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남은 어디에나 있다

2015.10.22

에릭 남의 연관검색어는 ‘인터뷰’다. 본 직업은 가수지만 MBC [섹션TV 연예통신](이하 [섹션TV]) 리포터로 활동하며 많은 해외 스타를 인터뷰한 것이 화제가 된 탓이다. 그러나 현재 그는 [섹션TV]에서 하차한 상태다. 과거라면 리포터로서의 활동을 중단한 것처럼 보였겠지만, 사실 그는 더욱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단, TV 밖에서 말이다. 그는 네이버의 인터넷 실시간 영상 서비스 V앱과 트위터에서 만든 인터넷 방송 페리스코프에서 방송을 했으며, 피키캐스트의 에디터가 되어 내한한 해외 스타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영화 [하늘을 걷는 남자] 가상체험 이벤트의 홍보모델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네이버 V앱 홍보담당 최서희 차장은 에릭 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에릭 남은 V앱의 우등생이다.”

에릭 남은 마치 V앱을 자신의 개인 인터넷 방송처럼 활용한다. 잠이 들까 봐 갑자기 방송을 시작하겠다고 할 정도다. 물론 V앱의 기본 콘셉트가 ‘스타의 일상을 보여준다’인 만큼 다른 스타들도 V앱을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에릭 남처럼 활발하게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미리 V앱과 협의를 한 스타의 방송에 대해서는 ‘Coming up’이라는 표현과 함께 예고를 내보낸다. 반면 협의를 거치지 않고 스타 개인이 마음대로 방송을 하는 경우에는 ‘Coming up’을 내보낼 수 없는데, 에릭 남은 다른 스타들에 비해 이런 경우가 매우 높은 편이다. 그만큼 팬들을 기다리게 하기보다는 자신이 먼저 찾아갈 뿐만 아니라,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친근한 느낌을 준다. “소속사에서 관리를 타이트하게 하는 경우 마치 연습을 한 것 같은 느낌”(최서희 차장)이 있지만, 에릭 남은 미국에서의 일상부터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전후에 게스트로 출연한 가수들과 대화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섹션TV]에서는 떠났지만, 스스로 24시간 내내 리포터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 TV 프로그램에서는 MC나 리포터가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즉흥적인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방송시간도 정해져 있을뿐더러 돌발적인 상황은 다른 스태프들을 당황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V앱 같은 인터넷 미디어는 애초에 팬과 보다 직접적인 소통을 전제로 자유로운 방송이 가능하다. 에릭 남의 경우 해외 이용자가 60%에 달하는 V앱의 특성을 감안해 영어로 말한 다음 한국어로, 또는 한국어로 말한 다음 영어로 방송한다. 또한 피키캐스트에서 클로이 모레츠를 인터뷰할 때는 마치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며 TV보다 훨씬 긴 시간을 지루함 없이 채웠고, 그 결과 이 방송 자체가 화제가 되도록 만들었다. 현재 V앱에서 에릭 남의 팬으로 등록된 사람들은 23만 명 이상이다. “보통의 연예인들이 기존 팬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V앱을 활용한다면, 에릭 남은 비정기적으로 자주 하는 방송을 통해서 팬을 더욱 확대시킨다”(최서희 차장)고 말할 만큼, 에릭 남은 새로운 미디어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스타가 2개 국어 이상을 자유롭게 구사하거나, 가수와 리포터를 동시에 소화하는 것은 근래 들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일들이었다. 그러나 에릭 남은 여기에 미디어의 정의와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이제 에릭 남은 직업도, 활동하는 미디어도 무엇이라 말하기 모호한 사람이 됐지만 그것은 오히려 이 시대에 어울리는 일이다. 에릭 남이 TV에 나오지 않아도 팬들은 V앱이나 피키캐스트에서 그의 인터뷰를 보고, 그 어떤 편성표에도 없는 그의 방송이 전 세계에 퍼져 나간다. 적어도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에서는 국적, 직업, 미디어의 경계가 모두 희미해지고 있다. 그리고 각각의 개인은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방식의 방송을 찾아갈 수 있다. SNS와 인터넷 방송의 시대에 에릭 남이 보여주는 생존법이다.

글. 이지혜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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