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검심]의 사토 타케루, 오해를 베는 켄신

2015.03.12

상품 설명
잡히지 않는 상대와의 싸움은 불리한 만큼 매혹적이다.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가상의 세계 안에서 빚어진 만화 속의 인물을 실사로 그려내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그래서일 것이다. 그러나 [바람의 검심]의 켄신을 연기한 사토 타케루는 누구도 낙관하지 않았던 싸움에서 득의양양 승리를 거두었다. 심지어 그가 가진 현실의 물성은 작가의 상상과 독자들의 환상을 충족시키며 인물의 힘으로 이야기 자체를 설득시키는 위력을 발휘했다. 원경에서도 눈에 띄는 예리한 턱선은 묶어 올렸으나 흐트러진 켄신의 머리카락과 조화를 이루고, 클로즈업하는 순간 강조되는 동그랗지 않게 커다란 눈은 인물의 내면을 성큼 관객 앞으로 끌어당긴다. 춤으로 단련된 작은 체구는 바람처럼 가뿐한 검객 특유의 몸놀림에 특화되어 있으며, 청춘 배우들과 결이 다른 감수성은 타격의 순간보다는 베고 난 뒤 멈췄을 때 감지되는 자세와 표정의 카타르시스를 깊이 이해한다. ‘검을 잡지 않으려 애쓰는 검객’이 각성하는 순간의 폭발력에 집중한 [바람의 검심]이 도전하는 배우를 응원하게 만들었다면, 완연히 펼쳐지는 그의 활약을 그린 [바람의 검심: 교토 대화재 편]과 [바람의 검심: 전설의 최후 편]에서 관객은 더 이상 배우의 노력을 의식하지 않게 된다. 거기엔 그저 잡히지 않아 매혹적인 켄신이 있을 뿐이다.

켄신이 베어낸 것에는 사토 타케루의 어울리지 않는 교복이 포함되어 있다. 젊고 예쁘장한 여느 일본 남자배우들처럼 그 역시 한동안 학원물에 출연해왔지만, 왜소하고 눈이 큰 사토 타케루는 학급에서 까불거나 주눅 든 주변 인물을 연기하기 일쑤였다. 드물게 [Q 10]처럼 어른스러운 방식으로 십 대들을 그려내는 작품도 있었지만, 주인공을 연기한 [벡]에서조차 사토 타케루의 학창 시절은 좀처럼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료마전]을 발판으로 [바람의 검심]을 거치면서 교복을 벗어버린 그가 진지한 홈드라마 [솔개]와 고등학생을 사랑하는 어른으로 출연하는 영화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를 통해 증명하는 것은, 한동안 세상이 이 남자의 진가를 오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생각보다 복잡하고 기대보다 침착한 배우로서 그가 선택한 다음 작품은 프로페셔널 만화작가의 세계에 뛰어든 학생들의 이야기인 만화 [바쿠만]의 실사판, 그리고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왕의 요리사에 대한 TV 드라마다. 다른 옷을 입고, 다른 검을 들고, 사토 타케루의 싸움은 계속된다. 짙은 켄신의 그림자를 베어낸 뒤 조금 더 가볍지만, 그래서 불안하기도 한 그의 발걸음이 한동안은 흥미롭겠다.

성분 표시
이상한 히어로 50%
초등학생 시절 [바람의 검심]의 애니메이션을 실시간으로 보며 자라온 사토 타케루에게 켄신은 고뇌하는 영웅으로서 거대한 존재였다. 보통 정의의 사도라면 호쾌한 태도로 악당들을 무찌르기 마련이지만, 죽음을 막기 위해 검을 들어야 하는 켄신은 어딘가 뒤틀려 있어서 더 매력적인, 괴로운 영웅이었다. 그러나 일반적이지 않은 히어로라면 사토 타케루의 초기 출연작인 [가면 라이더 덴오]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다. 특촬물 시리즈인 ‘헤이세이 라이더’ 중에서도 유난히 코믹하고 엉뚱한 분위기로 알려진 이 작품에서 사토 타케루는 당시 가장 어리고 가장 유약한 가면 라이더로 주목받으며 초등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사토 타케루 외에도 [가면 라이더 쿠우가] 출신의 오다기리 조, [가면 라이더 아기토]였던 카나메 준, [가면 라이더 파이즈]의 아야노 고를 비롯해 많은 ‘전직 가면 라이더’들이 일본 영화계에서 큰 활약을 보이고 있다.

미묘한 다중인격 25%
[가면 라이더 덴오]에서 사토 타케루는 시시때때로 다른 인물에 빙의되는 설정 때문에 성우의 힘을 빌어 여러 개의 인격을 연기해야 했다. 하라주쿠에서 길거리 캐스팅으로 발탁되어 신인 티를 채 벗지 못한 배우에게 다소 무리한 상황이었지만, 몸짓과 표정만으로도 사토 타케루의 다양한 인물들은 제법 변별력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사토 타케루는 [Q 10]에서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자 가상의 아이돌 멤버를 겸직했으며, 캐스팅된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에서는 ‘나’와 ‘악마’의 1인 2역을 소화해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부 근성 25%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내내 야구부였던 사토 타케루에게 승부란 자연스럽게 학습된 사나이의 세계다. 덕분에 실생활에서도 지는 것을 못 견디는 그는 체스나 루빅스 큐브 등을 연습하며 작은 승부를 시험하기도 한다. 특히 그가 집착하는 것은 오셀로 게임으로, 그의 책장에서는 [오셀로 강자가 되는 법]이라는 책이 발견되기도 했다.


취급 주의
다른 남자에게 지나치게 환호하지 말라
[바람의 검심: 교토 대화재 편]의 무대인사 중, 카미키 류노스케에게 끝없이 열광하는 팬들을 향해 분연히 떨치고 일어난 사토 타케루는 “시끄럽다!” 외쳤다. 켄신이 칼을 꺼내 들기 전에 얌전히 배우의 말을 경청하는 합죽이가 됩시다, 합.

춤 실력을 낭비해도 놀라지 말라
학창 시절 브레이크 댄스 연습에 매진한 사토 타케루는 아직도 상당한 춤 실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를 대중에게 널리 각인시킨 껌 광고는 쉽고 재미있는 율동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어딘가 동작마다 내공이 서려 있는 느낌적인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글. 윤희성(객원기자)
디자인. 전유림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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