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은 BTS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코로나19 직격탄에 새로운 도전 나서

2020.04.29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는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덮쳤다.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공연장이나 극장 운영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장르를 막론하고 손해가 막심하다. 과연 누구의 피해가 가장 클까? 피해의 크기를 일률적으로 잴 수는 없으나, 적잖은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은 "방탄소년단(BTS)"이라고 입을 모은다. 왜일까?

 

#중단된 월드 투어, 연내 상장 가능할까?


전 세계를 도는 방탄소년단의 월드 투어 '맵 오브 더 소울 투어'(MAP OF THE SOUL TOUR)가 잠정 중단됐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월 28일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월드 투어 콘서트 '맵 오브 더 소울 투어'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기로 했다"며 "본 투어를 시작할 수 있는 시점을 확인하는 대로 전체 투어 일정을 전면 재조정해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당초 4월 11일과 12일, 18일과 19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미국과 캐나다·일본·영국·독일·스페인 등으로 글로벌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 공연이 예정됐던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는 현재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자리잡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19 여파는 감소 추세지만 주요 투어 지역인 미국과 일본은 점점 더 심각해지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는 비단 방탄소년단 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지만 방탄소년단이 직격탄을 더 세게 맞은 이유는,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최근 빅히트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58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987억 원으로 전년보다 24%포인트 뛰어올랐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빙탄소년단이 지난 2월 발표한 은 3월 초 판매량 411만 장을 돌파했다. 이는 한국 가수 최다 판매 신기록이다. 장당 1만5000만 앨범 판매 매출이 600억 원이 넘는다.


하지만 월드 투어 취소에 따른 매출 감소는 타격이 크다. 그들이 2018년 8월∼2019년 10월 진행한 월드투어로 206만여 명을 동원했다. 1인당 입장권 매출을 10만 원씩만 계산해도, 이로 인한 누적 매출은 2060억 원이 넘는다는 의미다. 지난해 매출이 5872억 원이었음을 고려할 때 공연으로 인한 매출 비중이 30%에 육박한다는 의미다.


게다가 공연이 열리면 티켓 판매 외에도 많은 매출 상승 요소가 발생한다. 현장에서는 앨범, 야광봉, 화보집 등 각종 MD(머천다이즈)가 불티나게 팔린다. 게다가 광고 유치 효과와 향후 공연 실황 DVD 발매 등을 고려할 때 방탄소년단이 월드 투어를 통해 일구는 성과는 총 매출의 절반에 육박할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한 유가증권시장 관계자는 "빅히트가 방탄소년단을 통해 현재까지 구축한 성과만 보더라도 그들이 증시에 상장되는 데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상장을 심사할 때 각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많이 보는 편이다. 올해 매출이 급감하게 된다면 당초 4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던 시가총액이 감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특성상 코로나19와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취약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도 심사 과정에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의 2020년이 더 중요한 이유는 ‘국방의 의무’ 때문이다. 방탄소년단 멤버 중 최연장자인 진은 1992년생이다. 올해 만 나이로 28세다. 입대 영장이 나오면 더 이상 연기하기 어렵다. 게다가 입대 시기가 임박해올수록 해외 출국 및 공연 참여 절차가 까다로워진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번 월드 투어가 잠정 중단된 것이 더욱 안타까운 이유다.


물론 몇몇 멤버의 입대가 방탄소년단의 활동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남은 멤버들로 월드 투어를 돌 수도 있고, 몇몇 멤버들끼리 유닛 활동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동안 대다수 K-팝 스타들의 행보를 되짚어봤을 때, ‘완전체’ 활동 때보다 파괴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가요계에 정통한 인사는 "진은 1992년생이고, 막내 정국은 1997년으로 5년 정도의 차이가 있다. 만에 하나 모든 멤버가 동반입대한다면 공백 기간은 2년 정도겠지만, 7명 멤버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또한 회사 입장에서는 2년 동안 엄청난 매출 공백을 감수하면서 동반입대를 추진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럼에도 방탄소년단의 시간은 흐른다!


시쳇말로 ‘정말 쓸데없는 행동이 연예인 걱정’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그들의 유명세 때문에 사소한 일로 구설에 오르고 활동에 제약이 생기지만, 비(非) 연예인들보다 훨씬 좋은 조건 속에서 잘 살고 있으니 걱정말라는 의미다. 같은 맥락으로, ‘연예인 of 연예인’이라 불리는 방탄소년단을 향한 걱정이야 말고 서랍 깊이 넣어두어도 된다고 가요계 관계자들은 다독인다. 무슨 의미일까?


코로나19는 방탄소년단의 월드 투어를 멈추게 만들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고, 긴 터널의 끝에는 출구가 보이기 마련이다. 방탄소년단은 공연장에서 팬들인 아미를 만나지 못하는 대신,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에 걸맞은 선택을 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4월 18, 19일 유튜브 공식 채널 ‘방탄TV’(BANGTANTV)를 통해 공개한 온라인 스트리밍 축제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방방콘)는 이틀간 약 24시간 동안 조회수 5059만 건을 기록했고,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224만 명을 넘어섰다. 방탄소년단은 기존 콘서트와 팬미팅에서 보여준 공연 실황을 묶었고, '방방콘'이라는 제목 그대로 전 세계 아미들은 방에서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즐겼다.


특히 '방방콘'은 단순한 공연 시청을 넘어서 전 세계 아미를 하나로 연결하며 새로운 관람 문화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속사 빅히트는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전 세계 응원봉인 ‘아미밤’을 잇는 새로운 경험을 팬들에게 제공했다. 위버스에서 '방방콘'을 감상 시 블루투스 모드로 아미밤을 연결하면 영상의 오디오 신호에 따라 아미밤의 색깔이 달라지는 기술을 적용해, 팬들이 마치 한곳에 모여 함께 응원하는 기분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이틀간 전 세계 162개 지역에서 약 50만 개의 아미밤이 연동됐다. 새로운 방식의 공연에 이어 특별한 관람 문화까지 이뤄내 ‘언택트 시대’의 허브 역할을 톡톡한 셈이다.


게다가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개별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팬들과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슈가는 ‘음원퀸’ 아이유와 협업한 디지털 싱글을 준비 중이다. 대한민국 음원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남녀의 만남은 그 자체 만으로 엄청난 화제를 낳았다. 또 다른 멤버 뷔는 지난 3월 종합편성채널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OST '스위트 나이트'에 참여했다. 뷔는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배우 박서준과의 인연으로 이 OST의 프로듀싱과 가창에 참여했다.


방탄소년단의 또 다른 강점은, 난관을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한다는 것이다. 지난 2월 말 열린 새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는 온라인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취재진의 질문을 미리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중 군입대와 관련된 질문을 차단할 수도 있었지만, 방탄소년단과 소속사는 이 불편한 질문을 피하지 않았다. 당시 진은 "병역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한다. 나라의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지 응할 예정"이라고 당당히 답해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월드 투어 잠정 중단 앞에서도 방탄소년단은 의연하다. 소속사 측은 "투어 일정 재조정은 팬 여러분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다. 오랜 기간 최고의 공연을 보여드리기 위해 준비해온 만큼 그 기다림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긴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가능한 가장 빠르게 방탄소년단과 팬이 만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아티스트 활동 공백은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맞게 새로운 방식으로 채워갈 것"이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의 시간은 흐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나이 듦이 늙어가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성숙하는 것이자 익어가는 것이다.


윤준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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