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강균성, 물 들어왔다. 노를 저어라!

2015.03.30

누군지 알 수 없었다. MBC [라디오스타]에서 “안녕하세요, 노을의 강균성입니다”라고 해도 얼굴도 이름도 기억나지 않았다. 어렴풋이 ‘국내 최초 모바일 가수’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던 노을이란 그룹은 기억났지만, 그 멤버들을 기억할 수는 없었다. 대신 그가 인사를 하고 난 뒤의 일은 모두 기억난다. 단발머리에 조신한 표정을 하던 그는 갑자기 김경호의 샤우팅을 모창하고, 눈에 힘을 주고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을 따라 하다가, 순결서약을 했다면서 온갖 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 심지어 JTBC [마녀사냥]에서는 그의 입에 초록색 모자이크 처리를 하며 “#@!$^%*%”라는 자막을 썼다. 이런 돌변하는 모습에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서는 그가 나올 때마다 다중인격을 소재로 한 드라마 MBC [킬미, 힐미]의 OST ‘환청’이 배경음악으로 흐른다.

강균성이 오랜 시간 힘든 시간을 거쳐 온 것은 이제 유명한 일화가 됐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서 마치 ‘교회오빠’처럼 “제 노래로 한 명이라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면”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연기처럼 보이지만, 그는 13년 차 가수다. 그러나 성공하지 못하자 “다른 회사로 팔려 갔”고(CGNTV [토크콘서트 힐링유]), 노을은 어찌어찌 4집까지 냈지만 음악방송보다는 축가 스케줄이 더 많았다. 새롭게 도전한 아이스크림 사업은 채널A [이영돈의 먹거리 X파일]에서 불량 아이스크림 제조업체들을 고발하면서 “판매가 뚝 떨어졌다.” 이런 시련을 버티는 과정에서 신앙에 의지했고, 그래서 순결서약도 했지만 성서처럼 신실하지는 못했기에 “많이 참고 있다”고도 말했다. 부침이 많은 인생을 지탱해준 신앙으로 절제된 인생을 살려고 했지만 동시에 관찰력이 좋은 연예인이었고, 연예인으로 성공하고 싶은 마음은 13년 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그의 이중적인 캐릭터는 지난 시간의 고난과, 그래도 연예인이고 싶은 마음과, 우연히 기른 머리가 합쳐져 만든 재미있는 해프닝이었다.

그러나 일회성일 수도 있었던 [라디오스타]의 관심은 마치 들불처럼 일어났다. 그가 데뷔했던 2002년과 달리 한 번 화제를 모은 캐릭터는 SNS로 빠르게 퍼져 나갔고, 종편, 케이블 등 다양한 채널들은 새로운 캐릭터를 놓치지 않았다. 예능 프로그램은 계속 그를 찾고 있고, 매체들은 그를 ‘대세’라 표현하며, 노을 콘서트는 이전보다 더 많은 눈길을 모았다. 그리고 이 기세는 MBC [무한도전]에서 완전 고정이 될 수 있는 ‘식스맨’의 후보로까지 이어졌다. 13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일들이 [라디오스타]에서 단 한 번의 움직임으로 폭발하기 시작했다. 강균성은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무수한 게스트들이 어떻게 ‘한 방’에 뜰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그래서 그는 때로는 지나쳐 보일 만큼 예능 프로그램에서 열심이다. [학교 다녀왔습니다]에서는 상황극에 지나치게 열중해 교사가 “No more, please”라고 말할 정도였다. 또한 [무한도전]에서 조신함과 미친 듯한 성대모사를 하는 모습 사이의 간극은 웃기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연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도 준다. 어쩌면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잠깐 반짝하고 사라진 그 수많은 ‘원 히트 원더’처럼 될지도 모를 일이다. 스스로도 개그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모창에 한계가 오고 있다”([TV리포트])고 걱정하기도 한다. 심지어 자신의 가게를 망하게 한 원인이 됐던 이영돈 PD가 제작하고 출연하는 JTBC [에브리바디]에 같이 출연하기도 했다.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 분석 중 그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항목은 ‘화제성’과 ‘신선함’이었고, 이것들은 노출 빈도가 높아질수록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13년 만에 얻은 기회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를 기회다. 불러주는 곳에는 나갈 수밖에 없고, 어떻게든 매력을 어필해서 한 번 더 게스트로, 반쯤 고정으로 나가는 ‘반고’로, 더 나아가서는 고정 출연자로 활약하는 것만큼 그에게 절박한 것은 없다. 방송가에서 흔히 하는 표현대로, 그는 지금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중이다. 누군가는 이미지 소비를 걱정할 수도 있겠지만, 그는 소비될 이미지라도 있는 것이 다행인 현재다. 정말로 강균성에게는 지금이야말로 인생의 “영광의 순간”일 수도 있다. 그리고, 결과야 어찌 됐든 앞으로 헤쳐 나갈 수밖에 없다. 밀리면 다시 잊혀지는 낭떠러지다. 그러니 노를 저으며 헤쳐 나간다. 13년 동안 참으며 쌓았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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