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아는 맛? 차승원 밥상 더 꿀맛인 이유

잔인한 봄, ‘삼시세끼’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

2020.05.04

사진제공=tvN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 탓일까. TV를 통해 마주한 풍경만으로 온몸 세포들이 살아나 춤을 추는 기분이 됐다. 벌써 몇 번째 보는 비슷한(?) 그림인데, 올해도 보는 순간 소화제라도 먹은 양 속이 편안해지는. tvN ‘삼시세끼 어촌편5’가 돌아왔다.


나영석 패밀리의 스테디셀러 ‘삼시세끼’가 오랜만에 어촌편을 선보였다. 어촌편1은 지난 2015년 1월 방송돼 원년멤버 차승원과 유해진, 그리고 게스트로 왔다가 고정 막내가 되어버린 손호준까지 합세해 사랑받았다. 이후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은 지난 5년간 이 ‘삼시세끼’ 시리즈를 통해 때로는 섬에서 때로는 산골에서 ‘먹고 사는 당연한 일’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기쁨을 보여주었다.


지난 1일 밤 만난 ‘삼시세끼 어촌편5’는 그저 세 사람이 등장한 사실만으로 반갑고 푸근한 느낌을 갖게 했다. 첫 회만 보았는데도 당분간은 매주 금요일 밤, 익숙한 것에 속아 또 흠뻑 빠져들고 말 것을 확신하게 됐다. 눈 뜨면 곧장 지지고 볶고 먹으며, 또 다음 지지고 볶을 거리를 생각하는, 이 단순하고도 솔직한 일상의 굴레에 말이다.


하필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압도한 때. 대한민국은 약 2달에 걸친 ‘사회적 거리두기’를 끝내고 이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옮겨간다. 정부와 국민들의 크고 작은 노력이 마침내 최악의 고비를 넘는 데는 성공한 분위기다. 여전히 방심해선 안 되겠지만, 한동안 세상과 단절하고 집에 틀어박혔던 많은 사람들이 속속 일상으로 복귀 중이다. ‘먹고 살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 직장에 출근해야 하니까, 그리고 ‘먹고 살아야’하므로 당장의 학업 역시 매우 중요한 학생들은 학교로 돌아갈 채비를 한다.


다람쥐 쳇바퀴 굴리는 직장인의 비애야 말할 것 없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치료제가 딱히 없는 바이러스를 직면한 고통도 알게 됐다. 회사가 있어도 출근할 수 없고, 급기야 일자리가 없어지기까지 하는 상황에 놓였으면서도 딱히 무엇을 할 도리가 없는 막막함. 공포와 무력감에 예민해지던 그 사이 우리는 집안에서 많은 것을 해결해야 했고, 여행 따윈 꿈꿀 수도 없는 처지 아니었나. 그래서 이번 ‘삼시세끼 어촌편5’ 컴백이 유독 반갑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사진제공=tvN



첫 회에서 세 사람은 죽굴도라는 섬에 정착했다. 이는 전라남도 완도군 노화읍 방서리(防西里)에 소속된 섬으로, 왕대나무가 많이 자생하는 곳이다. 나영석 PD 등 제작진은 코로나19 여파로 민간과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외딴(비정기적으로 세 가구만이 드나드는) 섬을 골랐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교통편부터 각종 생활 편의시설 등이 한층 열악할 수밖에 없는 오지에서 세 사람의 먹고 살기가 시작됐다.

 

계절도 환경도 바뀌었지만 세끼 식구들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화려한 명품을 갖춰 입고 나타난 차승원은 숙소에 입성하자, 소박하게 깍두기를 담그고 겉절이를 무쳐냈다. 또 쏟아지는 빗속에서 따뜻한 수제비를 끓여내며 유해진과 손호준의 지친 심신을 녹였다. 유해진은 궂은 날씨 속에서도 전복을 한 아름 따다 넉넉한 저녁상의 기적을 일으켰다. 손호준 역시 변함없이 묵묵하고 성실한 막내의 모습으로 형들을 보필했다. 누군가 특별히 튀지도 모나지도 않게 잘 맞아 돌아가는 세 식구의 조합, 이러한 ‘삼시세끼’ 특유의 매력이 지쳐있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따로 또 같이 코로나19와 싸움을 벌이는 동안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계절도 바뀌었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 예년이라면 벚꽃놀이나 근교 나들이 등 나름의 방식으로 좋은 날들을 만끽했을 텐데. ‘방콕’하느라 방콕여행 같은 건 생각지도 못했던 요즘, ‘삼시세끼 어촌편5’의 탁 트인 풍광과 따뜻한 밥상은 더더욱 큰 의미로 다가온다.

 

나영석 PD는 본래 대표작인 KBS ‘1박2일’부터 tvN 이적 후에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여행과 일상을 접목한 시도들을 이어왔다. 그중에서도 ‘삼시세끼’ 시리즈는 장소나 멤버에 변동은 있지만, 도시를 떠나 고즈넉한 촌마을에서 밥을 해먹는 포맷으로 롱런하고 있다. 특히나 이번 ‘삼시세끼 어촌편5’는 누구도 의도치 않았던 재앙,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 방송돼 그 어느 때보다도 ‘꿀맛’ 같다.


윤가이(칼럼니스트, 마이컴퍼니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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