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레전드는 왜 좋은 감독이 못 될까

2014.08.28
사진제공. KIA 타이거즈

NC 다이노스 구단주인 김택진 NC 소프트 대표는 최근 사내 최고의 인재 두 명을 뽑아 연구를 시키는 중이다. 주제는 일반적 예상을 훌쩍 벗어난다. 과제는 “왜 한국의 야구 스타들은 오랫동안 존중받지 못하는가”이다. 최동원을 좋아했던 야구 소년 출신인 김 대표의 눈에도 그와 그들의 영웅이 선수 시절의 명예를 지키지 못하는 현실이 잘 이해되지 않았던 듯 하다.

아직 결론을 내렸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어쩌면 그들도 끝내 이유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프로야구에서 선수로서 영웅이었던 이들이 감독으로서는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빈번하다. 김응용(한화), 선동열(KIA), 이만수(SK), 김시진(롯데) 감독. 이들을 빼고 한국 프로야구사를 논할 수 없는 수준의 스타 중 스타다. 한국에도 명예의 전당이 생긴다면 어렵지 않게 입성이 결정될 인물들이다. 이들이 누군가. 하지만 감독으로서(김응용 감독은 한화로 한정)는 팬들에게 결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감독인 팀의 팬들은 포스트시즌 진출권이 걸린 4위를 오히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경우마저 눈에 많이 띈다. 4강을 원치 않는 것도 혹여 뒷걸음질 하다 4강을 밟아 연임될까 걱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로 “가을로 가라”며 등 떠미는 ‘웃픈’ 일들이 각종 커뮤니티에선 일상처럼 일어나고 있다. 솔직히 삼성, 넥센, NC를 빼곤 다 고만 고만한 경기를 하고 있다. 그 팀 중 하나가 5할 이하 승률로 포스트시즌에 겨우 갈 수 있다는 것은 그리 자랑할 일 만은 못된다. 이런 경기력을 보여주는 팀 중 대부분이 선수 시절 영웅이었던 감독들이니, 유독 이런 현상이 두드러져 보이기도 할 것이다.

다만 일단 미국이나 일본과 다른 측면의 시선으로 우리의 스타들을 다시 들여다 볼 수는 있다. 메이저리그는 말할 것도 없 일본 야구 역시 스타를 마케팅에 최대한 활용한다. 돈을 벌기 위한 상품으로서의 스타는 훨씬 더 잘 포장되기 마련이다. 모 구단 마케팅 담당자는 “롯데가 FA로 김주찬·홍성흔을 떠나보낸 직후, 둘의 유니폼을 세일해서 팔았다. 우린 그런 롯데를 손가락질 했다. LG는 유광 잠바를 팔며 “돈을 벌려 물량 조절하지 않는다”는 말을 반복해야 했다. 우리는 아직 야구로 돈 번다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당연히 구단의 보호도 약하다. 야구 실력 떨어진 스타는 그저 짐처럼 여기는 건 아닌지 모를 일들도 흔히 일어난다”고 풀이했다. 요미우리에서 감독으로 실패한 뒤 다이에 호크스(현 소프트뱅크)에서 다시 지휘봉을 쥔 오 사다하루(왕정치)는 그 첫 해에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자 구단주가 단장을 불러 호통을 쳤다. “세계 기록을 세운 사나이다. 우리가 그를 욕보인다는 게 말이 되나. 돈은 얼마든 써도 좋으니 제대로 팀을 만들라.” 다이에는 오래지 않아 퍼시픽리그를 대표하는 팀으로 성장했고, 오 감독은 일본을 대표하는 선수에서 감독으로 자연스럽게 성장했다.

그러나 결국 우리의 별들이 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에선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보다 더 거친 환경을 이겨내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들이다. 가진 것을 펼칠 수 있는 시간도 적잖이 주어졌다. 하지만 결과는 팬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한 해태 출신 야구인의 말은 그래서 한 번 더 생각을 하게 했다. “올해가 끝나면 해태 출신 감독은 씨가 마를 가능성이 높다. 한국 프로야구의 상징과 같은 해태다. 하지만 해태 야구는 그 명맥이 끊어질 위기다. 해태 야구가 허상이었던 것인지, 아니면 바뀐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것인지 나부터 먼저 반성하고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처참한 심정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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