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지니어스> 월드의 완성

2014.10.22

1등과 꼴찌는 탈락. tvN <더 지니어스 3> 3회의 ‘중간 달리기’ 게임은 <더 지니어스>의 생존 전략을 함축한다. 너무 튀어도, 뒤처져도 위험하다. 시즌 1의 우승자 홍진호는 시즌 2에서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고, <더 지니어스 3>의 강용석은 2회에서의 활약으로 3회에서 경계 대상이 됐다. 하지만 강용석은 2회에서는 1회 때의 행동으로 몇몇 출연자에게 도움도 받았다. 시즌 2에서 이른바 ‘연예인 연합’은 홍진호를 비롯한 몇몇 출연자가 연예인이 아니라며 견제했다. 반면 시즌 3에서 특정 출연자에 대한 평가는 게임 내용에 따라 달라진다. 

<더 지니어스 3>에는 노홍철-은지원-이상민처럼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볼 관계도, 은지원-조유영처럼 과거 아이돌 가수와 팬 같은 관계도 없다. 게임 역시 실제 친분에 의한 연합을 맺기 어렵게 만든다. 1회의 ‘과일가게’는 출연자들에게 지급한 과일 카드를 통해 연합을 유도하고, 2회의 ‘배심원 게임’은 그들을 두 집단으로 나눈다. 시즌 2의 ‘자리 바꾸기’는 출연자들이 두 명의 패자를 만들면 그만이지만, <더 지니어스 3>의 ‘중간 달리기’는 각자 부여받은 능력에 따라 상성이 잘 맞는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더 지니어스 3>가 첫 회에 ‘폭력과 절도’를 절대 금지라 강조하는 것은 이 쇼의 방향이기도 하다. 시즌 2에서 논란이 된 위법 행위는 통하지 않는다. 메인 게임의 패자가 참여하는 데스매치는 게임 내용을 담은 봉투를 공개된 곳에 보관한다. 시즌 2에서 일부 시청자들은 제작진이 데스매치 참가자에 따라 게임을 결정한다고 주장했었다. 현실에서는 경쟁 중 담합, 왕따, 조작 및 각종 위법 행위가 벌어지지만, <더 지니어스 3>는 최대한 게임 안의 능력으로만 경쟁 가능한 세계를 만들었다.

게임이 실제 세계와는 다른 룰로 통제될수록, 게임의 세계관은 보다 명백하게 드러난다. ‘중간 달리기’는 1등과 꼴찌가 데스매치에 가고, 출연자들은 두 명을 탈락자로 만들어야 한다. 모두 나름의 능력이 있고, 연합은 필수이며, 탈락자는 반드시 발생한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그러나 혼자 투쟁하면 이기기 어려운 세상. 그래도 패자에게 주어지는 데스매치라는 기회. 지난 시즌까지 이 쇼는 데스매치의 승자가 상대방으로부터 쇼의 화폐인 가넷을 빼앗았다. 반면 <더 지니어스 3>는 데스매치의 승자에게 세 개를 모으면 데스매치 면제가 가능한 블랙가넷을 준다. 경쟁은 피할 수 없지만 패자가 덜 억울하게, 그리고 일확천금 대신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세계로의 변화.


<더 지니어스 3>는 더욱 복잡하고 공정해진 룰 속에서 출연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능력을 요구한다.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도 연합을 해야 승리할 수 있고, 누군가와 연합하려면 상대에게 제공할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중간 달리기’에서 출연자들은 상황에 따라 상성이 맞는 출연자들을 찾으며 연합을 바꿨다. 그만큼 경우의 수는 많아지고, 출연자들은 종종 게임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말까지 한다. 시청자들이 편집된 한 시간 남짓한 영상만을 보고 게임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애초에 어려운 일이다. 룰이 복잡해질수록 홍진호처럼 압도적인 활약을 하는 출연자가 나오기는 어려워진다. 그만큼 흥행성에는 불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더 지니어스 3>는 바로 그것을 통해 보다 독창적인 쇼로 나아간다.

강용석과 최연승은 <더 지니어스 3> 각각 2, 3회의 데스매치에서 살아남았다. ‘중간 달리기’의 최연승처럼,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았는데도 상황에 밀려 패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마지막 순간 놀랄 만한 능력으로 다시 경쟁 속으로 돌아온다. 그 방법은 모두 다르지만 모두 놀라우며, 동시에 그들의 본성을 보여준다. 데스매치에 이르자 강용석은 출연자들을 압박하며 그동안 방송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정치가의 협박에 가까운 협상법을, 최연승은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 침착하게 다른 이들을 설득하는 멘탈을 보여준다. 복잡한 게임 상황을 모두 설명하지는 않는다. 대신 출연자의 천재성과 본성이 드러나는 순간에 집중한다. <더 지니어스 3>는 게임의 재미 이상으로, 천재의 놀라움과 인간의 보편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것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오현민은 ‘중간 달리기’에서 게임의 흐름상 최연승이 탈락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 강용석과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시청자에 따라 그가 룰을 지키며 생존을 위해 움직였다고 할 수도, 생존을 위해 한 사람을 탈락으로 몰아갔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 승리법을 찾는 대신 그 승리가 내가 생각하는 이상에 맞는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 또한 누군가는 반드시 패배하는 상황에서 개인이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 <더 지니어스 3>의 출연자들은 누군가 반드시 떨어지는 게임 속에서 선택을 통해 자신을 증명한다. 나는 어떤 능력의 천재인가, 더 나아가 나는 누구인가. 첫 회에서 출연자의 다중지능 검사 결과를 보여준 것처럼, <더 지니어스 3>는 천재를 뛰어난 개인이면서도 군중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로 정의한다. 그러나 그들이 경쟁에서 이길수록 자신의 능력만으로 싸울 수 있는 세상을 약속한다. 경쟁 사회의 반영과 천재가 모든 것을 이겨내고 1:1 승부를 벌이는 드라마의 결합. <더 지니어스 3>는 완벽한 현실도 가상도 아닌, 그만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스포츠처럼 명확한 룰을 통해 드라마나 영화처럼 세상을 반영하는 리얼리티 쇼의 레벨 업. 그리고, 예능은 세상을 반영하는 것을 넘어 세상을 해석하는 또 다른 가능성을 얻었다.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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