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② 루비 로즈 “에이미 슈머‧티나 페이와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2016.07.04
딱 1초의 윙크.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이하 [오뉴블])의 세 번째 시즌에서 처음 등장한 스텔라(루비 로즈)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스스로 ‘젠더 유동성(gender fluid. 고정적인 성 정체성에 구애받지 않는 것)’을 내세우며 활동하고 있는 루비 로즈는 [오뉴블] 이후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스텔라와 달리 자신은 그다지 쿨하지 않다는 루비 로즈의 말은 믿기 어려웠지만, 한 가지 사실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루비 로즈는 생각보다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것.

시즌 4에서는 스텔라의 분량이 너무 적어서 아쉬웠다.
루비 로즈
: 왜냐하면 시즌 4 촬영 당시, 내가 영화를 찍느라 뉴욕과 이탈리아를 왔다 갔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즌 3에 출연한 다음 [레지던트 이블 6: 더 파이널 챕터](가제)와 [존 윅: 챕터 2], [트리플 엑스: 샌더 케이지의 귀환]을 찍었거든. 그럼에도 [오뉴블] 제작진들이 좋은 기회를 줘서 니키(나타샤 리온)와 만나는 장면을 신나게 촬영할 수 있었다. 사실 이 드라마에서 뭘 하게 될지는 촬영 전날까지도 알지 못한다. 바로 다음 주 촬영인데 일요일에 연락을 주기도 한다. (웃음)

[오뉴블] 출연 이후 배우로서 입지가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끼나.
루비 로즈
: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지. 이 작품을 하기 전에는 에이전트도 없고, 매니저도 없고, 대본도 받지 못했다. 심지어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말도 들을 수가 없었고, 어디서 오디션을 볼 수 있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지금은 매니저도 에이전트도 생겼다. 당연히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됐지.

재미있는 게, 스텔라가 어필하는 매력에 비해 극 중 다른 인물들에게 딱히 사랑을 받지는 못한다. (웃음)
루비 로즈
: 나 역시 그게 흥미롭다. 스텔라의 미스터리랄까. (웃음) 처음 스텔라가 등장하는 장면을 찍을 때, ‘이런 베이지색 죄수복을 입고 어떻게 내가 눈에 띌 수 있을까? 과연 매력을 발산할 수 있을까? 이런 모습으로 감옥에서 여자친구를 만든다는 게 가능할까?’ 싶었다. 파이퍼와의 관계도 ‘이렇게 가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리고 시청자들이 볼 때도 스텔라는 일반적인 섹스심벌 캐릭터와 굉장히 다르지 않나. 여성의 경우 금발에 멋진 몸매, 남성이라면 식스팩을 가진 게 일반적인 섹시함이라면, 스텔라는 그렇지 않다. 쿨하기도 하고 자신만의 매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지.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희망하건데, 앞으로 내가 [오뉴블]에 더 자주 출연하게 됐으면 좋겠다.

스텔라는 처음 등장하는 순간 눈빛과 표정만으로 시청자를 홀려야 하는 역할이기도 했다. 어떤 생각으로 촬영에 들어갔나.
루비 로즈
: 일부러 좀 과장되게 연기를 했다. 스텔라라면 긴장되는 상황에서 더 세게 ‘뭐, 어쩌라고?’ 이런 느낌으로 행동할 것 같았거든. 리치필드 교도소의 다른 수감자들을 압도하기 위해서 쿨하고 터프한 모습을 보여주고, 거침없이 윙크를 하기도 하고. 만약 스텔라가 아니라 나였다면 아마 달랐을 거다. 그냥 쭈그려 앉아서 조용히 있었겠지. 다른 사람들이랑 눈도 마주치지 않고.

캐릭터와 실제 성격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루비 로즈
: 다들 나를 만나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한다. [오뉴블]이나 [레지던트 이블]에서의 이미지처럼 정말로 터프하면서 하드하고, 언제나 화가 나 있고, 온몸에는 문신이 새겨져 있고, 엄청나게 쿨한 사람으로 보는 거다. 예를 들면 인터뷰를 할 때도 건방진 말투와 태도로 “뭐? 몇 시야? 방금 뭐라고 말한 거야?” 이럴 것처럼. (웃음) 하지만 실제로 만난 후에는 이렇들 이야기한다. “뭐야, 너무 조그맣고 그냥 너드 같잖아?” 나뿐만 아니라 함께 작업하는 다른 배우들도 아마 마찬가지일 거다. 그 사람의 일부분이 연기하는 캐릭터에 투영되기는 하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차이가 있다. 단적으로 사람들은 ‘크레이지 아이’ 수잔을 연기하고 있는 우조 압두바를 보면 “저 사람 누구야?” 하다가 잠시 후에 깨닫고는 “정말 아름다워! [오뉴블]의 수잔이랑은 다르네”라고 말한다.

그럼 스텔라라는 캐릭터에 일부분 투영돼 있는 본인의 모습은 뭘까.
루비 로즈
: 성정체성이겠지. ‘젠더 유동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스텔라와 나는 비슷하다.

12세 때 이미 커밍아웃을 했고, 지금도 ‘젠더 유동성’이라는 정체성을 내세우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본인의 행보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생각해봤나.
루비 로즈
: 성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일종의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그런 점에서 [오뉴블]이 특별한 작품인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이 드라마에는 트랜스젠더 캐릭터 소피아를 연기하는 실제 트랜스젠더, 라번 콕스도 출연하고 있다. 연출자인 젠지 코핸이 4, 5년 정도 시대를 앞서가고 있는 거지. 약 10년 전 내가 청소년일 때, 레즈비언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L 워드]를 보고 구글에서 출연진들의 이름을 검색해본 적이 있다. 분명히 작품에는 레즈비언으로 등장하는 배우들인데 실제로는 이성애자고,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있다는 정보를 보면서 실망감을 느꼈다. 내가 그런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오뉴블]이 나 같은 친구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잘 알고 있다.

이렇게 배우로 지내면서 DJ, 아마추어 복서, 봉사활동 등 많은 일을 함께 하고 있기도 하다. 그 에너지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루비 로즈
: 엄마가 20대일 때 나를 혼자 낳아서 키웠기 때문에, 자라는 동안 돈이 많지 않았다. 학교에 다닐 때는 왕따도 많이 당했었고. 항상 꿈은 크게 꾸고 있었지만 호주 빅토리아의 작은 마을, 그러니까 내 꿈과는 상관없는 보잘 것 없는 곳에서 살고 있었던 거다. 그때의 기억 때문에 나에게 못되게 굴었던 아이들에게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기도 했고, 무언가를 성공하면 그걸 추진력 삼아 또 다른 일을 시작할 수도 있었다. 항상 현실에 안주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거든. 내가 한계를 설정해놓으면 그게 장벽이 되니까. 방금 이야기한 것 외에 패션 브랜드도 론칭했고, 라디오도 진행해봤고, MTV에서 VJ로도 활동했고, 겨울 스포츠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동계올림픽에 참가해보기도 했다. 복싱은 시합에 나갈 때마다 엄마가 걱정하며 “그건 안 하면 안 되니?”라고 하시지만 내가 하고 싶기 때문에 계속 하는 거고. (웃음)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을 뒤로하고 연기에만 중점을 두려고 한다.

에이미 슈머나 티나 페이와 코미디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인터뷰한 것도 봤다.
루비 로즈
: 그 두 사람과 작업할 수만 있다면 어떤 종류의 코미디라도 좋다.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나는 드라마나 영화를 찍는 데 있어 장르를 가리지 않는 편이고, 브로드웨이 역시 가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오디션을 보거나 캐스팅됐던 작품들도 다양한 장르가 있었는데 딱 하나, 코미디만 경험해본 적이 없다. 아마 사람들이 나를 그다지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인터뷰를 통해 ‘나 여기 있어요! 코미디도 해보고 싶어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그래서 답변을 받았나?
루비 로즈
: 에이미 슈머와 티나 페이는 아니지만, 다른 누군가로부터 제안을 받은 게 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작업을 하는 중이긴 하다. 실제로는 너드 같은 내 모습이 보는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다가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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