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차태현 영화제

2016.04.07
차태현의 첫 주연작 [엽기적인 그녀]가 개봉한 지 15년이 흘렀지만 그는 놀랍도록 변함이 없다. 어떤 옷을 입어도 언제나 한결같은 ‘차태현스러움’으로 착하고, 웃기고, 감동적인 이야기에 제1요소가 되어주는 그를 채널고정 영화제에 모셨다.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의 필수 조건

[과속스캔들] 4/7(목) PM 10:00 채널CGV
[헬로우 고스트] 4/14(목) PM 10:00 채널CGV

차태현은 가족 영화를 기획하는 제작자들에게 섭외 1순위다. 누구에게도 미움받지 않는 선한 인상에 예능 프로그램으로 쌓은 친근함과 육아에도 상당한 내공을 지닌 좋은 아빠의 이미지는 가족 영화의 주인공으로 매력적이다. [과속 스캔들]은 그 첫 번째 증거다. 중학교 3학년, 짧은 순간에 이루어진 실수로 어느 날 갑자기 딸 정남(박보영)과 손주 기동(왕석현)이 생겨버린 현수(차태현)는 차태현이 아니었다면 비호감으로 전락하기 십상인 캐릭터. 현수는 노래 못하는 아이돌 출신으로 립싱크로 낸 앨범도 말아먹고, 여전히 여러 여자를 전전하는 바람둥이다. 거기다 제 자식을 거두는 것도 단지 대형 스캔들을 막기 위함이니 천하의 나쁜 놈이라 해도 모자라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차태현의 강점은 발휘된다. 영화는 코미디가 다루기 제법 무거운 속도위반과 혼외자라는 요소를 그의 유쾌함으로 돌파했다. 전 연령대에 걸쳐 고루 지지를 받는 데다 무슨 짓을 해도 미워할 수 없는 특유의 넉살은 현수마저 굽어살피게 했다. [과속 스캔들]을 시작으로 차태현은 [챔프], [슬로우 비디오] 등 착하고 웃기고 감동적인 코미디 영화의 아이콘이 되었는데 [헬로우 고스트]는 그의 원맨쇼를 감상하기에 최적의 작품이다. 여자의 엉덩이를 보면 인생이 보인다는 변태할배 귀신(이문수), 귀신이면서도 홍콩할매와 구미호를 무서워하는 꼴초 귀신(고창석), 온종일 이유 없이 눈물만 쏟아내는 폭풍눈물 귀신(장영남), 주체할 수 없는 식탐을 가진 싸가지 없는 식신초딩 귀신(천보근)까지 1인 5역에 나섰는데, 코미디 배우로서 그의 개인기들이 아낌없이 방출된다.

평범한 남자가 사랑할 때
[엽기적인 그녀] 4/21(목) PM 10:00 채널CGV

[엽기적인 그녀]는 어떤 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영화다. PC 통신에 연애담을 올리고, 정신없이 테크노를 추던 2001년은 멜로 영화의 여주인공을 재정의했다. 늘 촉촉하게 젖어있는 눈망울로 지고지순함을 뽐내던 그녀는 만취해서 지하철에서 뻗어 버리고, 남자의 뺨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물론 긴 생머리에 하얀 얼굴은 그대로였지만 이 엽기적인 그녀(전지현)의 등장은 한동안 멜로 영화의 트렌드가 되었다. 특히 그녀 옆을 지켜주던 견우(차태현)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사랑 영화의 ‘남주 성격 형성’에 크게 기여했다. 과격하고 제멋대로 구는 특별한 여자 옆을 지켜주는 평범하지만 착한 남자. 그리고 차태현은 그런 남자로 더없이 적절한 선택이었다. 보통 사람들의 일상에 자연스레 섞이는 그의 얼굴은 멜로드라마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췄다. [엽기적인 그녀]는 김호식 작가가 ‘견우74’라는 아이디로 PC 통신에 연재했던 실제 연애담인 만큼 운명적인 사랑이나 폭풍 같은 격정과는 거리가 멀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고, 소주를 나눠 먹는 평범한 연애에 대한 공감이 가장 큰 동력이 되는 만큼도드라지지 않으면서도 친근한 차태현은 이 엽기적인 애정 행각에 실감을 부여했다.

경지에 오른 유쾌함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4/28(목) PM 10:00 채널CGV

한류스타도 아니고, 아이돌도 아니다. 그러나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차태현은 늘 꾸준했다. 매일 성실하게 일해 매달 월급 받는 직장인처럼 그는 매년꼬박꼬박영화를 찍었고 3,000만 명에 가까운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480만 관객을 동원한 [엽기적인 그녀]를 시작으로 [과속스캔들] 800만 명, [헬로우 고스트] 300만 명,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490만 명 등 15편에 이르는 필모그래피에서 그처럼 고른 흥행 성적을 거둔 배우는 드물다. 더욱이 [과속스캔들]이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처럼 그가 성공으로 이끈 영화들은 시작부터 주목받는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대형 스타가 출연하지도, 거대한 예산이 투여되지도 않았지만 차태현이라는 이름은 관객에게 신뢰를 준 것이다. 조선판 ‘오션스 일레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서빙고를 털기 위해 모인 다양한 캐릭터들의 매력과 화학작용에 방점이 찍히는데, 산만한 이야기 안에서 이들을 정리하는 것도 차태현이 연기한 덕무다.최고 실력의 무사, 확실한 돈줄, 땅굴 전문가, 폭탄 제조범, 변장술 일인자, 잠수부 등 작전 실행에 나서는 각 분야의 프로들은 덕무를 통해서 연결되고, 그와 함께 있을 때 가장 코믹한 순간을 만들어낸다. 가장 많은 호응을 받았던 관객평에서 볼 수 있듯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오락물’의 영역에서 차태현은 이미 경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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