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③ 우현, 호야, 동우와의 아주 사적인 인터뷰

2014.08.08

톱 권오수클래식, 팬츠 그레이하운드

KBS <하이스쿨: 러브온> 촬영 때문에 더 바쁘겠다.
우현
: 콘서트 준비와 음악방송, 연기까지 쓰리잡을 하고 있다. 숨만 겨우 쉬면서 살고 있다. (웃음) 어제도 드라마를 새벽 2시까지 찍고 왔다. 아직은 아닌데, 아마 콘서트가 끝나고 나면 드라마 촬영도 거의 생방송처럼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 콘서트 하는 7일 동안은 촬영을 못하거든. 드라마는 소홀하게 하면 다 드러나기 때문에 굉장히 신중해야 하는 작업인 것 같다. 그래서 연습도 많이 하고, 평소에도 극 중 인물인 신우현처럼 행동하려고 한다. 혹시 지금 남우현 씨를 찾으신 건가? 난 신우현인데, 남우현은 저기 갔다. 찾지 말아 달라. 피곤해서 자고 있다. (웃음)

신우현은 어떤 캐릭터인 것 같나.
우현
: 이슬비(김새론)한테 잔소리를 많이 한다. 그런데 그 안에 러브라인이 있을 예정이어서 귀여운 투닥거림 같은 걸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내가 이슬비한테 어쩔 수 없이 정이 드는 거지. 그 외 다른 여자아이들에게는 도도하고 시크하게 대한다. 일종의 어장관리를 하는 신우현인데, 실제의 나는 그렇게 못하니까 드라마에서 마음껏 누리고 있다. (웃음) 하지만 어떤 면에선 나와 신우현이 비슷한 것 같다. 나는 여러 사람들과 있을 땐 애교도 좀 부리고 웃겨주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데, 단둘이 있으면 굉장히 진지한 편이다. 얘기도 잘 들어주고, 조언도 해준다.

혹시 연기할 때 애드리브도 하나.
우현
: 한다. 예를 들어, 신우현이 천국고에 처음 전학을 가서 지각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건 거의 다 애드리브였다. 선생님이 “어이 전학생” 하면 “예”, “넌 뭐야?”, “어, 전 전학생인데요”, “엎드려, 여기”까지가 대본이고, 뒷부분은 내가 만들어냈다. 나머지 애들이 운동장을 뛰는데 신우현은 가만히 있으니까, 선생님이 “넌 왜 안 가?” 하고 묻는 거다. 그래서 하하 웃으면서 “전 전학생이라서…” 이러고 한 번 더 리마인드를 했다. 그게 방송에 나갔더라. 물론 모니터링도 철저하게 한다. 아무래도 연기할 때 안 좋은 습관들이 몇 개 있다 보니, 제스처나 몸을 쓰는 방법 등을 많이 연구하려고 한다.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데 그 중 가장 신경 쓰는 건 뭘까.
우현
: 세 개 다 신경 쓰고 있다. 본래 직업이 가수이기 때문에 무대에서의 모습도 고민을 많이 하고, 연기도 마찬가지다. 특히 연기는 내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작품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드리면 시청자 분들이 나를 가벼운 사람으로 여기실 수도 있을 것 같더라. 일부러 쉬는 시간마다 대본을 계속 보면서 작가님이 왜 이런 대사를 쓰셨을까, 이 장면에서는 왜 이렇게 하라고 하셨을까 생각했다. 그러면서 한 장면을 찍더라도 여러 가지 버전을 준비한 거다. 첫 번째는 밝은 버전, 두 번째는 좀 어두운 버전, 세 번째는 유쾌한 버전 이런 식으로 대사 하나를 많이 갖고 놀아봤다. 선배님들이나 감독님들에게도 조언을 구하면서.

왜 그렇게까지 준비를 하나.
우현
: 일부러 좀 그렇게 해가는 편이다. 답답하다기보다는 불안함이 있어서 다양한 수를 미리 준비하는 거지. 사실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 아직까지도 항상 긴장이 된다. 이건 그냥 선천적인 내 성격이라 평생 못 고칠 거다. 그 상황에 익숙해지는 법을 배워야지. 나 스스로 촬영했던 현장의 분위기와 느낌, 캐릭터와 마음 등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원래도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기보다는 그냥 스스로 열심히 해나가는 게 내 성격이니까. 그래도 이렇게 하다보면 조금씩 나아지더라.

긴장을 하지 않으면 결과물이 잘 안 나오는 편이기도 한가.
우현
: 확실히 퀄리티가 많이 떨어진다. 한번은 긴장을 안 하고 연기를 해봤다. 막 웃고 떠들다가 그대로 슛이 들어갔는데, 집중이 너무 안 되는 거다. 그런데 OK가 났다. 모니터를 했는데 너무 마음에 안 들더라. 그때 ‘난 이렇게 하면 진짜 흐트러지는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이제는 신 들어가기 전부터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계속 감정을 가지고 있다가 촬영에 들어간다. 아직 방송은 안 됐지만, 앞으로 나올 부분들에는 감정신들이 훨씬 더 많거든.

자신한테 좀 냉정한 것 같다.
우현
: 일적인 면에서는 그렇다. 스스로 ‘너 이거 안 하면 안 돼’라고 딱 잘라서 이야기한다. 실수를 하면 잠을 못 잘 정도로 자책하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이러니 웬만하면 그런 경우를 안 만드는 게 겠다 싶어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그렇다면 주변 사람들에겐 어떤가.
우현
: 눈치를 많이 본다. 아무래도 챙겨야 되니까. 그리고 사람을 많이 만나다 보니, 누군가와 5분 정도만 이야기를 해보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성향인지 알 수 있다. 어떤 사람이라는 걸 빨리 캐치하는 거다. 다른 사람들이 나한테도 이렇게 해주길 바라긴 하지만, 말 그대로 생각만 할 뿐이다. 외로울 때도 있지만 인생이 다 그런 거지. (웃음) 나보다 더 외롭고, 나보다 더 힘든 친구들도 있기 때문에 그냥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눈치를 많이 본다면, 남들의 평가에도 민감하나.
우현
: 평가 받는 건 당연히 중요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면 내 멘탈이 무너지거든. 다른 사람들이 나한테 어떤 평가를 해도 나는 열심히 했으니까, 남부끄럽지 않게 했으니까 슬퍼하거나 힘들어하진 않는다. 다음에는 그것보다 더 좋은 걸 보여줘야지, 하고 더 이를 악무는 것 같다. 저평가를 하면 할수록 나는 더 강해지려고 노력하는 거다.

그럼 결국 어디까지 이뤄내고 싶은 걸까.
우현
: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제일 연기 잘하는 사람이 될 거예요’ 이런 목표는 없다.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 남거나, 정말 저 역할에 어울렸다 혹은 저걸 어떻게 해석했구나, 그런 평가만 받을 수 있으면 된다. 음악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아, 이 노래에서 이런 부분을 우현이가 잘 살렸구나, 그런 소리만 들으면 나는 그걸로도 만족한다. 앞으로의 길도 많이 남아있고, 무엇보다 나는 아직 어리고 해야 할 일도 많으니까. 누구든 앞으로의 내가 궁금하다면, 계속해서 지켜보면 되지 않을까? 

톱 권오수클래식

다친 다리는 좀 괜찮나.
호야
: 뼈에 금이 살짝 가고 근육이 좀 놀랐다고 하더라.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스케치북>)을 녹화하다 다친 건데, 거긴 남자 관객들이 절반이다. 그런데 여자 분들은 우리를 좋아하시는 한편, 남자 분들은 ‘어디 한번 잘하나 보자’ 하고 약간 팔짱을 끼고 보시는 분위기가 있더라. (웃음) 그래서 <스케치북>에 출연할 때마다 남자들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멋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평소 하던 것 이상으로 너무 오버를 한 거지. 다 내 잘못이다.

남자들의 인정을 받는 게 중요한가.
호야
: 무대에서든, 어디서든 동성한테도 어필할 수 있어야 진짜 매력이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런 남자 가수들을 보면서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이 일을 꿈꾸게 된 거였고.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좋아했던 가수가 유승준 선배님이었고, 중학교 1학년 때 쯤엔 비 선배님을 굉장히 좋아했다. 그 뒤로는 어셔나 저스틴 팀버레이크 같은 분들도 좋아하게 됐다. 말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이런 분들에게선 아우라 같은 게 뿜어져 나오지 않나. 그건 실력을 떠나서 정말 있는 사람한테만 있는 것 같다. 그 사람의 스토리를 구구절절 듣지 않더라도 눈빛에서 느껴지는 뭔가가 있다.

그런 매력을 위해서 필요한 건 뭘까.
호야
: 제일 중요한 건, 경험이 많아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똑같이 10박 11일 여행을 다녀오더라도, 그게 진짜 경험으로 쌓이려면 그냥 갔다 오는 게 아니라 본인이 생각을 하고 자연스럽게 뭔가를 느끼려고 해야 한다. 깨닫는 게 있어야 하는 거지. 그래서 나도 정말 사소하게, 혼자 집에서 책을 읽더라도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편이다. 확실히 그런 경험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가사도 쓸 게 다양해지더라. 요즘에 인피니트 H 앨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예전엔 가사에 뭘 쓸지 고민했다면 요즘은 소재가 넘쳐난다. 뭘 빼야할지 고민하게 될 정도로.

이번 앨범에도 인피니트 H 이름으로 ‘Alone’이라는 곡이 들어가 있던데, 작업과정은 어땠나.
호야
: 그 곡을 만든 알파벳의 유석 형과 개인적으로 친하다. 그래서 정말 편하게 했다. 그냥 음성메시지로 이건 어떠냐, 저건 어떠냐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전화로 이야기를 하면서. 크레딧에는 랩 메이킹으로만 내 이름이 올라가 있긴 한데, 사실 랩뿐만 아니라 브릿지 부분의 가사와 멜로디도 내가 쓴 거다. 멜로디는 유석 형이 쓴 걸로 다시 바뀌긴 했지만. 노래 콘셉트가 여자친구와 권태기를 맞은 형의 현재 심정이었는데, 옆에서 하도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나도 자신 있게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나 역시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기도 하고. 그때의 기억을 되짚어보면서 가사를 썼다.

술적인 부분보다 감정에 몰입한 셈이다.
호야
: 무대에서도 그렇게 된 것 같다. 예전에는 여기서 힘을 많이 주고, 여기선 표정을 어떻게 해야 잘 나오고, 3번 카메라는 이런 각도로 봐야 되고 등등 여러 가지 계산을 다 하고 무대에 섰다. 요즘은 감정 딱 하나만 생각한다. 춤도 노래도 테크닉적인 건 어차피 연습실에서 다 만들어졌으니까. 이건 랩 할 때나 연기할 때 등 다양한 분야에 다 적용이 된다.

평소에는 어떤가.
호야
: 경상도 사람이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예전엔 슬퍼도 안 울었다. 남자는 울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나보다. 그런데 2년 전부턴가, 내 자신을 좀 놨다. 슬픈 영화를 보면서 펑펑 울 때가 정말 많다. 숙소에서도 아무도 없는 새벽에 혼자 슬픈 영화를 본다. 그러다 슬픈 장면이 나오면 막 흐느끼면서 울고 있다. 그럴 때 누가 갑자기 들어오면 급하게 눈물을 닦느라 인사도 안하고 숨어 있기도 했다.

변하는 본인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게 되나.
호야
: 사람이 이렇게 쉽게 변하는 줄 몰랐는데, 성격도 노력을 하면 변하는 게 신기하다. 내가 앞으로 어떻게 더 변할지 기대도 되고. 융통성도 좀 생긴 것 같은 게, 예전엔 인간관계로 무언가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그런 걸 너무 안 해서 손해 보는 일이 많았거든. 이제는 깨달았다. 나는 그동안 너무 순수하게 생각해왔구나. 혼자 힘으로 다 할 수 있을 줄 알고 착각을 했던 거다. 실력이 우선이다, 일단 나만, 우리 팀만 열심히 하면 된다, 그렇게. 그런데 오히려 그런 모습이 누군가에겐 더 안 좋게 비춰질 수도 있고, 그걸로 인해서 기회도 적게 오는 것 같더라. 작년 말 정도부턴 너무 딱딱하게 살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 연예인들이 사업을 하는 것도 3개월 전까진 이해를 잘 못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그런 가치관까지 변한 이유는 뭘까.
호야
: 뭐든지 고집 부리지 않는 게 좋은 것 같다. 내가 지금 확고하게 생각하는 것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별 거 아닌 게 될 수 있으니까. 확실히 경험이 중요한 게, 나는 회사 오디션을 볼 때 춤이 아니라 노래로 뽑혔다. 그런 상황에서 사장님이 갑자기 랩을 하라고 하시니 정말 하기 싫은 거다. 그런데 2집부터 랩을 스스로 써보니 창작하는 건 재밌더라. 그때부터 랩에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그러면서도 ‘아, 난 노래를 하고 싶은데 랩을 하고 있어도 되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후 시간이 1, 2년 지나보니 랩이 노래에도 도움 된다는 걸 알았다. 어차피 같은 음악이니까. 연기를 처음 했을 때도, 좋긴 하지만 이것 때문에 노래와 춤 연습시간이 줄어들어서 실력이 더디게 늘면 어쩌나 걱정했다. 하지만 춤이나 노래만 10시간 연습하는 것보단, 연기를 5시간 하고 연습을 5시간 하는 게 둘 다 같이 늘더라. 서로 시너지가 나는 거지.

자신을 바꿔가면서까지 이루고 싶은 일이 있는 건가.
호야
: 최종목표는 딱히 없다. 내가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건 1등 했을 때, 혹은 상 받았을 때가 아니라 그냥 무대를 할 때다. 심지어 혼자서 춤 연습하는 걸 찍어보고, 혼자 녹음해 보고 모니터링을 하는데 뭔가가 나아진 것 같으면 제일 행복하다. 지금은 내가 계속 발전하는 걸 느끼고 싶다.

마음이 조급해지진 않나.
호야
: 기회만 와 봐라, 그냥 다 엎어버린다, 이런 생각을 하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그것보다도 그냥 즐기면서 하는 것 같다. 그게 결과도 더 좋더라. 어차피 지금 당장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열심히만 하면 나는 계속 성장할 테니까 나중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나. 급하게 해봐야 좋은 게 없다. 억지로 기회를 막 만들 필요는 없는 거다.

톱 씨와이초이, 팬츠 권오수클래식

노래실력이 엄청나게 는 것 같더라.
동우
: 타이틀곡에서는 후크도 빠지고 아무 소스도 없이 보컬만 튀어나온 부분을 내가 맡게 됐다. 감정전달이 잘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더 도드라지게 들린 걸 수도 있다. 이번 앨범 수록곡 중에 ‘다이아몬드’라는 노래가 있는데, 여기 나오는 모든 애드리브를 내가 다 했다. 무대에서 처음 부를 때는 너무 떨려서 배탈이 나기도 했다. 랩만 하다가 갑자기 애드리브까지 하려니까 스트레스를 엄청 받은 거다. 메인보컬들의 고충을 제대로 느꼈다.

그런 도전과제가 생길 때마다 계획을 세워서 실행하나.
동우
: 확실한 계획은 세워두지 않는다. 사람이 기계가 아닌 이상 그걸 그대로 지킬 수 없는 게 확실하니까. 다만 틀은 정해놓는다. ‘이 정도까진 내가 해보자’ 하면서 횟수를 정해놓기도 하고, 혹은 ‘찜찜하니까 한 번 더 해보자’ 정도의 생각은 하는 거다. 그리고 내가 흥이 나면 굳이 잠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밤을 새우든 말든 마음에 들 때까지 해보기도 한다. 정해놓은 시간이나 횟수에서 오버가 되더라도, 결과물이 부족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단 낫지 않나. 음식도 맛을 봐야 맛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듯 해봐야 아는 거다. 보컬 연습을 할 때도 호흡이 달려서 안 된다, 그러면 기술을 넣어보고, 그래도 안 되면 한번 쉬었다가 더 힘을 줘보는 식이다.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열어놔야 어떤 능력들을 결국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거니까.

그래도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을 땐 어떻게 극복하는 건가.
동우
: 언젠가 트위터에 이런 문구를 올린 적이 있다. ‘당신이 포기하려는 순간이 성공하기 전 그 단계다.’ 유명한 말인데, 지금도 여기엔 굉장히 공감한다. 그래, 한번만 더하자, 한번만 더 하자 했던 게 결국에는 뼈가 되고 살이 되더라. 고통스럽지만 언젠가 내가 이걸 달성했을 때의 성취감을 위해서 참고 노력하는 게 습관이 됐다. 예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그런 참을성이 있는 게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한다. 계속 거름을 주는 것 같은 거지.

다른 사람들한테 힘든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나.
동우
: 별로 그렇지 않다. 내 경우엔, 억지로 힘들지 않은 척을 하면 그대로 티가 나서 팬 분들도 다 아시더라. 예를 들면 ‘오늘 음악방송에서 신곡을 설명할 때 약간 힘들어 보이더라’ 그런 식이다. 나도 사람인지라 힘들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건데,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할 때가 아니라, 멘트를 할 때까지 굳이 힘들지 않은 척 연기를 할 필요는 없는 거다. 물론 항상 에너지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지만 내 자신을 속이고 싶지는 않다.

에너지가 방전됐을 때의 해결책은 뭘까.
동우
: 본가에 자주 간다. 그게 엄청 힐링이 된다. 어릴 때의 향수가 있는 곳이기도 하고, 부모님이 해주신 밥을 먹고 오면 약간 모든 걸 한번 내려놨다가 오는 느낌이 든다. 집에 갈 땐 지하철 중앙선을 주로 이용하는데, 그래서 사진이 많이 찍혔다. 심지어 검은색 정장을 입고 마스크까지 써서 눈밖에 안 보이는데도 그걸 어떻게 알아채시더라. 덕분에 집에 내려가고 있을 때 가끔 회사에서 전화가 오기도 한다. “동우야, 혹시 전철 탔니?” “어, 어떻게 아셨어요?” (웃음) 그럴 땐 좀 놀라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에피소드인 것 같다.

힘들어도 웅크리고 있지 않는 타입인가보다.
동우
: 감정에 충실한 건 좋은데, 쓸데없이 막 우울해지는 그런 사람도 있지 않나. 어떤 사람들은 밤에 잠이 안 와서 술 마신다 그러는데, 나는 그게 소비적이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취미생활을 갖는 게 낫다. 요즘 한강에 가보면 할 게 많다. 친구들이랑 배드민턴을 쳐도 되고, 스케이트보드를 타도 되고, 아니면 친구랑 드라이브를 하면서 음악을 크게 들어도 된다. 만약 진짜 음주가무를 즐기고 싶다면, 제대로 한번 놀고 다음날 깔끔하게 마음을 다잡든가. 날씨 때문에 멍하다, 누구 때문에 심란하다, 그건 변명밖에 안 되는 것 같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일을 해서 그런지, 예능 프로그램이나 라디오에서도 이전보다 잘 하고 있더라. 순발력이 많이 늘었달까.
동우
: 말하는 걸 굉장히 좋아해서 차츰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예능이든 라디오든 모니터링은 따로 하지 않는다. 그때그때 했던 것에 대해선 후회를 하지 않고 넘어가는 스타일이거든. 라디오도 미리 준비해가면, 내가 생각한 거랑 달랐을 땐 거기에 계속 신경을 쓰다가 오히려 말릴 때가 있다. 그래도 라디오 DJ는 진짜, 정말 해보고 싶다.

그 이야기를 여러 인터뷰에서 꾸준히 했던데, DJ를 왜 그렇게까지 해보고 싶은 걸까.
동우
: 라디오에서 사연이 오면 내가 같이 이야기해주고, 전화통화를 하면서 조언해주는 동시에 나도 배워가는 그런 게 좋다. 아무래도 대화하는 걸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 딱히 애정결핍은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나랑 같을 순 없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관점이나 세계관에 대해 들으면서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는 걸 느낀다. ‘이런 건 다음부터 조심해야겠다’라는 생각도 하고, 들은 것 중에 좋은 말들은 다른 방송에서 내가 또 쓸 수도 있는 거고. 공부가 되는 거지.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가.
동우
: 그렇다. 가령 친구가 어머니와 자신의 갈등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면, 어머니 입장도 돼보고 친구 입장도 돼본다. 꼭 한 사람당 한 가지씩은 나도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더라. 그런데 이런 경우, 대부분 양쪽 다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한다. 결국에는 서로 조금만 양보하면 되는 부분인 거다. 말하자면 유연함이 필요한 건데, 내가 남자답다고 생각하는 모습도 비슷하다. 카리스마 있게 막 ‘이리와’ 이런 것보다도 세상에 대한 유연함이 있어야 한다. 맞받아칠 땐 맞받아치고, 비껴나갈 땐 비껴나가고, 튕겨낼 땐 튕겨낼 줄도 알아야지.

살아가는 데 어떤 식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
동우
: 만약에 결혼을 한다면, 여자 분은 시부모님을 만나 뵈고 나는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만나 뵈게 되지 않겠나. 어쨌든 그럴 때도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본다. 무조건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이게 아니라 “아, 이렇게 생각하시는군요”라고 맞받아치면서 대화를 해야지, 일방통행만 하려고 하면 힘들다. 어떤 면에선 세상과 타협할 줄 알아야 하는 거다. 세상과 악수를 해야지, 주먹다짐을 하면 안 되는 거니까.

스타일리스트. 문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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