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김성주 VS 전현무, 포스트 국민 MC 전격 비교

2015.01.23
이경규와 신동엽, 유재석, 강호동이 방송을 대표하는 MC가 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이들처럼 개그맨으로 시작해 전문 MC의 자리에 오르는 경우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틈새를 파고든 것은 오히려 아나운서 출신의 김성주와 전현무다. 단순히 말을 잘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두 사람은 뚜렷한 특기와 이미지를 바탕으로 케이블과 종편, 지상파를 조금씩 접수 중이다. 그래서 지금, 가장 주목해서 지켜봐야 할 김성주와 전현무의 행보를 비교했다. 2015년의 마지막 순간에 누가 더 크게 웃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들이 MC로서의 경쟁력을 어떻게 키워왔는지에 대한 힌트 정도는 돼줄 것이다.



선택과 집중의 김성주 VS 다작의 전현무
지난 2014년, 김성주와 전현무는 각자의 한계를 시험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김성주는 올리브 [한식대첩 2], Mnet [슈퍼스타 K 6], JTBC [보스와의 동침] 등을 진행하는 동시에 MBC [우리들의 일밤] ‘아빠! 어디가?’에도 계속해서 출연하며 열 개 이상의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그중에는 tvN [오늘부터 출근]과 같은 직장 체험 리얼리티도 있었다. 여기에 2014 브라질 월드컵 중계,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식 사회, 전현무와 함께 진행한 MBC [가요대제전], [아이돌 스타 육상 양궁 풋살 컬링 선수권대회]까지 포함하면 정말 한 해 동안 쉬지 않고 일한 셈이다. 전현무는 그보다 더 바빴다. JTBC [크라임씬], Mnet [EXO 902014], tvN [렛츠고 시간탐험대 2], [로맨스가 더 필요해]처럼 종편과 CJ 계열의 채널뿐 아니라 E채널 [용감한 작가들] 등 비교적 작은 규모의 케이블에서도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김성주는 새로 투입된 라디오와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백인백곡-끝까지 간다]에만 고정 출연하고 있으나 전현무는 여전히 다작 중이다. 물론 아직 연초인 만큼 김성주의 활동 범위가 다시 작년만큼 넓어질 가능성도 있다.

중계하는 김성주 VS 깐족거리는 전현무
스포츠 전문 채널에서 캐스터로 활동하고, MBC 입사 후에도 월드컵 등의 스포츠 중계를 도맡아온 김성주의 특기는 당연히 중계다. 그래서인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중요한 지점을 콕 집어 해설하는 듯 정리하거나 대결 구도의 긴박감을 살리는 데 능하다. 심지어 ‘아빠! 어디가?’에서조차 아이들의 행동을 중계하는 것처럼 설명했을 정도다. 김성주의 특기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요리 대결을 펼치는 [한식대첩 2]와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특히 돋보인다. “지금부터 요리를, 시작해주십시오!”라는 단호한 멘트로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게스트들이 요리하는 과정을 유심히 관찰하며 “(닭가슴살을) 저렇게 (많이) 쪄버리면 뒷분들은 못 쓴다는 거죠”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반면 전현무는 전방위로 깐족거리며 모두를 웃게 만드는 스타일이다. [가요대제전] 당시에는 “소유가 (혜리보다) 압도적으로 앞서는 게 있어요. 나이가 왕창 많아요”라고 장난스러운 멘트를 날렸고, [로맨스가 더 필요해]에서는 틈만 나면 박지윤을 놀려 레이디 제인의 어머니로부터 “알반지 끼고 인중을 때리고 싶다”는 평가까지 받은 바 있다. 감정기복이 심한 남자친구 연기로 박지윤과 레이디제인을 울렸을 만큼 실감 나는 상황극 연기도 전현무의 강점.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진들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수트에 신경 쓰는 김성주 VS 뷰티에 민감한 전현무
유재석이 매끈한 수트 스타일링으로 자기관리가 철저한 MC의 이미지를 보여주듯, 패션과 뷰티를 통한 이미지 메이킹은 MC들에게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김성주는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하든 늘 수트를 착용한다. [슈퍼스타 K]에서 어지러운 무늬가 새겨진 수트 등으로 아주아주 가끔씩 무리수를 두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새하얀 셔츠와 단정한 재킷, 깔끔한 넥타이, 때로는 조끼까지 칼같이 챙겨 입는 정통 수트 스타일링을 선보이는 것이다. 한 점 흐트러짐이 없는 그의 코디네이션은 안경과 더불어 신뢰감이 강한 이미지를 형성한다. 이는 웬만하면 다른 출연자들에게 짓궂게 굴지 않는 김성주의 진행 스타일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전현무 역시 대부분의 경우 수트를 착용하나, 김성주보다는 캐주얼한 분위기로 연출하는 편이다. MBC [연애고시]에서는 재킷 안에 니트를 껴입고 납작한 운동화를 신어 장동민으로부터 “의상이 응삼이에요”라는 냉정한 평가를 듣기도 했다. 그가 사실 패션보다 더 관리하는 것은 외모로, JTBC [비정상회담]의 외국인 출연자들 앞에서 자신이 오징어 같아 보인단 이유로 눈 밑 지방 제거 수술을 하고 다크써클을 얻은 바 있다. 퍼렇게 올라오는 수염을 감추기 위해 BB크림을 잔뜩 발랐다가 호머 심슨처럼 변해버린 흑역사도 있으니, 얼굴마저 웃음의 소재로 활용하는 타고난 예능인이라 하겠다.

아이들과 함께 뜬 김성주 VS 춤과 노래로 뜬 전현무
‘아빠! 어디가?’에 출연하기 전까지 김성주는 MC로서 뚜렷한 존재감을 갖지 못했다. 민국이와 민율이라는 귀여운 아들들에게 자상한 아빠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짜파구리’라는 희대의 히트 아이템을 제조하며 MC로서의 그의 활동 또한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2014년 한 해 동안 유난히 많은 프로그램에서 김성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던 셈이다. 프리랜서 선언 후에도 딱히 어려움을 겪은 적 없는 전현무는 KBS 재직 당시 이미 지금의 캐릭터를 완성한 경우다. KBS [해피투게더 3]에서 샤이니의 ‘루시퍼’와 아이유의 ‘3단 고음’을 따라 하며 보는 이들에겐 커다란 문화충격과 빅 재미를, 스스로에겐 ‘예능 대세’라는 별칭을 선사한 것이다. 아직도 춤과 노래는 전현무라는 MC를 정의하는 중요한 요소다. 아이돌들과 ‘내 귀에 캔디’ 무대를 재연하거나(MBC 뮤직 [아이돌 스쿨]), “종상인 듯 종상 아닌 종상 같은 노오오~”([비정상회담])라고 열창하는 그를 당분간은 계속 볼 수 있을 거란 얘기다.

광고 멘트를 시그니처로 만든 김성주 VS 광고 멘트로도 웃기는 전현무
어쩌면 [슈퍼스타 K] 최고의 수혜자는 김성주가 아닐까. 생방송에서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는 순간, 중간 광고를 위해 “60초 후에 공개됩니다!”라고 외치는 그의 멘트는 [슈퍼스타 K]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로 보는 이들의 긴장감을 최고조까지 끌어 올린 후, 광고 멘트로 순식간에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드는 진행의 맛은 김성주가 아니라면 살리기 어려운 것이었다. 광고 멘트마저 MC의 시그니처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람이 그였다면, 전현무는 그것이 예능의 도구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JTBC [히든싱어]에서 최후의 승자를 발표하는 척하며 잽싸게 “광고!”를 외치는 것으로도 모자라, “김범수 씨는 힘들 때 누구를 생각하십니까? 저는 힘들 때 광고주를 생각합니다. 광고 보고 오겠습니다!”(김범수 편), “오늘의 우승자는… (‘ㄱ’이 보이게 큐카드를 천천히 빼며) 광고!”(이승환 편) 등으로 갈수록 업그레이드되기도 했다.

프리랜서의 쓴맛을 본 김성주 VS 조직의 쓴맛을 본 전현무
2007년, MBC에 사표를 제출하고 프리랜서로 나선 김성주는 한동안 순탄치 않은 나날을 보내야 했다. 어렵게 MBC [명랑히어로]의 진행을 맡게 되었으나 여덟 명이나 되는 게스트 앞에서 진땀만 흘리다 하차해야 했고, 라디오조차 그만두게 되었다. 다행히 김구라, 이경규와 함께 tvN [화성인 바이러스]로 복귀했지만 “김성주를 ‘바이러스 걸’ 정도로 취급했다”는 김구라의 증언처럼 MC로서 특별한 개성도, 돋보이는 존재감도 보여주진 못했다. 만약 이런 과정이 없었다면 “조급해하지 않는 마인드 컨트롤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회는 돌고 도는 거거든요”([여성중앙])라는 김성주의 신념은 단련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한편 전현무는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당시 캐스트 투입 건으로 KBS 관계자와 미팅을 가진 사실이 알려지며, 전 직장 동료였던 KBS 노조원들의 격한 반대에 시달려야 했다. 훗날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서 스스로 “내 그릇이 아니다. 해보니까 김구라 씨나 나 같은 사람은 중계를 못한다. 말이 많아서 동작을 전부 따라가다 보면 경기가 끝난다. 넘봐선 안 되는 부분이었나, 섣부르게 판단했나 생각했다”고 고백하기도 했으니, 흑역사가 아니라 자기성찰의 시간이었다고 말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전현무를 바짝 추격하는 김성주 VS 변화를 모색하는 전현무
전현무는 2014년의 대세였다. JTBC [썰전]에서 조사한 ‘방송인들이 뽑은 최고의 예능인’ 1위에 올랐으며, 여러 언론 매체들 역시 주저하지 않고 그를 2014년의 얼굴로 꼽았다. 분명 다작으로 인한 과도한 이미지 소비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전현무 스스로도 앞으로는 고정 프로그램을 줄이고 이미지를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tvN [수요미식회]와 JTBC [나홀로 연애중]의 고정 출연이 확정됐고, 오는 9월이면 드디어 전 직장인 KBS에도 출연할 수 있게 된다. 본인은 지쳤다고 말하지만, 몸을 던져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진행 솜씨는 여전히 발군이다. 한편, 젠틀한 이미지를 유지해왔던 김성주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캐릭터를 확장시키는 중이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정형돈과 깐족거리는 찰떡호흡을, [백인백곡-끝까지 간다]에서는 일반인과 연예인 게스트 간의 뛰어난 조율 능력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김성주가 제작발표회와 인터뷰 등에서 꾸준히 전현무를 언급하고 있는 만큼, 두 사람의 경쟁 구도는 지난해보다 올해 더 팽팽해질 전망이다. 그리고, 그럴수록 대체 불가능한 두 MC의 위상 역시 더욱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글. 황효진
디자인. 정명희
교정. 김영진




목록

SPECIAL

image 펜트하우스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