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와 Xbox One, 궁극의 게임기를 향해 가다

2014.09.24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4(이하 PS4)와 지난 23일에 출시한 MS의 Xbox One 중 무엇을 사야 할까. 콘솔 게임기를 사려는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을 테지만, 두 기기를 사양으로 비교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지난 몇 해 동안 많은 변화를 거쳐, 두 기기는 디자인만 다를 뿐 거의 같은 성능을 가졌다고 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둘 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에 옥타코어(한 CPU 내부에 연산 처리를 하는 코어가 8개 있는 중앙처리장치)를 장착했고, 하드디스크 용량은 500GB로 동일하다.

“게임기는 일단 게임을 하기 위해 사는 것이다. 일단 게임기로 팔아야 나머지 기능들도 사용하게 할 수 있다.” MS가 Xbox One에 대해 밝힌 정의는 두 게임기가 비슷해지는 이유다. MS는 과거 PS4에서 1080p나 900p의 해상도로 돌아가는 게임이 Xbox One에서는 900p, 720p로 돌아간다는 마니아들의 지적에 해상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지난 8월에 출시된 <디아블로3 대악마판>은 PS4와 마찬가지로 1080p의 해상도로 돌아간다. 반면 소니는 PS4의 듀얼쇼크 4를 Xbox 360의 컨트롤러와 유사하도록 손잡이 부분 디자인 및 버튼과 스틱 사이의 간격을 개선했다. 전 기종인 PS3의 컨트롤러였던 듀얼쇼크 3가 그립감이 좋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결과다. 두 회사 모두 게임기로서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상대 회사의 장점들을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두 회사가 서로 같은 것만을 시도한 것은 아니다. PS3 발표 당시, 소니는 대용량 디스크인 블루레이 드라이브를 탑재하면서 PS3가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MS는 작년 6월 Xbox One에 관한 계획을 발표할 당시 케이블 TV 및 IPTV 셋탑박스와의 연동과 키넥트(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사람의 신체와 음성을 감지해 TV 화면 안에 그대로 반영하는 신개념 동작 인식 게임)를 통한 조작을 강조했다. 그러나 두 회사의 비전은 모두 콘솔 게임 이용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용자들은 소니의 정책에 대해 “게임기 본연의 기능보다는 다른 것에 치중한다”는 불만을 나타냈고, 그 결과 소니는 PS4에 대해 게임기로서의 면모를 전면에 내세웠다. 현재 PS4는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1,0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MS 역시 마니아 팬들로부터 게임기의 본연에 충실한 대신 캐주얼 게임이나 키우려고 한다는 반발에 부딪혔다.

얼마 전 MS는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사를 약 2조 5천억 원에 인수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의 주도권은 스마트폰으로 옮겨졌다. 애플TV 같은 비디오 스트리밍 셋톱박스가 있으면 TV로도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 게임도 많다. 한때 센세이션을 일으킨 닌텐도 DS와 닌텐도 위의 판매량이 저조해진 것은 이런 영향이다. 소니와 MS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한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스마트폰으로 충분한 상황에서, 굳이 콘솔 게임기를 사는 사람들은 보다 마니아적인 면모를 가질 수밖에 없다. 게임기의 사양을 일일이 따지고, <헤일로> 같은 대작 게임을 즐길 수 있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MS와 소니가 서로 닮아가며 가장 이상적인 게임기를 만들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반면 라이트 유저라 할 수 있는 게임 이용자를 잡으려는 노력은 기존 이용자들의 반발에 부딪힌다. 게임을 반드시 콘솔이나 PC로만 즐길 필요가 없는 시대에, PS와 Xbox는 우선 기존 소비자층을 확실히 다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두 회사의 실질적인 경쟁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옮겨진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얼마 전 MS는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사 및 IP를 약 2조 5천억 원에 인수했다. 앞으로 <마인크래프트>는 Xbox One에서만 할 수 있을 것이다. <헤일로>, <퀀텀 브레이크>, <포르자 호라이즌> 역시 마찬가지다. 반면 <언차티드>, <갓 오브 워>, <그란 투리스모>는 PS4에서만 즐길 수 있다. 또한 MS가 그들의 게임 스토어인 엑스박스 라이브 아케이드를 통해 인디 게임을 판매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자, 소니는 더 좋은 조건으로 인디 게임 개발자들을 스카우트했다. 사양이 비슷해질수록 독점 타이틀이나 게임 개발자들과의 계약 유무가 핵심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애플을 비롯한 스마트폰 회사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MS와 소니 역시 게임기로 그것을 가능케 하려 했다. 하지만 편의성에 집중하는 스마트폰과 달리 게임기 또는 오디오를 구매하는 고객은 그만큼 기기의 기능에 충실할 것을 요구한다. 과거 게임기를 사던 라이트 유저들은 상당수 스마트폰에 만족하고, 그럴수록 두 회사는 게임 그 자체에 집중하면서 경쟁의 룰은 바뀐다. 더 좋은 사양의 게임기가 나오고, 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하드웨어는 궁극의 기기로 나아가고, 소프트웨어는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그들만의 영역을 만들어낸다. Xbox One과 PS4의 현재는 스마트폰 이후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회사의 한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은 두 회사에 좋은 미래일까. 아직 알 수는 없다. 다만 당분간은, 콘솔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역사상 최고의 게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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