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중년멜로? ‘이보영 배우 인생 화양연화’ 맞을까

강력한 경쟁작 사이에서 흥행불패' 신화 이을까

2020.04.24

사진제공=tvN


2년 만에 새 드라마로 복귀하는 이보영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보영은 지난해 둘째를 출산하고, 25일 밤 첫 방송하는 tvN 새 주말극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이하 화양연화, 극본 전희영, 연출 손정현)으로 다시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장르는 멜로. 어느덧 40대에 접어든 이보영이 중년의 로맨스를 그리게 됐다. 로맨스의 상대는 참 흔한 소재인 과거의 첫사랑이다. 게다가 제목이 ‘화양연화’다. 여러 면에서 참신하다는 인상은 주지는 못한다.

 

식상하게 다가오는 지점들을 넘어야 할 산으로 치면,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전망이다. KBS2 ‘내 딸 서영이’를 국민드라마로 만든 이후 ‘안방불패’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이보영이 이 난관들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보영의 새 드라마를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게 하는 드라마 외적인 관전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화양연화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말한다. 새 드라마는 아름다운 첫사랑 후 모든 것이 달라진 상황에서 다시 만난 두 남녀가 가장 빛나는 시절의 자신을 마주하며 그리는 마지막 러브레터라고 소개한다. 설명대로라면 제목의 의미를 잘 함축하는 내용의 이야기가 될 예정이다.

 

그러나 그 뜻이 무엇이든 간에 ‘화양연화’는 홍콩스타 양조위와 장만옥이 남녀주인공으로 나와 완숙한 중년의 사랑을 열연한 왕가위 감독의 2000년도 개봉작 제목으로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새겨져 있다. 잔잔한 듯 짙은 감성을 뿜어내는 영화 ‘화양연화’는 그렇게 20년의 세월 속에서도 강렬한 인상이 잊혀지지 않는 명작으로서 여전히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으면서 지난 2013년 재개봉하고, TV에서도 여러 차례 방영됐다.

 

그만큼 ‘화양연화’라는 단어 자체에 영화의 잔향이 짙다. 제목만으로도 영화를 연상하게 만들고, 영화처럼 드라마도 중년의 사랑을 담는다는 점에서도 비교가 된다. 결국 제목으로 인한 연상효과가 이보영의 새 드라마 ‘화양연화’가 거쳐야 하는 첫 번째 관문이자 마지막 관문이 될 것이다.


사진제공=tvN



#중년 멜로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하는 시간이다. 굳이 20년 전 영화의 잔상을 들먹일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이보영의 ‘화양연화’가 당장 시청자들에게 비교될 대상은 영화가 아니라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안방팬들은 현재 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에 푹 빠져있다. 재미있어서, 궁금해서, 위태로워서 본방송에 이어 재방송까지 자꾸만 보게 되는 ‘부부의 세계’는 현재 파죽지세다. 이제 반환점을 돈 ‘부부의 세계’는 앞으로 휘몰아치는 폭풍의 2막이 열릴 것이라는 예고 속에 종영까지는 19세 시청등급으로 방송한다는 결정까지 나오면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화양연화’는 토·일요일 오후 9시 방송으로, 금·토요일 오후 10시50분에 방송하는 ‘부부의 세계’와 동시간대는 아니다. 그러나 주말 프라임타임에 배치된 드라마로서 중년의 멜로를 그린다는 점에서 겹치는 지점들이 있다.

 

‘화양연화’에서 이보영은 극중 윤지수로, 대학시절 만났던 첫사랑 한재현(유지태)을 26년의 세월이 흐른 뒤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다시 만나면서 사랑을 반추하게 되는 설정이다. 20대 때와는 또 다른 현실 속에서 40대의 감성으로 첫사랑을 현재의 사랑으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20대이든 40대이든 사랑하는 지금 이 순간이 청춘이고 '화양연화'라는 드라마의 기획의도가 이를 짐작케 한다. 이제는 다른 여자의 남편인 한재현에게 생기는, 어쩌면 부적절할지도 모르는 감정들을 애써 감추면서 위태로움과 애틋함을 배가해 그윽한 중년의 사랑으로 펼쳐낼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내 딸 서영이’에서 절절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쏙 빼며 국민적 사랑을 받은 이보영은 가장 최근작 tvN ‘마더’(2018)에서 절제된 연기로 다부진 카리스마와 진심 어린 모성애를 오가는 모습으로 다시금 연기력을 입증했다. 지금까지 보여준 연기의 스펙트럼만으로도 ‘화양연화’ 속 윤지수의 감수성을 표현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이보영 앞에 놓인 현실은 현재 김희애가 쌓아놓은 ‘부부의 세계’의 높은 아성이어서 발걸음이 가벼울 수만은 없다. 중년 멜로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고 호평이 쏟아지는 ‘부부의 세계’에 대항해 ‘화양연화’가 중년의 사랑을 그리는 데 있어서 어떤 강점이 있을지가 드라마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다.

 

#첫사랑


정말 징글징글하게 식상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첫사랑이다. 이번 봄에도 여기저기서 첫사랑을 소재로 했다. 현재 방영 중인 MBC ‘그 남자의 기억법’부터 종영을 앞둔 tvN ‘반의 반’, 지난 21일 종영한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가 그랬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번 봄에는 첫사랑 혹은 핑크빛 로맨스가 안방에서 그다지 먹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만 지난주 방송을 시작한 SBS 금토극 ‘더킹-영원의 군주’(이하 더킹)는 김은숙 표 로맨스로서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껏 머금고 있고, 현재까지는 그 기대가 어긋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다. 첫사랑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이곤(이민호)이 25년간 기다려 만난 정태을(김고은)은 그의 첫사랑이다. 최근 패색이 짙었던 로맨스물 라인업의 반등을 기대하게 한다.


사진제공=tvN

 

그런 가운데 ‘화양연화’는 20대 시절의 이야기도 40대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드라마에서 한 축을 차지, 20대 주인공 전소니와 박진영(GOT7)이 풋풋한 첫사랑을 그리며 시청자들을 공략할 예정이다. ‘화양연화’가 중년의 멜로로는 ‘부부의 세계’와 대결을 펼치고, 역시 동시간대는 아니지만 주말 프라임타임 드라마로서 ‘더킹’과는 달달한 로맨스로 팽팽한 경쟁관계에 놓여 있는 것이다.

 

물론 풋풋한 20대의 첫사랑 스토리에서는 이보영이 느끼는 책임과 부담이 좀 덜 할 수도 있다. 여기서는 윤지수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신예 전소니가 얼마나 싱그러운 첫사랑을 보여줄 수 있을지, 연기돌 박진영과 어떤 핑크빛 시너지를 일으킬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보영이 전소니와 같은 캐릭터를 맡은 만큼 시청자들이 이보영의 윤지수와 전소니의 윤지수 둘 중 어느 쪽에 더 애정을 갖게 될지 모른다는 점이 이보영을 어렵게 하는 지점이 될 수 있고, 경쟁 아닌 경쟁에 놓인다고도 볼 수 있다. 연기선배이자 불혹이 훌쩍 지난 인생선배로서 이보영이 행여나 전소니와 경쟁할 것이라는 말은 결코 아니지만, 시청자들의 저울질에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지 모른다는 의미다.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믿고 보는 배우 이보영을 보러 ‘화양연화’를 찾았다가 전소니라는 신예를 발견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이보영은 얼마전 ‘화양연화’ 제작발표회에서 “윤지수가 나의 최애 캐릭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말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는데, 과연 이보영의 말이 실현될지, 시청자들에게도 최애 캐릭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성경(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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