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2]│② 최현석 셰프부터 가정주부까지, 차승원의 요리를 평가하다

2015.02.24

요리만 보면 차승원과 살고 싶다는 유해진. 차승원이 요리를 너무 잘한 나머지 작정하고 어묵탕을 주문한 나영석 PD. tvN [삼시세끼 어촌편](이하 [삼시세끼 2])에서 차승원의 요리를 맛본 이들의 반응은 과장이 아니다. 차승원은 자연이 주는 재료에만 기대야 하는 섬마을에서 배추, 무, 생선 등으로 웬만한 요리를 뚝딱 완성한다. 거기에 바닷물로 배추를 절이고 장어를 못으로 박아 손질하며 무청과 쪽파를 꼬아 동치미를 담그는 등 수십 년 요리를 해온 주부들이 알 법한 노하우도 아무렇지 않게 활용했고, 여건에 맞춰 레시피를 변경하는 순발력도 보여줬다. 그의 레시피가 요리를 잘하는 이들과 요리에 문외한인 이들 모두의 시선을 끈 이유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과연 그의 요리 실력은 어느 정도이며 레시피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차승원이 ‘차줌마’란 별명을 얻게 된 지금, 최현석 셰프, 김풍 작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올'리브 [한식대첩 2] 서울팀 참가자 최영호 씨와 30년 차 주부 천영오 씨에게 차승원의 레시피 분석을 요청했다. (최현석 셰프는 다른 사람의 요리를 점수로 매기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해, 평가 점수는 없다는 점을 알린다.)


1. 장어구이
레시피

① 장어를 반으로 잘라 못으로 고정한 후 가시를 발라내고 간장, 다진 마늘, 물엿, 고추장을 넣어 양념을 만든다.
② 양념을 장어에 발라 숯을 담은 화로 위에 굽는다.

황교익: 그 환경에서 반찬으로 먹기에는 최상 (4점)
겨울 붕장어는 제철이 아니지만 그 환경에서 제철 재료를 따질 수는 없었을 거고 아마 기름이 덜 져서 담백했을 것 같다. 달고, 짜고, 매워 보이는 양념은 어떤 재료를 쓰든 맛이 없을 수 없지만 요리사가 아니기 때문에 그 여건에서 아마추어가 반찬으로 할 수 있는 최상이었을 거다. 다만 장어는 물기 때문에 찐득한 느낌이 있어 한나절 바닷바람에 충분히 말렸다면 더 맛있었을 것이고 양념을 바르기 전, 한 번 더 구웠으면 완벽했을 듯하다.

천영오: 장어 손질부터 횟집 아저씨 수준 (5점)
미끄러운 장어를 다듬는 것만 봐도 숙련된 사람이다. 못으로 장어를 고정시키는 방법은 많이 알려진 팁도 아니며, 보통 시장에 가면 내장 정도만 빼내고 가시는 발라내기 쉽지 않아 그냥 둔다. 장어가 얇아 거의 포를 뜨는 격이기 때문이다. 그런 장어를 살이 묻어나지 않도록 가시만 발라내는 차승원은 거의 횟집 아저씨 수준이다. 고추장 양념도 기본적으로 칼칼하고 맛있기 때문에 타지 않도록 간장과 잘 섞어 만든 것도 좋은 선택이다.

최현석: 전문가 수준의 생선 손질
생선을 손질할 때 칼로 뼈를 긁으면 피가 나와 비린내가 올라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 점에서 장어를 손질할 때 핏기가 살짝 보이지만 뼈를 하나하나 제거하는 스킬이나 지느러미를 자르는 디테일을 보면 단지 인터넷에서 자료를 보고 했다 생각하기에는 너무 능숙한 느낌이다. 횟집이나 셰프들은 꼬리 쪽부터 벗기기도 하는데 육안으로 봤을 때 거의 전문인처럼 보인다. 우럭도 핏물 없이 살을 발라내는 기술이 취미로 요리를 하는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과하게 능숙했다.


2. 매운탕
레시피

① 된장과 고추장을 물에 넣고 끓인다.
② 그동안 탕에 들어갈 채소(무, 대파, 양파, 마늘)를 다듬는다.
③ 물이 끓으면 시래기와 우럭과 배도라치, 다듬은 채소, 고춧가루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황교익: 고춧가루와 말린 우럭을 사용했다면 (3점)
사실, 고추장은 달아서 국물 맛을 텁텁하게 하기 때문에 고춧가루가 적당하다. 그리고 우럭을 한 번 말렸다면 어땠을까. 생선을 해풍으로 말리면 생선의 단백질 속에 있는 효소의 작용으로 감칠맛이 풍부해져 100배는 더 맛있어진다. 방송에 나온 이웃집처럼, 겨울철 어촌 사람들은 그래서 생선을 많이 말린다. 겨울에는 벌레도 없어서 생선 말리기 참 좋고. 그러니, 유해진 씨가 우럭을 사흘치 정도 먼저 잡아 말려두는 방식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최영호: 도전정신을 높게 본다 (3.5점)
시래기를 넣으면 오래 끓여야 하는데, 그러면 생선살이 부서지고 우럭의 기름기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우럭 본연의 맛은 살리기 어렵다. 시래기와는 조기가 가장 어울리며 겨울에는 수분이 없고 당분만 가지고 있는 배추의 밑 부분을 넣었으면 더 좋았을 거다. 우럭은 민물 생선이 아니기 때문에 고춧가루와 마른 고추를 활용했어야 했고.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도전정신과 의도를 높이 사 일반인들의 수준을 2.5점으로 봤을 때 3.5점을 주고 싶다.

천영오: 정석은 아니지만 놀라운 요리 스킬 (3점)
우럭은 기름기가 많기 때문에 매운탕을 만들 때 된장을 많이들 쓴다. 다만 여건상 그랬겠지만, 미나리가 아니라 시래기를 넣는 것은 흔한 방법이 아니며 고추장 또한 넣으면 맛이 텁텁해지기 때문에 매운탕에 넣는 재료는 아니다. 보통 고춧가루를 많이 뿌리고 매콤하게 하기 위해 청양고추를 더 넣는 식이다. 하지만 대충대충 빨리 하려고만 하는 듯 보여도 꼼꼼하게 채소를 썰고 다듬는 모습이 놀랍다. 어디에서 칼질을 배웠는지 궁금하다.


3. 홍합짬뽕
레시피

① 배추, 당근, 대파, 고추를 씻어 자르고 마늘 볶은 고추기름에 숨이 죽을 때까지 볶는다.
② 채소의 숨이 죽으면 솥에 옮겨 물을 붓고 간장 2스푼, 참치액 3스푼, 고추기름 3스푼, 고춧가루 3스푼, 매실액 2스푼, 설탕, 조미료 등으로 만든 양념을 넣고 끓인다.
③ 홍합, 양파를 넣은 후 차가운 물에 식혀둔 면 위에 붓는다.

김풍: 있는 재료를 최대한 활용한 자신감 (4.8점)
기본적으로 짬뽕을 만드는 방법과 거의 비슷하고 매실액의 단맛으로 풍미가 더 살았을 것 같다. 특히 고추기름을 활용해 채소를 볶는 건 정말 제대로다. 재료를 최대한 활용했다는 자신감이 느껴지고 거침없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그리고 굳이, 정말 굳이, 빈틈을 말하자면 맹물보다 껍질 까기 전의 홍합을 이용해 육수를 만드는 게 더 좋았을 거다. 만약 나라면, 아마 돼지 뼈와 닭 뼈를 섞어 만든 나가사끼 짬뽕 스프를 넣었겠지만.

최영호: 노하우와 요리 스킬이 ‘대박’ (4점)
일단 겨울 별미인 홍합을 넣었다는 것부터 게임 끝이고 배추를 넣은 것 또한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하는 노하우인데 어떻게 아셨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재료보다 스킬, 그중에서도 채소를 솥단지로 잘 볶았다는 게 대단하다. 웍(우묵하고 큰 냄비)도 아닌 솥으로 채소를 볶으면 불맛이 잘 안 나서 풍미를 잡기 어려운데, 한국식 도구인 솥을 이용해 중화요리를 잘 했다. 다만 매실액은 특유의 향 때문에 다른 재료의 특징을 없애는 면이 있어서 추천하기 어렵다.

최현석: 꼭 먹어보고 싶을 정도
채소를 볶을 때 불맛을 내기 위해 웍 끝부분에 살짝 불이 붙도록 잘 한 것 같다. 그리고 가장 높이 사는 점은 보통의 경우처럼 면을 국물에 직접 넣어 끓이지 않고 다른 물에 삶아 찬 물로 헹군 후 나중에 국물을 부었다는 점이다. 요리에 대한 이해가 상당한 느낌이며 자라면서 누군가 계속 코치를 해줬다면 ‘차 엄마’는 셰프로도 성공했을 것 같다. 방송을 보면서 ‘저건 저렇게 해야 하는데’ 싶었던 것을 딱 그렇게 하시는 걸 보고 감탄을 많이 했다. 짬뽕은 꼭 한번 먹어보고 싶다.


4. 우럭탕수
레시피

① 손질한 우럭에 칼집을 내고 후추와 소금을 뿌려둔 후, 간이 배면 감자전분가루를 묻힌다.
② 물에 식초, 설탕, 간장, 물엿을 넣어 탕수 소스를 만들고 채소를 손질한 후 볶는다.
③ 프라이팬에 우럭을 튀긴 후, 채소에 소스를 넣어 볶고 물에 갠 전분을 넣어준다.

김풍: 생선 손질부터 소스 만드는 것까지 훌륭함 (4.6점)
생선을 손질해 내장을 빼내는 게 쉽지 않은데, 일상적으로 요리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알 수 있다. 다만 디테일에서 전문 셰프와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전분가루를 묻히는 부분. 처음에 생선에 칼집을 냈는데, 전분을 그 사이사이에 좀 더 꼼꼼히 넣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그래야 살은 벌어지고 기름은 전분과 닿으며 껍질이 벗겨져 먹기 편하다. 하지만 전반적인 조리 과정과 탕수 소스를 만드는 모습은 감히 내가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하다.

천영오: 숙련된 주부의 느낌이 물씬 났던 요리 (4.5점)
소스를 만들 때 설탕과 물엿 중 하나만 넣어도 됐겠지만, 물엿은 음식을 윤기 있게 만들어주니 나쁘지 않다. 그리고 가스불이 아니라서 불 조절이 어려웠을 텐데 능숙하게 해냈고, 소스를 만들 때 어쩜 그렇게 계량도 안 하고 거침없이 몇 스푼씩 넣어 그럴듯하게 만드는지 신기하다. 뭐든지 적당히 넣고 간을 보면서 만드는 게, 20~30년 된 주부 같다. 다만 소스를 좀 묽게 했다면 마지막에 생선 위에 부을 때 소스가 생선에 착 안기면서 스며들었을 거다.

최영호: 우럭에 호사스럽게 옷을 입혔다 (4.5점)
조리 과정이 정석이고 소스 농도는 육안으로만 봐도 비율이 좋다. 튀김 요리가 가장 어려운데 우럭에 밑간을 해서 튀겨냈다는 점, 물에 갠 전분을 활용했다는 점도 놀랍다. 전분과 기름이 만나면 좀 더 바삭해지기 때문이다. 일반인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고 요리사로서도 한번 맛보고 싶었다. 다만 물엿은 전분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설탕만 넣었어도 됐을 거고, 고추기름이 소스에 들어갔다면 매콤해지면서 풍미가 살아났을 거다.


5. 고추잡채
레시피

① 밀가루에 온수를 넣어 반죽해 40분 정도 숙성시키고 밀가루를 묻혀 꽃빵 모양을 낸다.
② 꽃빵을 찔 수 없다면 반죽에 계란옷과 튀김가루를 묻혀 튀긴다.
③ 다듬어놓은 채소(당근, 양파, 대파 등)를 볶다가 굴소스, 후추를 넣고 더 볶아준다.

황교익: 순발력은 좋지만 맛은 장담 못 하겠다 (2점)
꽃빵을 튀긴 것은 아쉽기도 하면서 이해되기도 한다. 고추잡채에서 꽃빵의 역할은 잡채의 강한 맛을 누르고 입 안에서 이 둘이 어우러지게 하는 거다. 그래서 소금 간도 안 하고 반죽을 만드는 게 꽃빵인데, 튀겼으니 느끼하지 않겠나. 물론 나라도 당장 튀겼을 거고 현장 상황에 맞는 적응력은 뛰어나지만, 외부 요소를 다 빼고 요리 자체로만 본다면 박한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김풍: 순발력이 빛났던 꽃빵 조리 (4.5점)
꽃빵 찌는 것을 포기하고 튀겼다는 것은 대단한 순발력이다. 요리할 때 응용하는 걸 보면 기본적으로 감이 뛰어난 것은 물론 일반적인 엄마들보다 훨씬 잘하시는 것 같고 ‘차줌마’보다 ‘차 셰프’에 가까울 정도다. 하지만 나라면, 꽃빵을 튀기지는 않았을 거다. 튀기면 반죽의 수분이 뭉개져 결대로 찢어 먹는 게 제맛인 꽃빵의 특징을 살리기 어렵다. 쿠킹호일을 이용해 뚜껑 비슷한 걸 만들어 어떻게든 쪘을 것 같다.

최현석: 절묘한 꽃빵 튀기기
장작을 더 때서 불을 아주 강하게 했더라면 중식 레스토랑에서 느낄 수 있는 불맛이 났을 것 같아 아쉽지만 그 상황에서는 최선인 것 같다. 그보다 이 요리의 절묘한 반전은 꽃빵을 튀겼다는 점이다. 꽃빵을 찔 때 뚜껑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옆으로 김이 새는 걸 보고 바로 튀기기로 했다는 것은 현장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는 셰프의 내공이라 볼 수 있다. 꽃빵을 튀기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되기 때문에 절묘한 임기응변이라고 생각된다.


6. 김장, 동치미
레시피

① 깨끗하게 씻은 배추를 바닷물로 절인다.
② 무를 굵게 썰어 고춧가루를 뿌린 후 쪽파와 양파, 마늘 등 양념을 넣어 버무린다.
③ 약한 불로 찹쌀 풀을 쑤고 김칫소에 넣어 비빈 후 배춧잎에 펴 바른다.

최영호: 초짜 주부도 ‘차줌마’에게 배우면 김치 명인이 될 듯 (4.5점)
무채를 써는 걸 보니 일반인보다 칼질 솜씨도 훌륭하고 쪽파 길이도 적당하다. 찹쌀 풀은 유산균이 빨리 맛있는 맛으로 되는 데에 중요한 당을 제공하는 것이니 좋은 재료였다. 다만 배추가 속이 덜 찼고 덜 절여졌더라. 찹쌀 풀도 김칫소 양에 비해 너무 많이 들어간 듯 보인다. 그래도 요리를 하는 과정을 보면 감이 있는 것 같다. 동치미는 30분 만에 만들었던데, 엄청 빠른 거다. 맡았던 캐릭터처럼 요리도 거침없이 멋있게 하는 듯했다.

황교익: 김장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게 해줘서 고맙다 (4점)
김장이 굉장히 쉽게 할 수 있는 요리인 것처럼, 아마추어인 수준에서 굉장히 능숙하게 김치를 만들었다. 동치미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요리를 빨리 하던데, 조리 시간이 짧을수록 재료의 질이 확보되는 것이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다만 바닷물은 염도가 3.5 정도라 이틀은 두어야 충분히 절일 수 있다. 또 하루에 한 번 새 바닷물로 바꿔주기도 해야 한다. 방송에 나온 것만 보면 김장이라기보다 겉절이 정도의 맛이 날 것 같다.

천영오: 절이는 과정은 아쉽지만 주부도 배울 만한 레시피 (4.5점)
바닷물로 배추를 절이는 것도 좋지만 배춧잎 속마다 굵은 소금을 켜켜이 넣고 바닷물에 7~8시간 정도는 재워야 염도가 딱 맞다. 그래도 김칫소를 만들 때 무채 굵기는 기가 막혔다. 찹쌀 풀도 너무 많이 들어가면 빨리 쉬지만 두세 포기 정도 담갔으니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동치미에는 해조류를 넣었다면 새콤한 맛도 났을 거다. 하지만, 동치미를 만들 때 쪽파와 무청을 꼬아서 항아리에 넣는 것은 몰랐는데 덕분에 하나 배웠다.

글. 한여울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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