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s back l ① 방탄소년단만의 7

2020.02.27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숫자는 중요하다. 특히 오랫동안 숫자와 멀다 여겨져 온 문화예술계에서 숫자가 전면에 드러날 때 생기는 대표성은 자연스레 그만큼 커진다. 갖은 추상과 형용이 난무하는 세계 속, 선명히 빛나는 명확한 단 하나의 숫자의 존재는 그 자체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 2 21일 그야말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며 발매된 방탄소년단의 네 번째 정규 앨범 제목은 '멥  오프 더 솔(Map of the Soul: 7)'이다.  '맵 오프 더 솔: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 이후 10개월, 방탄소년단으로서는 이례적일 정도로 오랜만에 발표한 앨범 제목이라기엔 의미심장할 정도로 단순하다. 사실 숫자 7은 방탄소년단과는 태생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숫자다. 첫째 진에서 막내 정국까지, 7로 태어났고 지금도 7이 아니면 성립 불가능한 세계가 방탄소년단이니 말이다. 한 편 7은 시간의 의미도 내포한다. 이들이 데뷔 이후 걸어온 7. 두 개의 7은 앨범 안에서 무한정 더하고 곱해진다. '맵 오프 더 솔: 7'7 명의 멤버가 자신들의 지나온 7년을 때로는 되돌아보고 때로는 나아가며 완성한 앨범이다.

 

애초 페르소나(Persona), 에고(Ego), 섀도(Shadow)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 있던 영혼의 지도는 여느 때처럼 3부작이 아닌 두 장의 앨범으로 정리되었다. 지난해 가을 데뷔 후 처음으로 가진 장기휴가 여파로 앨범 발매 일정이 미뤄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바탕이 된 합본이 이번 앨범인 셈이다. 덕분에 앨범은 19곡이라는, 일반적인 정규앨범 볼륨의 두 배에 가까운 무게를 자랑한다. 이미 2CD로 발매되었던 리패키지 앨범 'LOVE YOURSELF ‘Answer''로 한 번 겪은 적이 있지만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물량공세다.

 

앨범의 물량공세는 단지 곡 수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별다른 트랙 재배치도 없이 전작 ‘Persona’를 그대로 박아 넣는 패기 넘치는 전반부에서 마지막 곡이자 제이홉의 솔로곡인 ‘Outro: Ego’까지 앨범은 방탄소년단의 과거와 현재를 씨실과 날실처럼 사용해 촘촘하게 엮는다. 수록곡 중 ‘We are Bulletproof: the Eternal’‘Outro : Ego’는 각각 연습생 시절부터 이어져온 ‘We are Bulletproof’ 시리즈의 연작이자 '2 COOL 4 SKOOL' 앨범의 인트로 ‘2 COOL 4 SKOOL'의 비트를 샘플링 해 만든 곡이다. 'Skool Luv Affair' 앨범의 인트로 ‘Skool Luv Affair'를 바탕으로 만들어 화제가 되었던 ‘Intro : Persona’의 연장선상에서 팀의 역사를 되새김하는 곡이라 할 수 있다.

 

래퍼 라인의 사회를 향한 여전한 분노를 느낄 수 있는 (UGH!)’이나 데뷔 초 자주 만날 수 있었던 장난스러운 스킷 (Skit) 느낌을 살린 RM과 슈가의 유닛곡 ‘Respect’ 역시 방탄소년단을 꾸준히 들어온 이들이라면 익숙하게 느낄만한 트랙들이다. 트로이 시반이 함께한 ‘Louder than bombs’는 에드 시런, 니키 미나즈, 할시, 체인스모커스 등 다양한 팝스타들과 함께 작업해 온 방탄의 최근 수 년을 떠올리게 하고, 지민의 솔로곡 ‘Filter’‘Airplain pt.2’로 시동을 건 방탄만의 라틴 무드를 다시 한 번 실험하는 장이다.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 크게 느껴지는 건 오히려 타이틀곡 ‘ON’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안전하게 가는 길을 택하기 쉬운 대표곡에서 이들은 마칭 밴드(marching band)와 대규모 합창단을 전면에 내세우며 곡에 무게감을 더한다. 대중가요로서 곡이 부담스러워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는 그 어느 때보다 멤버들을 갈아 넣은퍼포먼스와 더해지며 방탄소년단다움을 유지한다.

 

결국 '맵 오브 더 솔l: 7'은 방탄소년단의 이름으로 고스란히 수렴된다. 7년을 함께 한 7명의 멤버들, 그리고 그들이 찾고 쌓아온 것들이 앨범의 무게를 떠받친다. 2018, 한국 대중음악상 올해의 음악인에 선정된 이들을 한국 대중음악 안에서 태어난 한 그룹이 스스로를 질료로 완성한 음악과 세계관으로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 퍼져 있는 동시대 젊음을 사로잡았다평한 적이 있다. 2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이제 그들 자체로 스스로의 질료가, 음악이, 세계관이 되어버렸다. ‘BTS WORLD’에 초대된 사람에게 7이란, 이제 행운이 아닌 완전을 뜻하는 숫자일 것이다.


김윤하(대중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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