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연장, 슬기로운 집콕생활이 필요해

‘살천지 확찐자’ 속출, TV 보며 먹기만 하다간...

2020.04.06

'코로나 19' 여파로 '한기줍쇼' '복면가왕' 등이 정상 방송되지 못하고 있다.
정초부터 헬스클럽 등록하고 살을 빼겠다던 내 결심은 ‘이불 밖은 아직 너무 추워’라는 핑계로 또 미뤄졌다. 그래서 ‘꽃피는 3월부턴 꼭 운동을 하리라. 헬스를 가든 에어로빅을 가든 좌우지간 올챙이 춤이라도 춰서 살을 빼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이 망할 ‘코로나19’가 또 내 발목을 잡고 말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데 사람 득실대는 헬스클럽엘 어떻게 다니겠는가. 밖에서는 마스크 안 쓰고는 눈치가 보여 10미터 걸음 떼기도 쉽지 않은데. 나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여 하루 빨리 국내 아니 전 세계적인 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진정되는 데 미천한 힘 보태리라, 결연한 의지를 다지며 철저히 ‘집콕’(집안에 콕 틀어박혀 사는)을 이행 중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TV를 끌어안고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실제로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 1월 4주차, 그리고 국내 확진자수가 급격히 늘어난 2월 3주차 이후 TV 시청시간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 3월 들면서 개학 연기와 재택근무 등의 영향으로 주중 낮 시간대 시청률 또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TV 앞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게, 아무래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극장 구경도 쉽지 않은 까닭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월 관객은 183만 4,491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통합전산망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래 3월 전체 관객으로는 가장 적은 수치다. 작년 3월에 비하면 8분의 1, 올해 2월과 비교해도 4분의 1 수준이라니, 코로나19 사태로 꽁꽁 얼어붙은 극장가 분위기를 알 수 있게 한다.


그러나 TV도 실상 정상 영업 중이라 보긴 어렵다. 이번 사태로 많은 드라마와 예능 제작에 차질이 이어지고 있는 것. JTBC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 등이 코로나19 간접 여파로 촬영을 쉬었고 결국 결방했다. JTBC ‘한끼 줍쇼’처럼 거리로 나가 시민들을 만나는 면대면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은 벌써 몇 주째 촬영 자체를 못해 스페셜로 대체 방송 중이다. 그뿐인가. tvN ‘코미디 빅리그’나 MBC ‘복면가왕’ KBS ‘개그콘서트’와 ‘전국노래자랑’,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평소 객석을 채우고 공개녹화를 진행했던 많은 프로그램들이 무관중 녹화를 이어가다 보니 확실히 화제성이 떨어지고 정상 방송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코로나19 재앙을 아는지 모르는지 올해도 벚꽃은 야속하리만치 고운 자태를 뽐낸다. 예년 같다면 상춘객(賞春客)들이 쏟아져 나올 계절, 하지만 갖가지 축제들이 취소되면서 야외무대도 볼 수 없다. 이맘때면 대학 입학식이나 신입생 OT, 다양한 지역 축제 및 행사 다니기 바빴던 가수들도 손가락만 빨고 있는 잔인한 시간이다. 하기야 대학로 소극장부터 대형 뮤지컬까지 실내공연들도 줄줄이 취소되는 마당에, 야외무대라고 남아날 재간은 없다.


결국 이렇게 너도 나도 ‘집콕’에 열중하면서 여기 저기 살찌는 소리가 들린다. 바야흐로 ‘살천지’, ‘확찐자’들의 시대다. TV에선 온갖 먹방 쿡방 프로그램들이 하루 종일 나오고, 유튜브에도 늘 그렇듯 다양한 먹방 콘텐츠가 쏟아진다. 회사도 안 가고 학교도 못 가고, 친구들과 어디 나가 영화나 공연도 볼 수가 없으니 그나마 먹는 일이 제일 관심사다. 


정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9일까지 연장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미루고 미뤘던 개학도 결국 금주부터 순차적인 온라인 개학으로 이어진다. 국내 확진자수 증가세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국내외 곳곳 집단 감염이 발발하고 있는 현실에서 그간의 국민적 노력을 헛되이 말잔 취지다. 


모두 함께 이 전무후무 사태를 조속히 타개하자는 뜻은 모아야 하지만, 또 길어진 이 ‘집콕’의 굴레를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할지 고민도 깊어진다. 먹는 일 외에도 여가를 보내고 몸과 마음을 돌 볼 묘책이 필요하다. 100세 노인도 ‘머리 털 나고 처음’이라는 이 무서운 바이러스 대유행, 남은 생애 두 번 다신 겪지 않아야 할 텐데!


윤가이(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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