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도, 신원호의 '슬기로운 용병술'!

'슬기로운 의사생활'서 화수분 매력 뿜어내

2020.03.20

사진제공=tvN


말 그대로 ‘슬기로운 용병술’이다. 역시 신원호 감독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반드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로 주목받는 배우 전미도의 이야기다. 전미도는 뮤지컬 바닥에서는 알아주는 실력파이지만 안방극장에선 생짜 신인이나 다름없는 인물.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성공시킨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의 신작 주인공에 캐스팅돼 방송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도무지 어떤 특별한 매력을 갖고 있기에 대중적 인지도가 없는 그가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등 톱스타들의 상대역으로 캐스팅됐는지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다.


신감독의 선택을 받았다면 스타덤에 오르는 건 명약관화한 일. 정은지 고아라 이혜리 서인국 정우 류준열 박보검 박해수 등 재능 있는 새 얼굴들이 신감독의 작품에 출연한 후 스타덤에 올라 업계를 호령하는 톱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이제까지 신감독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은 대부분 싱그러운 20대 배우. 가장 최근작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박해수부터 30대 중후반 배우들을 주연급으로 올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전미도는 82년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로는 서른아홉. 불혹이 가까워진 나이다. 더군다나 미혼도 아니다. 신원호 감독이 날것 그대로인 전미도의 매력을 어떻게 끄집어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모든 여성들의 사랑을 받는 남자배우들의 중심에 서서 러브라인을 이루기까지 하니 호기심이 극대치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신감독을 향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 기대와 일반적인 여주인공의 느낌이 아니라는 의구심 사이에서 드라마는 방송을 시작했다.


아직 2회까지밖에 방송이 되지 않았지만 전미도의 연기는 합격점을 충분히 받을 만하다. 의구심은 줄어들고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삶과 죽음이 오가는 대학병원을 배경으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의사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작품. 전미도는 의대 동기 5인방의 홍일점인 신경외과의 채송화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tvN

 

채송화는 의사로서 투철한 사명감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환자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따뜻한 가슴을 지닌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인 의사 선생님. ‘귀신’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워커홀릭이지만 실생활에서는 빈틈이 많은 인간미가 넘치는 친구다. 나이는 마흔을 넘었지만 아직 미혼이고 최근 바람을 피운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밴드의 보컬을 고집하지만 사실 음치다.  


전미도는 외적으로 전국 어느 대학병원에 가도 만날 수 있을 법한 지적이고 시크한 대학병원 신경외과 과장의 포스를 뿜어낸다. 그러면서 모든 친구들이 좋아하고 후배들이 존경하고 윗사람이 신뢰하고 환자들이 사랑할 만한 채송화의 다양한 매력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처음에 너무 이상적인 모습에 채송화에 감정이입할 수 없던 시청자들도 진심을 담은 전미도의 온기 가득한 연기에 감동이 스멀스멀 밀려오면서 무장 해제된다. 환자들의 아픔을 자신의 일처럼 공감하고 직장 생활 어려운 인간관계를 현명하게 헤쳐 나가는 모습에 매혹된다. 그러는 가운데 드러나는 인간적인 빈틈들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화수분 같은 채송화의 매력을 잘 살려낸 전미도의 섬세한 연기력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완벽한 캐스팅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사실 아직 서사가 본격적으로 펼쳐진 게 아닌 예열단계. 신원호 감독의 작품은 언제나 초반 4회까지는 떡밥을 뿌리며 판을 만들어놓고 그 이후 이야기가 힘을 받았다. 2회까지는 이제까지 봐온 의학 드라마 스타일이 아니고 수많은 캐릭터들을 소개하는 단계여서 아직 몰입하기 힘들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2회에 본격적으로 떡밥이 뿌려지기 시작하면서 극적재미가 배가됐다.


성별을 뛰어넘어 20년 동안 가족처럼 지내온 다섯 친구. 송화와 이익준(조정석), 안정원(유연석), 김준완(정경호), 양석형(김대명)의 속마음은 그 오랜 시간 과연 우정이기만 했을까? 잔잔했던 호수와 같았던 이들의 관계에 우연찮게 조약돌이 던져졌다. 혹시 이들은 친구라는 관계에 익숙해져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고 있는 게 아닐까? 


전작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남편 찾기로 톡톡히 재미를 본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가 뿌려놓은 떡밥에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추리하느라 바빠졌다. 채송화가 대학 1학년 때 짝사랑한 사람이 누구고 현재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다양한 가설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40대의 로맨스가 이렇게 흥미를 돋우며 쫄깃한 재미를 선사할지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역시 신원호 감독은 천재다. 또 얼마나 시청자들과 밀당을 벌일지 기분 좋은 흥분이 느껴진다.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시청자들에게 인상적인 인사를 건넨 전미도. 뮤지컬계에서는 이미 인정하지만 대중적인 인지도가 부족했던 그가 안방극장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과시하며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최재욱 기자 jwch69@iz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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