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스미스, 디바의 탄생

2015.03.02

지난 2월 8일, 57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샘 스미스는 6개 부문 후보로 4개를 수상했다. 가장 중요한 상이라고 할 수 있는 신인상, 노래, 앨범, 레코드 4개 부문 모두 후보에 올라 앨범을 제외하고 3개를 가져갔다. 그래미 역사상 4개 부문에서 모두 후보가 된 아티스트는 10명이고, 그중 3개 이상을 받은 경우는 샘 스미스를 포함하여 3명에 불과하다. 샘 스미스가 앨범상을 놓친 것은 그가 현재 2008년의 에이미 와인하우스만큼이나 뜨겁다는 뜻이다. 그도 앨범상만 못 받았다.

샘 스미스의 성공은 뜨거울 뿐만 아니라 빠르다. 디스클로저의 ‘Latch’에 보컬리스트로 참여하며 데뷔한 것이 불과 2년 전이다. 그 이후 ‘Money On My Mind’로 영국 차트 1위에 올랐고, ‘Stay With Me’의 국제적인 성공을 거쳐 데뷔 앨범 [In The Lonely Hour]가 나온 것이 지난해 5월이다. 피처링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자신의 이름을 건 싱글이 성공하고, 앨범의 수록곡들이 고르게 사랑받는 일련의 흐름은 우리가 한동안 잊고 있던, 새로운 팝스타가 등장하는 방식을 재현한다. 인터넷과 SNS를 타고 흐르는 소문이나 특정한 이미지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노래와 목소리의 힘으로 우뚝 서는 것. 샘 스미스를 줄곧 따라다녔던 ‘남성 디바’라는 수식어는 그의 성공과 더불어 제 의미를 지니게 됐다. 샘 스미스 본인이 말한 대로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훌륭한 노래를 하는 가수 말이다.


‘디바’라는 말에서 다른 의미를 찾는 사람이 많다. 샘 스미스는 새 앨범 발매 즈음부터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의 뮤직비디오 ‘Stay With Me’는 은근하게, ‘Leave Your Lover’나 ‘Lay Me Down’은 그의 입장에서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드러낸다. 네 번째 그래미의 수상 소감에서 “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 고맙다, 덕분에 그래미를 4개나 받았다”고 말한 것도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비디오나 수상 소감 모두 그의 성 정체성에 대한 것은 아니다. 그의 노래들은 짝사랑이 아니라, 실패와 한계를 확인한 뒤에도 간절히 누군가를 원하는 처절함을 담는다. 그가 노래하는 감정은 사랑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보편적인 것이다. 샘 스미스는 자신의 앨범이 게이를 위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을 경계하지만, 동시에 자기 자신이 스스로에게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샘 스미스의 보편성은 이 지점에서 온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하되, 그것을 편안하게 수용하면서 누구나 공감하는 사랑 이야기로 풀어낼 줄 안다.

이것은 그의 음악이 왜 현대적인 ‘디바’로서 차별성을 갖는가에 대한 해답이기도 하다. ‘Stay With Me’나 ‘I’m Not The Only One’은 피아노와 현악 등을 전통적인 팝의 방식으로 사용하지만, 곡의 도입부에서는 건조하게 비트를 부여하는 최근의 스타일을 따른다. 하지만 후반부의 가스펠을 끌어들이는 폭발과 더불어 팝 보컬리스트로서의 샘 스미스를 드러낸다. 유행과 취향을 드러내지만, 거기에는 흔들리지 않는 장르적 기반과 보컬리스트로서의 자기 목소리가 명확하게 있다. 그가 미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린 것도 데뷔곡 ‘Latch’가 히트 후 2014년 미국 차트에서 다시 등장한 이후였다. 이것은 그가 이름을 알렸던 방법을 재현해 미국 시장에 상륙하기 위한 노력이었고, 그는 이후 천천히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면서 자신만의 히트곡을 여럿 갖게 됐다. 자신에 대한 뚜렷한 중심을 가진 상태에서 변화를 조화롭게 수용한다는 점에서, 그는 문자 그대로 2010년대의 ‘Standard’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는 이제 충분히 유명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그대로 세상에 선보일 수도 있다. 현재 새 앨범 작업 중인 샘 스미스가 자신의 가치를 지키고, 우리는 여전히 감동할 수 있을까? 나는 ‘그렇다’에 건다.

글. 서성덕(대중음악평론가)
사진제공. 유니버설뮤직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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