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연예인이 국가적 재난을 겪는다는 건

2020.03.06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야외 촬영 예능 '유퀴즈온더블럭'과 '한끼줍쇼'가 차질을 입고 있다. 사진제공=tvN, JTBC


전 국민의 눈과 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에 쏠려 있다. 이런 국가적 재난 사태는 다른 모든 이슈를 무력화시킨다. 관심과 이슈 확산이 그 어느 산업보다 중요한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영화, 음악, 방송, 공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개점 휴업 상태가 속출하고 있다. 종사자들은 조속히 사태가 진정돼 대중들의 관심이 빨리 돌아오기만을 조심스럽게 기다리고 있다.

    

연예인들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애쓰는 것은 일반 국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감염을 차단한다. JTBC '한끼줍쇼'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으로 대표되는 대중 접촉 야외 촬영 예능들이 촬영을 중단했다. 무급 휴직을 하게 되는 셈이지만 감염 방지 참여가 더 중요하다. 지상파 3사와 케이블 음악채널 m.net의 공연형 가요 프로그램들, tvn '코미디 빅리그' 같은 공개 코미디들이 무관객 녹화로 바뀌었다. 가수, 개그맨들에게 무대에서 관객 리액션이 없으면 교감이 만드는 흥의 에너지가 사라진다. 제대로 퍼포먼스 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방송 전파를 통해 팬들과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있다. 감염 우려에 의한 사업장 폐쇄처럼 배우들은 드라마 촬영 중단을 겪고 있다. tvN 금토드라마 '하이바이, 마마'는 스태프 중 의심 증상자가 발생해 촬영을 멈췄다가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와 재개했다. 이외에도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몇몇 드라마는 예방 차원에서 촬영을 중단했다.


이처럼 연예인도 일반 국민과 비슷하게 코로나19와 싸우고 있지만 다른 양상들도 있다. 최근 많은 연예인들이 사태가 심각해지자 앞다퉈 기부를 하며 선한 영향력을 사회에 전했다. 나훈아 이민호 아이유 김희선 현빈 등 다 일일이 언급하기 힘들 만큼 많은 연예인들이 소중한 기부금을 쾌척했는데 이 과정에서 선의가 훼손되는 일을 겪어야 했다.

기부를 했지만 밝히지 않은 연예인을 ‘기부도 안 한다’고 비난하는 일이 발생해 결국 기부 사실을 공개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기부를 해도 액수가 적다고 공격당하는 일도 일어났다. 기부액 규모는 물론 기부 의사 자체도 각자의 사정과 생각에 따른 개인의 선택인데 기부를 안 한 경우를 지적하는 일부로 인해 눈치를 봐야 하는 연예인들도 있었다.


착한 임대료 인하 동참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비-김태희 부부, 홍석천, 박은혜, 서장훈 등 많은 건물주 연예인들이 매출 감소들을 겪는 자영업자 임차인들을 위해 임대료 인하에 나섰다. 하지만 여기서도 임대료 인하 규모를 놓고 적다고 문제 삼는 일부 인터넷 댓글이 등장해 선행에 나선 연예인들을 힘들게 했다.

 

근거 없는 유언비어에 억울함을 토로해야 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 교인들에게서 대규모로 발생하자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던 시점에 신천지 신도라 지칭된 유명 연예인 리스트가 SNS와 커뮤니티 게시판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졌다. 이 리스트에 오른 수십 명의 연예인들은 개인적으로 혹은 소속사를 통해 사실무근과 법적 대응을 외치며 유언비어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 유언비어는 사회가 위기에 처하고 사람들이 동요할 때 만들어지고 타격을 입는 대상이 반드시 존재한다. 그리고 그 해악에서 벗어나기 위해 피해자의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결국 기부금 액수, 임대료 인하 폭 시비나 신천지 유언비어 등은 모두 연예인이 존중받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벌어진 일로 보인다. 딴따라로 비하되던 시절에 비해서는 많이 사회적 인식이 달라졌기는 하다. 하지만 최근 악플 관련 연예인들의 비극적 사례들에서도 볼 수 있었듯 ‘욕받이’로 함부로 대하는 일부의 인식과 행동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이 심각한 위기로 인해 증폭된 불안과 동요의 감정 배출구로 연예인을 악용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연예인들도 함께 위기에 처해 서로를 위안하고 힘을 북돋아 줄 국민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찬사를 받을 일을 하고도 국가적 재난으로 인해 박수를 충분히 못 받고 있는 연예인들도 보고 가자.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시상식 석권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류의 대유행 시대를 이어가고 있는 방탄소년단과 홍상수 영화감독이다. 방탄소년단은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을 3일 현재 미국 ‘빌보드 200’ 1위, 수록된 싱글 을 ‘빌보드 핫100’ 4위에 올려 놓았는데 서구의 팝스타 못지 않은 결과로 각종 기록도 갈아치웠다. 홍상수 감독은 신작 '도망친 여자'로 세계3대영화제 중 하나인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인 은곰상을 수상했다.  


평상시면 국가 차원의 찬사를 받고 모두 함께 기뻐할 결과를 거두고도 국민들이 코로나 사태에 온 정신이 쏠려 있다 보니 이들은 성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축하를 받고 있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이 고난의 시기를 헤쳐나가는데 분명 힘이 될 일을 해낸 것을 국민들은 잊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부족한 축하를 채워주고 싶다.


최영균(칼럼니스트)





목록

SPECIAL

image '놀면 뭐하니?' 효리X비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