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스트' 잘자란 상남자 유승호가 주는 쾌감!

원작의 힘과 힘있는 연출로 시청자 호평 이어져!

2020.03.18

사진제공=tvN


'메모리스트' 유승호-이세영이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으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tvN 새 수목극 ‘메모리스트’(연출 김휘 소재현 오승열, 극본 안도하 황하나)는 세상에 알려진 국가공인 초능력 형사가 주인공으로, 기존의 히어로물들과 분명한 차별점을 갖는다. '메모리스트'에서 유승호가 연기하는 동백은 흔히 자신의 능력을 세상에 숨기고 몰래 능력을 펼치던 슈퍼 히어로들과 다르다. 초능력을 널리 인정받아 형사로 활동하는 경찰 내 슈퍼스타다. 현재는 정직 상태라 능력을 사용하는게 불법이라는 설정. 히어로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신선한 캐릭터가 안방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몸이 닿으면 상대의 기억은 물론 감정까지 흡수하는 소위 ‘기억스캔’ 초능력으로 속도감 있게 사건에 다가가는 모습은 보통의 미스터리 추적극에서 사건의 단서를 찾는 지난한 과정이 펼쳐지는 것과 비교되며 아찔한 재미를 준다. 여기에 상대의 기억을 알아내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몸을 날리는 액션까지 펼쳐지니 드라마의 통쾌함은 더욱 배가된다. 피해자의 고통스러운 감정까지 고스란히 흡수되는 바람에 감정이입이 되며 화를 참지 못하고 사고를 유발한다는 점은 국가공인 초능력자에게는 매우 아이로니컬한 설정. 그러니 더 인간적인 매력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비주얼만으로도 상남자가 되어 보란 듯이 존재감을 빛내고 있는 유승호다. 어릴 때부터 남달리 깊었던 눈빛의 유승호는 이제 진한 남성미를 풍기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끌어당긴다. ‘명품 아역’이라는 수식어는 확실히 옛말이 됐고, 새로운 타이틀이 필요한 시점이다. 초능력이라는 비현실적인 설정이 자칫 황당한 이야기라는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유승호이기에 흡입력 있는 스토리가 되고 있다. 이미 연기력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능력의 소유자인 만큼 드라마 속 초능력도 유승호라면 인정할 수 있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동백과 공조하는 최연소 총경 한선미(이세영)는 천재 프로파일러다. 초능력자 옆에 천재라니. 점점 평범한 현실과는 동떨어진 다른 세상 이야기가 되는가 싶지만,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동백과는 전혀 달리 프로파일링이라는 방식으로 사건에 다가가는 한선미 역시 힘 있는 전개로 흡입력을 높인다. 주인공이 초능력자인 마당에 굳이 또 다른 주인공까지 최연소와 천재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했어야 했나 싶지만,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는 점에서 더 이상의 아쉬움은 별 의미가 없다.


이들의 존재감 외에도 이야기에 계속 집중하게 되는 또 다른 이유는 미스터리한 사건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다. 동백과 한선미가 절대악의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메모리스트’는 지난주 방송분에서는 실종된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로 채널을 고정시켰다. 원작이 있는 만큼 속도감 넘치는 전개를 펼칠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사진제공=tvN

물론 어두운 공간에 감금된 여성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는 너무 끔찍한 나머지 잔인성과 폭력성이 도를 지나친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그럼에도 채널이 돌아가지 않는 이유는 동백이 초능력으로 사건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끔찍한 사건인 만큼 동백의 초능력이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잔인무도하지만 섬세한 연출이 느껴지는 점은 눈이 높아진 시청자들에게 호감으로 다가갈 수 있다. 영화 ‘이웃사람’ 등 스릴러물에서 탁월한 연출력을 입증한 김휘 감독이 선봉에 서고, tvN ‘비밀의 숲’을 기획했던 소재현 PD와 JTBC ‘보좌관’을 공동연출한 오승열 PD 등이 의기투합해 디테일이 남다르다. 여기에 tvN ‘미생’과 ‘시그널’, ‘비밀의 숲’ 등 tvN 웰메이드 흥행작들과 함께 한 김나영 편집감독과 장세린 음악감독 등까지 가세해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드라마 외적으로 시사하는 바도 크다. 동백은 사건해결 과정에서 과잉진압 논란에 휩싸이고, 상대방의 동의 없이 기억을 읽는 방식 자체가 인권 침해라는 여론에 정직 처분을 받게 된 것이다. ‘기억스캔’ 초능력자의 인권침해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서 심심치 않게 들리는 몰래카메라나 도·감청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 초능력이 아니어도 나의 사생활을 읽어내는 기술이 도처에서 나를 위협하는 시대다. ‘기억스캔’ 초능력자 동백은 선한 주인공이기에 드라마를 보면서 그리 반발심이 생기지 않지만, 실제로 만난다면 옷깃이라도 닿을까봐 좌불안석이 될지 모른다.


그런 생각까지 스치고 나면 ‘기억스캔’ 초능력자가 현실에 없는게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이른다. 당연한 얘기지만, 초능력이든 기술이든 선을 넘지 않는 게 관건일 것이다. 이처럼 국가공인 히어로라는 설정으로 히어로물의 세계관을 확장한 ‘메모리스트’는 범죄물이 사회에 던져주는 경각심 외에도 현실에서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르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그렇다면 ‘메모리스트’가 궁극적으로 전하려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초능력자와 천재가 끝내 연쇄살인마를 잡은 뒤 정말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무얼까 궁금해진다. ‘육감만족’ 끝장수사극이라고 표방하는 ‘메모리스트’가 육감이라는 표현만큼이나 여러모로 신경을 예민하게 만드는데 오장육부를 자극하는 그 느낌이 나쁘지 않다. 출발이 좋은 ‘메모리스트’에 기대가 실린다.


조성경(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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