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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 ‘NEW 국민엄마’의 전성기는 지금부터!

'SKY 캐슬' '미성년' '시동'서 세 가지 색깔 엄마 변주

2020.02.07

사진제공=아티스트컴퍼니


'엄마’란 호칭은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 한쪽이 훈훈해지면서 뭉클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대표적인 엄마 역할을 주로해온 중견 여자배우 김혜자, 고두심, 김해숙에게 붙여지는 ‘국민엄마’란 칭호는 가장 명예로운 헌사가 아닐 수 없다. 헌신적인 사랑의 아이콘이자 자애로움의 표상이며 기대고 싶은 버팀목의 의미니 말이다.


그러나 김혜자, 고두심, 김해숙 ‘국민엄마’ 3인방도 황혼의 나이에 다다른 게 사실. 이제 ‘국민엄마’뿐만 아니라 ‘국민 할머니’라 불러도 무방하다. 1020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좀더 젊은 ‘NEW 국민엄마’가 나올 만한 시점이다. 과거 선배들이 담아낸 희생의 아이콘이 아닌 1020세대들이 자신의 엄마를 떠올릴 수 있는 요즘 시대에 딱 어울리는 엄마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배우 염정아가 가장 강력한 후보가 아닌가 싶다. 염정아는 지난해 자신을 ‘제2의 전성기’로 이끈 드라마 ‘SKY 캐슬’과 영화 ‘미성년’, ‘시동’에서 각기 색깔이 다른 세 엄마를 연기하며 물이 오른 자신의 연기력을 과시했다. ‘SKY 캐슬’에서 염정아가 연기한 곽미향은 상류층, ‘미성년’의 영주는 중산층, ‘시동’의 윤정혜는 서민 엄마였다. 생활과 교육 수준은 다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자식을 향한 끝없는 모성애을 가졌다는 것. 염정아는 29년차 연기자다운 단단한 내공과 관록의 연기로 세 엄마를 변주하며 찬사를 받았다.


염정아의 세 가지 색깔의 엄마 연기가 놀랍고 돋보이는 이유는 그가 왕년에 충무로 대표 팜므파탈였기 때문. ‘’장화, 홍련‘의 계모처럼 자상한 엄마와는 거리가 먼 이미지였다. 미스코리아 출신다운 늘씬한 몸매와 고양미를 연상시키는 요염한 매력으로 수많은 남성 팬들을 양산했다. 연기력도 출중해 영화 ‘텔미썸딩’ ‘장화, 홍련’, ‘범죄의 재구성’ ‘오래된 정원’ 등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2006년 결혼 후 두 아이 출산과 육아로 잠시 활동이 주춤했던 염정아는 2014년 영화 ‘카트’로 백상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자신이 결코 사라지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염정아가 변신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던 이유로는 우선 단단한 내공과 탄탄한 연기력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요인은 진정한 프로의식과 소탈한 인간미, 나이가 들수록 더 뜨거워지는 연기 열정이다. 사실 지난해 개봉된 ‘뺑반’과 ‘미성년’ ‘시동’에서 염정아가 맡은 역할의 출연 비중은 예전 전성기 때에 비해서 적다. 그러나 염정아는 실력파 배우답게 비중에 상관없이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며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사진제공=아티스트컴퍼니


이런 연기투혼은 염정아가 평소 멘토로 여겼던 선배배우 고 김영애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로열 패밀리’와 영화 ‘카트’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염정아는 김영애에게서 연기자로서 자세와 열정을 배웠다. 김영애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면서 존경심과 사랑을 보여줬던 염정아의 따뜻한 인간미가 오늘의 위상을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모두가 기억하디시피 고 김영애는 대한민국 중견 여자배우 중 스펙트럼이 가장 넓은 연기파 배우였다. 차가워 보이는 도회적인 인상 때문에 ‘국민엄마’로 불리지는 않았지만 그 대신 좀 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생활력 넘치는 드센 어머니부터 욕망이 넘치는 악독한 재벌 마나님, 파업에 나선 마트 청소부까지 어떤 역을 맡겨도 완벽히 소화해냈다. 김영애에게는 작은 비중은 없고 그가 맡으면 모든 역할이 다 큰 역할이 됐다. 인생의 황혼에 이르러 더 깊어진 연기력을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염정아가 평소 존경하던 선배의 연기 행보를 이어받고 있는 것이다. ‘SKY캐슬’에서 수많은 비밀들을 가슴 속에 혼자 품고 가족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불을 꺼놓고 혼자 오열하던 장면, ‘미성년’에서 남편의 외도로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 속에서도 딸이 놓고 나간 도시락을 전하기 위해 맨발로 뛰어나오던 모습은 결코 잊히지 않는다.


염정아에게 배우로서 가장 도전적이었던 역할은 어쩌면 ‘시동’의 윤정혜였을 수 있다. 별다른 설명이 없어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역할에 염정아는 강렬한 생명력을 부여했다. 가난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아 자꾸 엇나가는 아들을 엄하게 키우는 배구선수 출신 정혜의 모성애를 임팩트 있게 그려냈다. 좋은 엄마가 되고 싶지만 소통하는 방법을 잘 몰라 말보다 손이 먼저 나가지만 정혜는 그 누구보다 아들을 사랑한다. 아들이 힘들게 벌어온 한 달 월급을 사채업자들에게 빼앗길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악에 바친 정혜의 모습은 관객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우리네 엄마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 이렇게 염정아는 만인의 엄마가 돼가고 있다.


염정아는 2020년에도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현재 류승룡과 함께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촬영 중이고 최동훈 감독의 신작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최동훈 감독과는 ‘범죄의 재구성’, ‘전우치’에 이어 벌써 세 번째 호흡이다. 이외에도 염정아의 선택을 기다리는 작품이 소속사에 쌓여 있다는 후문.


염정아가 앞으로 그려나갈 연기인생에 관심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어쩌면 염정아에게 ‘제2의 전성기’는 안 어울리는 표현일 수 있다. 그의 진정한 전성기는 바로 지금부터 시작이다. 


최재욱 기자 jwch69@iz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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