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의 전성시대는 계속 돼야 한다!

'정직한 후보'로 '흥행스타' 반열 오를까?

2020.02.13

사진제공=NEW


만나면 활짝 웃게 되고 마음속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 선배가 주위에 하나라도 있다면 축복받은 인생이다. 그러나 주위에는 ‘나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라떼’ 꼰대들만 눈에 보이는 게 현실. 남에게 관심이 없는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세대 간의 감정소통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불통의 시대’에 삶의 방식과 지향점이 다른 인생선배에게 마음을 터놓는다는 건 젊은 세대들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직접적으로 간섭하는 선배는 사양하지만 정신적 의지가 되는 심정적 멘토는 갖고 싶은 게 요즘 젊은 사람들의 희망사항. 가만히 있어도 빛이 나는 인품을 지닌 대중 스타들을 멘토로 삼는 경우도 많다.


최근 tvN 드라마 ‘블랙독’(극본 박주연, 연출 황윤혁)으로 호평받고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 제작 수필름,홍필름)로 주가가 치솟는 배우 라미란은 젊은 세대가 이상적인 멘토로 꼽을 만한 최적격 후보. 항상 유쾌하면서 권위적인 구석은 전혀 없어 보이고 삶의 지혜는 넘칠 듯한 모습이 전 연령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나이와 상관없이 1020세대가 ‘누나’ ‘언니’라고 부르고 싶을 만한 친근함과 오랜 무명생활을 열정과 끈기로 통과하며 쌓은 내공이  젊은 세대들에게 위로와 힐링을 선사하며 귀감이 되고 있다.


라미란은 충무로에서 이제까지 충무로에서 볼 수 없던 전무후무한 노력의 아이콘. 무명부터 시작해 한 계단씩 밟아 올라가 여자배우로서는 드물게 40대를 넘겨 영화를 홀로 책임지는 주연배우 반열에 올라섰다. 연극배우로 시작해 영화 ‘소원’ ‘히말라야’ ‘덕혜옹주’,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막돼먹은 영애씨’ 등을 비롯해 47편의 영화와 29편의 드라마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지난해 영화 ‘걸캅스’로 162만 관객을 동원하며 성공적인 주연 신고식을 치렀다. 라미란이 두 번째 주연작 ‘정직한 후보’로 ‘흥행스타’ 반열에 안착하며 충무로 40대 여자배우들의 자존심을 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중이 라미란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독보적인 유머감각과 생활이 묻어나는 친근한 서민적인 연기. ‘정직한 후보’에서 범접하기 힘든 4선 국회의원을 연기하지만 언제나 유쾌한 라미란이 연기하기에 친근감이 물씬 묻어나는 인간적인 캐릭터로 완성된다. 라미란이 연기한 주상숙이 어느날 갑자기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이 관객들을 포복졸도하게 만든다.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뻔뻔한 정치인이지만 라미란의 인간적인 연기 덕분에 미워 보이지 않고 어수룩하고 귀엽게 보인다. 


라미란은 러닝타임 내내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원맨쇼’를 펼치며 코믹 연기의 진수를 선보인다. 모든 국민을 찌푸리게 한 코로나 감염증 정국의 시름을 싹 가시게 할 만큼 제대로 웃긴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충무로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독보적인 영역을 창출해낸다. 자신이 하나의 장르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한다. ‘라미란식 코미디’의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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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란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아무리 긍정 에너지가 넘쳐도 판타지가 아닌 리얼의 느낌이 강하다는 것. 눈치 없이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오지랖이 넓은 동네 아줌마가 아니라 현실 감각을 탑재한 기대고 싶고 의지하고 싶은 큰 언니의 면모가 강하다. 종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드러나는 라미란의 인품은 라미란을 더욱 호감형 스타로 만든다. 다른 사람이라면 감추었을 힘든 시절 에피소드들을 가감 없이 털어놓는 모습은 훈훈한 감동을 선사한다. 


라미란을 후배들이 더욱 존경하고 따르는 이유는 열려 있는 사고 덕분. 현장에서는 선배로 군림하기보다 후배들을 동료로 확실히 인정하고 선을 지킨다는 것. 후배들에게 나서서 잔소리하는 걸 삼간다. 그러나 조언을 구하면 누구보다 열심히 고민해주며 오랜 연기 생활에서 쌓인 노하우를 전수하다고. 이런 선배 아니 누나, 언니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여배우’란 단어가 성차별적인 표현으로 취급받는 시대다. 그러나 여자배우들이 설 공간이 갈수록 좁아지고 차별받는 충무로 현실에서 남녀 배우를 구분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주연급 남자배우들은 40대에 들어서면 배우로서 최전성기를 달리지만 또래의 여자배우들은 안방극장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비중이 작은 캐릭터를 골라야만 한다. 불공평한 상황은 계속 문제제기를 해야 개선되기에 여자배우란 단어를 폐기할 순 없다. 이런 척박한 현실에서 늦은 나이에 주연배우로 자리 잡아 ‘흥행스타’로 자리잡아 가는 라미란의 행보는 반짝반짝 빛난다. 라미란 배우로서 가치뿐만 아니라 충무로 40대 여자배우들의 위상을 올리는 일이기에 더욱 응원을 받고 있다.


라미란의 두 번째 주연작 ‘정직한 후보’는 기대대로 예매율 1위에 오르며 이변이 없으면 이번주 내내 박스오피스 1위 등극이 예감된다. 그러나 창궐하는 전염병 코로나 감염증이 발목을 잡으며 전체 관객 수가 현격히 떨어지고 있다. 관객들이 극장 가기를 꺼리는 상황. 모두가 울고 싶은 이 상황에서 무공해 웃음을 선사할 ‘정직한 후보’의 선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라미란의 물 오른 코믹연기가 대한민국 국민들의 엔도르핀을 돌게 할 비타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최재욱 기자 jwch69@iz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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