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라인은 세계를 상대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2015.11.11

“전 세계 230개국, 2억 명의 사용자가 사랑하는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LINE.” 네이버 라인이 스스로를 소개하는 문구다. 카카오톡을 더 많이 쓰는 한국에서 라인의 사용자 수가 2억 명이라고 하면 놀라는 사람들이 꽤 있을 듯싶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인기와 달리 라인은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메신저이며,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모바일 메신저다. ‘네이버 글로벌에 도전하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홍보하고 있는 네이버의글로벌 캠페인 사이트를 보면 그런 내수용 기업으로 만족하지 않겠다는 네이버의 의도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런 네이버의 글로벌 도전에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 라인이다.

한국에서 카카오톡이 성장하는 동안, 라인은 일본에서 규모를 키웠다. 상대적으로 글로벌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카카오톡과 달리, 라인은 홈그라운드인 일본을 시작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사용자 수를 늘려왔다. 일단 한 나라의 주도적인 모바일 메신저가 되면, 2위 사업자가 그 자리를 넘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라인의 성공은 대단한 것이다. 이런 성공은 실적으로 나타났고, 라인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다. 유일한 예외가 있다면 (직전 분기 대비) 1% 매출이 감소한 지난 2015년 2분기였다. 하지만 그마저도 최근 3분기에 다시 15% 증가했으니, 라인의 장밋빛 미래를 예상하는 기사들이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정말 그럴까? 라인의 미래는 사용자 수와 수익 모델,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사용자 수를 보자.

라인은 현재 2억 1,200만 명의 월간활동사용자(MAU)를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분기 대비 겨우 1백만 명 증가한 것이고, 2분기의 6백만 명 증가보다도 훨씬 더 작은 숫자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왓츠앱이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5개월 동안 1억 명의 MAU를 추가해 총 9억 명의 사용자를 갖게 됐다는 걸 생각하면 우울할 수밖에 없다. 좀 더 어두운 소식도 있다. 라인의 사용자 구성을 보면, 2억 1,200만 명 중 65%가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에 몰려있다. 6개월 전의 60%보다 더 편중이 심해진 셈인데, 이는 라인이 효과적으로 다른 국가-예컨대 브라질이나 인도처럼 인구가 많고,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에서 새로운 사용자들을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와 같다.


메신저는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하다. 가장 먼저 시장을 선점하고 사람들이 많이 쓰기 시작하는 메신저가 시장을 지배한다. 주변 사람들이 쓰면, 좋든 싫든 똑같은 메신저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모바일 메신저는 새로운 것이 아니고, 이미 대부분의 나라에는 시장을 지배하는 메신저가 존재한다. 그 틈을 라인이 비집고 들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 가능성을 가진 중국은 라인을 막아놨고, 설사 나중에 제재가 풀린다 하더라도 라인이 위챗의 벽을 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수 증가에 어려움을 겪을 거라는 게 라인의 수익성까지 악화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앞서 라인의 장밋빛 미래를 점친 기사처럼, 나도 라인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분명 사용자 수는 매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사용자 수만큼 중요한 게 비즈니스 모델이다. 오늘날의 모바일 메신저는 단순히 메시지를 주고받는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기능한다. 플랫폼으로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는 중국의 위챗을 보자. 중국인들은 위챗을 이용해 교통사고를 경찰에 신고하고, 수도세를 내며, 병원을 예약한다. 그 외에도 은행 계좌를 확인하고, 영화 표 예매, 음식 배달, 비행기 표 구매 등 생활과 관련된 거의 모든 일을 위챗으로 할 수 있다. 하나의 메신저 앱으로 다른 모든 앱을 포괄하고 거기서 수익을 내는 것이다. 위챗의 이런 전략은 글로벌 메신저 전쟁에서 승리한 페이스북도 쫓아가고 있는 모델이다. 다행히 이미 우리는 라인이 메신저에서 시작해 라인 캐릭터 상품, 라인 게임, 라인 페이 등으로 수익 모델을 다양하게 만들어가는 걸 보고 있다. 아직 라인이 시도해보지 않은 수익 모델은 많다. 꼭 라인이 전 세계 모두가 쓰는 메신저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게 사용자 수 하나만 있는 건 아니니까.

글. 윤지만(칼럼니스트)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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