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문화축제│② 우리 부스에 놀러 오세요

2016.06.07
 오는 11일 서울광장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19일 막을 내리는 제17회 퀴어문화축제에는 100여 개의 부스가 있다. 이 가운데 어디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질 사람들을 위해 8개의 부스를 뽑아 부스번호·주요 이벤트·그 외 체크할 사안들을 정리했다. [아이즈] 역시 이번 퀴어문화축제 부스(44번)에 참여해 ‘문명인이 됩시다’ 포스터와 엽서 세트·뱃지를 비롯해 여섯 명의 퀴어 필자가 쓴 퀴어문화축제를 향한 글과 서울광장 주변의 맛집·부스 소개가 담긴 리플렛을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 존재 파이팅, DKUeers
부스 번호
: 46번
이벤트: 단국대학교(천안) 성소수자 모임인 DKUeers는 퀴어문화축제 슬로건에 맞춰서 헤나·혐오표현 송판 격파·꽃 판매 등 각각의 의미를 담은 3가지 활동을 진행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표현수단인 헤나는 성소수자인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숨김없이 표현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10가지 몰드가 준비될 예정이고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하면 블랙·브라운·레드 중 하나를 스펀지나 붓으로 칠해준다(가격 미정). 송판격파는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송판에 적고 격파할 수 있는데, 이런 행위들을 통해 차별과 편견에 대해 용기를 갖고 나아갈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을 상징한다고(송판 1개당 1,000원). 마지막으로 무지개색 안개꽃과 장미(가격 미정)는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상처받았던 자신과 친구를 향한 응원과 위로의 의미다. 자기 확신·용기·응원과 위로 등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세상을 바라며 이벤트에 참여해보자.
etc: 그동안 개별로 활동하던 대학 소수자모임의 연대모임이 생겼다. 이번 퀴어문화축제에서는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를 중심으로 ‘QUV존’을 형성한다. QUV에서는 쿨스카프를 판매하고 이 스카프가 녹으면 재냉각도 해준다. 따가운 햇살이 고통스럽다면 QUV 부스(73번)에 들르는 것을 추천한다.

이력서를 써보자, 러쉬 코리아
부스 번호
: 79번
이벤트: 이번 퀴어문화축제에 러쉬 코리아 부스를 방문하면 매장 직원 채용에 지원할 수 있다. ‘핑크 이력서’라는 이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고, 거주지·연락처·100자 내외의 간단한 자기소개를 쓰면 끝. LGBT뿐만 아니라 이를 지지하는 모든 사람도 이력서를 쓸 수 있다. 러쉬 코리아는 꾸준히 동물 실험 반대·성소수자 평등지원 등 사회 캠페인을 통해서 마케팅을 펼쳐왔다. 퀴어문화축제를 지지하고 참가하는 사람이라면 브랜드 신념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것. 채용 팁을 말하자면, 자유롭게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포즈의 사진을 잘 찍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etc: 러쉬에서는 사회단체를 선정해 해당 로고가 붙은 제품을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을 단체에 기부하는 채러티팟 사업을 하고 있다. 러쉬 코리아 부스에서 후원을 원하는 사회단체 신청을 받고 있으니, 지지하는 단체가 있다면 신청서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보지 백일장, 언니모자X소문자에프
부스 번호
: 34번
이벤트: 여성의 성기는 대부분 출산과 관련해 자궁과 연결된 해부학적 이미지, 혹은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성적 이미지로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언니모자에서는 여성 성기에 덧씌워진 부정적인 의미에 맞서기 위해서 ‘보지’라고 소리 내어 부르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부스에서는 나의 혹은 애인 등 어떤 보지에게든 쓴 편지를 아주 큰 보지에 붙이는 ‘보지에게 편지 쓰기’가 준비되어 있고, 참여자 중 몇 명을 선발해 ‘보지 문예상’을 시상한다. 보지 타투 역시 진행되는데, 여성의 시선으로 그려낸 보지를 몸에 붙이고 대낮의 서울을 걷는다는 해방감을 느끼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사회는 남성의 시선으로 여성의 신체를 바라보곤 하지만,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여성의 성기는 태아가 머무르기만을 위한 장소도, 남성의 성감을 느끼기 위한 장소도 아닌 여성의 몸이다.
etc: 언니모자 부스는 페미니즘 시각예술 매거진 [소문자에프]와 함께한다. [소문자에프] 창간호 및 굿즈를 구매할 수 있다. 보지 문예상에 뽑히는 방법은 심사위원들의 심금을 울리면 된다고.

주님의 은혜를, 섬돌향린교회 등 참가한 모든 기독교 단체
부스 번호
: 27번
이벤트: 작년에 LGBT를 지지하는 기독교 단체들은 인간장벽을 만들어 반대 세력들을 몸으로 막아냈다. 올해는 로뎀나무그늘 교회·길찬리 교회·감리교 연합 등 여러 단체들이 섬돌향린 부스에서 11시 3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돌아가며 성찬식을 한다. 성찬식은 최후의 만찬 때 그리스도가 자신의 죽음을 기념하여 빵과 포도주를 나누라는 복음서의 말씀을 따르는 성사로, 이때 예수 그리스도가 영적, 실제로 함께한다는 의미다. 퀴어문화축제 때 이런 성찬예배를 드리는 이유는 모든 기독교가 LGBT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기독교의 핵심을 담은 예식이자 가장 일반화된 형식의 예배를 드린다.
etc: 해당 부스명은 ‘무지개 예수 이름으로’. 퀴어 퍼레이드 전 3시~4시 30분 사이에는 부흥회가 진행된다. 성소수자들과 함께 찬송가를 부르며 기독교적 색채를 띠는 행사를 계속 진행한다.

백조 말고 흑조, L살롱
부스 번호
: 3번
이벤트: 작년 LGBT를 반대하는 기독교단체에서 준비한 [백조의 호수] 춤을 보고 놀라움을 느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레즈비언 팟캐스트인 [L살롱]은 그에 대한 답가로 ‘ANTI LGBT COUNTER ACT 오딜 메이크업’을 준비했다. 백조가 있으면 당연히 흑조(오딜)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머리카락이나 눈썹에 흑조의 깃털을 붙여주고, 흑조 페이스 메이크업도 해준다. 천연 깃털 6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메이크업이 부담스러운 이들은 헤어 액세서리로 사용할 수 있다. 해당 이벤트는 2시부터 1시간 동안 선착순 100인에게 제공된다. 퀴어문화축제 패션으로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이벤트.
etc: 레즈비언들의 핑거섹스와 게이들의 성역할에 관한 농담이 그려져 있는 티셔츠를 판매한다. 단, [L살롱]에서 전달한 주의사항에 따르면, 아버지가 이 티셔츠를 입고 종로에 외출하시는 일이 없도록 배려해달라고.

허기가 질 때는, 따끈따끈 게이커리
부스 번호
: 95번
이벤트: 그늘이 없는 서울광장에서 수많은 부스를 돌다 보면 목도 마르고 허기가 지기 마련. 그러나 수백의 사람을 헤치고, 반대세력이 있는 곳을 지나 신호등을 건너 돌아 돌아 음료를 사러 가는 길은 던전 탐험에 가깝다. 그래서 몇몇 부스는 간식과 음료를 판매한다. 그중 따끈따끈 게이커리에서는 ‘쿠키 아이 엠’이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모양과 아이싱으로 좋아하는 문구를 적어 나만의 쿠키를 만들 수 있다. 5~6개의 색이 준비될 예정이다.
etc: 체력·사랑·섹시·큐트 등 LGBT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상징하는 이름의 프레즐을 판매한다. 기본 프레즐은 2,000원이지만 맛별로 가격이 다르고, 하몽과 치즈가 들어간 프레즐의 가격은 5,000원이 될 예정. 그 외에 게이에이드(생과일 에이드)·란마 1/2 등을 판매한다. 란마 1/2은 젠더퀴어를 표현한 것으로 위층과 아래층이 색이 다르게 되어 있는데, 이것을 섞어 마시면 된다. 가격은 3,000원대.

동물도 함께,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
부스번호
: 11번
이벤트: 사람만 더운 것이 아니다. 강한 햇살은 동물도 지치게 한다. 그래서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이하 우리동생)은 동물들이 물을 마시고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LGBT 커플들은 결혼과 입양 등이 불가능해 상대적으로 반려동물을 많이 키워 축제 때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이 많다. 3년째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동생은 작년에 날씨가 너무 더워 부스에 나온 동물대표 고양이 나타샤가 너무 힘들어했다고 전한다. 2년 임기의 동물대표가 올해도 부스에 참가하기 때문에 대표뿐만 아니라 다른 반려동물도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고.
etc: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같이 살기 위한 기본 매너를 적은 홍보책자도 배포한다.

어른들의 장난감, 플레져랩/은하선 토이즈
부스번호
: 12번/85번
이벤트: 은하선 토이즈는 레즈비언을 위한 섹스토이를 판매한다. 보통의 딜도는 남성의 성기 모양이지만, 레즈비언의 경우 이런 모양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은하선 토이즈에서는 캔디컬러의 다양한 색감으로 손가락 길이 정도의 작은 사이즈부터 다양한 크기의 핸드메이드 딜도를 판매하고 있으며, 퀴어문화축제에서는 10~15% 할인도 할 예정이다. 플레져랩에서는 ‘찾아보세요, 당신의 O’라는 테마로 참가해 부채와 니플 커버를 배포한다. 또한 섹스토이 큐레이터들의 섹스토이 사용법 안내와 짤막한 상담도 진행하니, 평소에 호기심이 있었지만 마음속으로 생각만 했던 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tc: 남성용 섹스토이를 판매하는 TENGA 부스(63번)도 있다. 일본 본사에서 들어오는 부스라고 하니 기대해봐도 좋을 것.

※ 미디어 파트너 [아이즈]는 제17회 퀴어문화축제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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