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강동원, 보아라. 찬미하라.

2015.11.16

지난 11월 4일, JTBC [뉴스룸]은 영화 홍보의 새 장을 열었다. 영화 [검은 사제들] 개봉을 앞두고 스튜디오에 나온 강동원은 손석희 앵커와 14분 45초 동안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모두의 기억 속에 남은 장면은 인터뷰가 끝난 뒤였다. [뉴스룸]의 마지막 순서로 일일 기상 캐스터가 된 강동원이 잔뜩 긴장해 원고에 코를 박은 채 “내일은 전국에 구름이 많이 끼고, 전남과 제주엔 새벽부터 오전 사이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습니다”라는 멘트를 이어가던 순간, 그리고 그 한 문장을 간신히 읽은 뒤 쑥스러움에 어쩔 줄 몰라 하며 머리를 감싸 쥐던 순간.

고양이, 강아지, 펭귄 사진이나 동영상 속 귀여움을 모두 합친 것과 같은 폭발력이었다. 30초가 채 안 되는 이 영상은 하루 만에 트위터의 JTBC 뉴스 공식 계정에서 1만 번 이상 리트윗되었고, 페이스북에서는 2만 명 넘는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렀다. 이들 모두가 강동원의 열성 팬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이 짧은 날씨 예보는 수많은 여성들의 무의식 속에 잠시 묻혀 있던 ‘언젠가 우리가 사랑했던 강동원’이라는 존재를 일깨우는 아주 가볍고 효과적인 터치와도 같았다. 강동원이 돌아왔으니 보러 오라는, 그는 여전히 아름답고 이토록 귀엽기까지 하니 사제복을 입은 모습 또한 절대 놓쳐선 안 된다는 강력한 신호.


그리고 [검은 사제들]은 홀린 듯 극장을 찾은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강동원이 연기하는 최 부제의 파트너 김 신부(김윤석)는 그를 향해 “넌 무슨 몰몬교같이 생겼냐”고 핀잔하듯 감탄한다. 아마도 여기에 ‘몰몬교’ 대신 ‘성 미카엘’이나 ‘엘프’를 넣는다 해도 의미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호리호리한 체격과 긴 팔다리, 투박한 구석이라고는 없이 공들여 빚은 듯 섬세한 이목구비는 언제나 강동원이 ‘속세’와 동떨어진 존재처럼 보이게 하는 이유였고 영화는 그 성스러운 분위기를 십분 활용하되 거기에 매몰되지 않는다. 새끼돼지와 함께 번화가를 헤매고, 무릎을 꿇고 앉아 라틴어 기도문을 외고, 어둠 속에서 종을 치며 혹은 그레고리안 성가를 부르며 악과 맞서는 선하고 아름다운 존재로서의 강동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뿐이다.

그러나 ‘전설의 우산 신’을 남긴 [늑대의 유혹]으로부터도 벌써 12년, 30대 중반에 접어든 강동원이 여전히 무조건반사적인 환호를 불러일으키는 존재일 수 있는 것은 단지 그 초현실적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 프로모션이 아니고서는 얼굴조차 보기 힘들 만큼 좀처럼 거취를 드러내지 않는 톱스타인 동시에, 걸 그룹 멤버들의 이상형이라는 찬사를 들으면 “아휴, 왜 그러셨을까. 내가 만만하니까 이제…”([피키캐스트]) 따위 얼토당토않은 말로 수줍게 얼버무리는 소년 같은 태도 사이에 강동원이 있다. 어눌한 말투에 진지한 생각, 스스로 “안 웃긴 성격은 아니다”라고 주장하지만 어떻게 봐도 ‘재미’있다고는 할 수 없는 그의 인터뷰는 웃기지 않은 대신 보는 이를 그저 미소 짓게 만든다. 억지로 현실의 검댕을 묻히거나 마초로 변신하겠다는 강박에 짓눌리지 않고서도 다양한 캐릭터와 장르에, 새로운 사람들과의 작업에 도전해 정공법으로 파고드는 꾸준한 성실성은 그가 단지 한 시기 뜨거웠던 꽃미남으로만 소비되지 않을 수 있는 바탕이다. 그래서, 아직도 강동원이다. 더 잘생긴, 혹은 더 젊고 새로운 얼굴들 사이에서도 강동원만이 줄 수 있는 순수한 설렘과 기쁨을 아직은 누구도 대체할 수가 없다. 객관적인 시비는 필요치 않다. 이것은 일종의 신앙의 영역이므로.

글. 최지은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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