. 더보이즈는 ‘더 온리(THE ONLY)’ ‘블룸블룸'(Bloom Bloom)’ 등의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한 앨범을 차근차근 내보이며 다양한 컨셉트를 시도했지만, 뚜렷하게 그들만의 정체성이라고 불릴 만한 기틀을 다지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한 정규앨범 ‘REVEAL’로 그간 시도하지 않던 다크하고 도전적인 컨셉트를 강행했고, 한층 더 촘촘해진 안무 구성은 그룹을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때 주어진 ‘로드 투 킹덤’은 더보이즈가 대중에게 한층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완벽한 기회. 더보이즈는 영리하게 그 기회를 잡아챘다. 훌륭한 비주얼에 더해진 안정적인 퍼포먼스와 새로운 컨셉트로의 과감한 시도는, 볼거리에 목마른 국내 대중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먹혀 든 것이다.


어떤 팀이 탈락하고, 어떤 팀이 최종 우승을 거머쥘지 예측하기엔, ‘로드 투 킹덤’은 아직 많은 에피소드를 남겨두고 있다. 누가 ‘킹덤’으로 향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더보이즈는 자신만의 왕좌를 향한 항해를 아주 멋지게 시작한 듯하다. 더보이즈의 리더 상연은 ‘로드 투 킹덤’ 출연에 앞서 “우리의 목표는 ‘킹덤’으로 가는 것”이라며 “K팝 시장에 기여하는 멋진 팀이 되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힘있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영역을 다져가고 있는 이 소년들, 그들의 앞으로를 더욱 기대해본다.


전혜진(하이컷 피처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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