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으로 들었소]│② 한정호에게 배우는 0.1%의 화술

2015.03.31

“능력과 지혜와 인품을 다 갖춘 ‘된 사람’”, SBS [풍문으로 들었소]의 로펌 대표 한정호(유준상)의 평판은 더할 나위 없다. 그러나 신분제 없는 현대 시민사회에서 몸도 마음도 귀족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그의 욕망은 종종 ‘워딩’을 배반하고, 그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이해하는 아들 인상(이준)이나 며느리 서봄(고아성)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아이즈]는 누구나 양 비서(길해연)처럼 한정호의 이중, 아니 의중을 완벽하게 파악하여 상위 0.1%의 세계에 한발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그가 신앙처럼 지키고자 하는 “진실되고도 정교한 보수의 가치체계와 논리”, 그 정수와 은밀한 속마음을 주제별로 담았다.
 


1. 가문에 대하여
- 진정한 법률가는 냉철한 휴머니스트이면서, 열정적인 합리주의자다! 가장 현대적이면서 가장 고전적인, 그랜드한 매너!
역주)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나? 나도 모르겠다! 그냥 그렇다는 거다!

- 오직 일류대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면, 그 사회는 병든 사회야.
역주) 내 자식이 서울대 가는 건 당연하지만 형편도 안 되는 사람들이 어설프게 학벌에 목매는 게 안쓰럽다.

- 스펙은 중요하지 않아. 내용을 채워야지!
역주) 나는 최고 스펙을 지향한다. 법대, 사법고시, 미국 박사, 우매한 대중은 거기서 이미 마음이 약해지거든.

2. 절차에 대하여
- 우린 단지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한테 인도적인 차원에서 선의를 베푸는 거야. 만일에 하나, 법적으로 모종의 인과관계가 성립됐을 때를 대비하자고. 물심양면 하자가 있어선 안 돼. 융숭히 대접해.
역주) 내 아들이 근본도 모를 여자애를 임신시킨 것 같은데, 일단 친자 확인이 최우선이니 결과 나오기 전까지는 향후 있을지도 모를 법적 분쟁 시 불리하지 않도록 빈틈없이 조처할 것.

- 여보, 워딩에 신경 써요.
역주) 모욕죄 성립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도록 주의 요망.

- 닫힌 공간에서 일대일로 주고받은 언사는 다소간의 모욕성이 있다 해도 성립이 안 돼!
역주) 며느리 구박은 남들이 안 볼 때 적당히 하면 그만이야!


3. 가난에 대하여
- 성분이 썩 좋지 않아요. 사소하게 자꾸 망하는 사람들 특징이죠.
역주) 가난할 만하니까 가난하지.

- 그 시절 가난과 지금 가난과는 달라.
역주) 그 시절 가난은 국가적 어려움 때문이고, 지금 가난은 개인의 무능 때문이거든.

- 우린 저쪽하고 정서적인 관계가 절대 아니야. 희로애락을 나누는 사이가 아니라고!
역주) 서민 사돈 상대하기 싫다.

4. 교육에 대하여
- 우린 무조건 배려하고 존중하고 지원할 거야.
역주) 단, 우리가 하라는 대로 하는 게 조건이다.

- 우린 어차피 자기결정권 존중으로 컨셉을 정했다.
역주) 컨셉이 그렇다는 거다, 컨셉이.

- 빠리 육팔혁명이 결국 뭘 남겼나. 당시 숱한 청춘들이 오만과 방종의 대가를 감당 못해서 폐인으로 늙어간다고!
역주) 내 며느리가 그렇게 반사회적 부류일 리 없어!

- 저 애들, 혼돈의 시기예요. 명료한 세계관을 심어주세요.
역주) 내 말에 토 달지 못하도록. 


5. 국면 전환에 대하여
- 이렇게 기민하게 와주시다니, 이렇게 기민하게 와주시다니! 정말 놀랍고 감사합니다.
역주) 신고하자마자 도착하다니, 눈치 없는 119 놈들!

- 이니셔티브를 선점하고 전선 자체를 없애버리는 거야!
역주) 아들의 혼인신고,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 무대응이 최상의 대응이에요. 이런 표현 어떻습니까. 담대한, 침묵.
역주) 이토록 품격 있으면서도 적확한 표현이라니, 나란 사람….

- 내가 잘못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자주 돌아봐요.
역주) 이토록 균형 잡힌 삶을 살면서 성찰마저 놓치지 않다니, 나란 녀석은 대체 어디까지 날 감동시킬 작정인 거냐.

6. 남녀에 대하여
- 당신은 이 집안의 모후, 나의 중전이야.
역주) 나는 왕이고, 왕에겐 중전만 있는 게 아니고….

- 기집애, 아주 못됐어! 존경을 표할 줄을 몰라!
역주) 지영라, 나한테 미련 있는 거 아니었어? 아닌가? 아닌데! 어? 그럴 리 없는데!

- 왜 없어! 뭐, 뭐가 없어!
역주) 내가 매력이 없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네가 나빠! 


7. 기분에 대하여
- 나는 전혀 개의치 않아요.
역주) 지금 몹시 개의한다.

- 나 그렇게 감정적인 사람 아니야.
역주) 지금 몹시 감정적이다.

- 그런 말은 자주 듣지만…
역주) 더 칭찬해줘, 더!

- 내 신체 일부가 훼손됐어요. 복원이 안 될지도 몰라요.
역주) 내 머리카락!!!

8. 손자에 대하여
- 꼭 자고 와야 되나?
역주) 손자 보고 싶다.

- 애들이 그동안 나름 생활 리듬을 잘 지켜왔는데 그게 깨지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역주) 손자 보고 싶어 죽겠다.

- 보내라구!! 귓가에 쟁쟁거리고 눈앞에 어른거려서 잠을 잘 수가 없잖아!!!
역주) 손자 보고 싶어 미치겠다.

- 하루 두 번, 아침저녁으로 시간을 정해서 보면 좋겠어요. 저런 거 안 하는 시간으로.
역주) 손자 보고 싶지만 응가 하는 손자는 으앙!

글. 최지은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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