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의 대박이 일깨워준 트로트의 저력!

트로트의 중흥 이뤄내며 30% 가까운 시청률 기록!

2020.02.12

사진제공=TV조선 '미스터트롯'


TV조선 ‘미스터트롯’이 파죽지세다.


‘미스트롯’의 후광효과로 시작한 ‘미스터트롯’이지만 종편 예능 최고 기록을 내는 등 시청률이 30%에 육박하는 지금의 기세는 ‘미스터트롯’의 힘이 무얼지 생각해보게 한다.


우선 나이와 경력을 막론하고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실력자들이 대거 출전, 이들의 가창 대결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한 덕분이다. 임영웅, 김호중, 장민호, 영탁 등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된 도전자가 한둘이 아니고, 매회 대결에서 진(眞)이 바뀌며 막상막하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우승후보까지는 아니더라도 넘치는 끼와 남다른 내공의 출전자들이 박수를 이끌어내고 있기도 하다. 트로트 신동이라 불리는 소년들부터 단전에서부터 뱃고동 소리 같은 중저음으로 매력을 뽐내는 가창자들, 목소리만 들어서는 여자가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여성스러운 목소리를 내는 깜짝 놀랄 만한 ‘기술’의 참가자까지 개성 만점 도전자들이 저마다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이렇듯 ‘미스터트롯’에 실력이 출중한 참가자들이 많은 이유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성공한 ‘미스트롯’의 시즌2 혹은 남성판으로 선보여진 요인이 크고, ‘중년층의 아이돌’로 떠오른 ‘미스트롯’의 우승자 송가인 효과 덕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불어 ‘미스트롯’으로 경험치가 생긴 TV조선 제작진이 프로그램의 판을 키우고 지원자들의 폭을 넓힌 것도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대한민국에 이렇게 노래 잘 하는 재주꾼이 많은가 놀랍고, 그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오고 또 나와도 계속해서 노래 잘 하는 사람들이 새로이 등장하는 모습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또한, 노래 잘 하는 사람들이야 늘 있었고,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적지 않았지만, 시청률까지 이어진 오디션 프로그램은 한 손에 꼽힌다는 점을 돌이켜보면 새삼 ‘미스터트롯’의 차별점을 궁금하게 만든다. 현재 화제성에 시청률까지 모두 잡은 ‘미스터트롯’은 지금껏 나왔던 여타 오디션들과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대명사가 된 몇몇 프로들과 구별되는 포인트는 장르가 트로트로 국한된다는 점이다. 너무 뻔한 이유고, 지금의 인기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해 보이지만 차근차근 생각해보면 그만한 이유도 없다.


가요 관계자들 중에는 ‘미스터트롯’의 장르가 발라드와 록, 댄스뮤직 등까지 포괄하고 있어 트로트로만 장르가 제한되는 건 아니라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트로트를 구심점으로 오랜 세월 속에 잊혀졌던 옛 가요들이 다시 빛을 보게 되고,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들에서는 다뤄지지 않던 영역이 소개된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별점이다.


‘미스터트롯’에 앞서 ‘미스트롯’의 등장 이후 트로트가 열풍이고, 개그맨 유재석이 유산슬로 트로트에 진출해 큰 인기를 끄는 등 한때 특정 나이대의 전유물이라고 취급되던 장르가 느닷없이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대중적인 트렌드가 된 것도 한몫 한다. 십수년 동안 방송에서는 뒷방 늙은이 취급되던 트로트가 1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 사이에 갑자기 많은 방송사들의 주력 아이템으로 떠올랐을 정도다.


사진출처='미스터트롯' 방송캡처


이 시점에 ‘미스터트롯’은 원조맛집인 ‘미스트롯’을 계승하는 프로그램으로서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었고, 그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실력자들의 향연이 시청률 효과로 이어졌다. 트로트가 중장년층 이상의 시청층을 타깃으로 텔레비전 채널을 고정시키는 효과를 확실히 가져왔고, 트로트에는 관심을 두지 않던 젊은 세대들도 트렌드가 된 트로트로 눈을 돌리게 되면서 인기 상승세가 걷잡을 수 없이 가팔라진 것으로 보인다.


젊은층을 유인할 수 있었던 건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장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학습된 젊은 시청자들에게는 ‘미스터트롯’의 포맷이 30년 넘게 장수한 프로그램인 KBS1 ‘가요무대’의 포맷보다 훨씬 쉽고 흥미로운 것. 또한, 재미가 있기로는 중장년층에게도 마찬가지여서 ‘가요무대’는 이루지 못한 시청률을 현재 ‘미스터트롯’은 내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고 보면 수년에 걸쳐 시청률이 가물며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퇴출되는데도 불구하고 ‘가요무대’는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 힘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1985년 시작해 지금껏 이어질 수 있었던 ‘가요무대’ 역시 트로트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트로트의 힘이 대단하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그 힘을 한 번도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았던 건 아닌가 싶다. 트로트가 많이 불리는 KBS1 ‘전국노래자랑’ 역시 매한가지다. 올해로 40주년을 맞는 ‘전국노래자랑’과 ‘가요무대’가 장수프로그램이 될 수 있었던 건 지상파, 또는 KBS1채널의 힘이라고만 치부하던 건 트로트에 대한 무지 혹은 무관심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음악 프로그램은 어린 아이들만 본다고 생각하고 댄스 음악과 아이돌 가수들의 무대만 내놓기 바빴던 방송사들이 ‘전국노래자랑’이나 ‘가요무대’로는 미처 몰랐던 트로트의 힘을 ‘미스트롯’에 이어 ‘미스터트롯’으로 깨닫게 됐다. 트로트가 제2의 전성기를 맞으며 재발견되고 재평가되고 있다.


현재의 트로트 열풍도 언젠가는 사그라들겠지만,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며 세월 속에서 지속되는 공고한 장르로서 트로트가 이번에 보여준 내공과 깊이는 쉬이 잊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확인시켜주는 무대가 바로 ‘미스터트롯’이다.


조성경(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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