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두산, 무능한 감독은 어떻게 야구를 할 수 있을까

2014.08.06

SK 와이번스(이하 SK)는 현재 8위다. 이만수 현 감독 부임 전에는 1-1-2-1위를 하던 팀이다. 그 때 최고의 수비로 이름 높던 팀은 한 경기 최다 실책 기록을 세우는 등 가장 수비를 못하는 팀이 됐고, 최고 수준의 마무리 박희수는 혹사로 어깨 부상을 당해 8월 중순에나 복귀 가능하다. 강한 팀을 약팀으로 만들고, 장점은 단점이 됐으며, 혹사는 혹사대로 했지만 성적은 더 떨어졌다. 덤으로 중요한 역할을 기대했던 외국인 선수 루크 스캇은 이만수 감독에게 “Liar!”라며 공개적으로 항명하다 퇴출됐다.

SK는 이만수 감독 부임 후 메이저리거급 외국인 선수들을 영입했다. 두산 베어스(이하 두산) ‘화수분 야구’로 불릴 만큼 신인 선수들을 잘 키워내는 특유의 육성 시스템이 있었다. 야구는 선수가 하고, 선수는 프런트가 뽑는다. 감독은 선수들 관리만 잘하면 된다. 프런트 야구의 기본적인 뼈대다. 그래서 SK의 프런트는 김성근 현 고양 원더스 감독 재임 시절“이 팀은 누가 와도 4강은 간다.”고도 말했다. 팀에는 좋은 선수가 많았고, 메이저리거도 외국인 선수로 데려올 수 있었으니까. 두산의 프런트도 ‘승부사 기질’이 없다는 이유로 정규 시즌 4위 팀을 한국 시리즈 준우승까지 끌어올린 김진욱 전 감독을 해임했고, 송일수 감독을 임명했다. 그러나 SK는 물론 두산도 6위까지 내려갔다. 반면 최하위였던 LG 트윈스(이하 LG)는 시즌 도중 양상문 감독이 부임한 후 5위까지 올라갔다. SK와 두산은 프런트 야구를 내세웠지만, 올해 한국 프로야구는 새삼 감독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김성근 감독이 현재 최하위 한화 이글스(이하 한화)에 부임한다 해도, 팀을 우승시킬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무능한 감독은 팀을 상상보다 더 끔찍하게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최고의 팀을 3년만에 8위까지 떨어뜨릴 정도다. 최소한 무능한 감독을 뽑지 않는 것이야말로 프런트의 역량이다. 두산은 지난해 준수한 선발진을 꾸렸고, 야수들의 공격과 수비는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송일수 감독은 잦은 번트 지시로 팀의 공격력을 잘 살리지 못하고, 투수들은 비시즌의 준비 부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K는 정상에 있던 시절 활약한 선수들이 팀을 떠나거나 쇠퇴하는 것을 대비해야 했지만, 이만수 감독은 새롭게 떠오른 투수들을 혹사 시켰다. 에이스 김광현에게는 마무리 투수를 요구하고, 국가대표급 3루수 최정은 유격수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런트가 팀을 파악하지 못해 팀에 어울리지 않는 감독을 임명했고, 무능한 감독은 팀의 성적을 하락 시킨다. 두 팀이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거두다 점차 하락한 것은 당연하다. 프런트도 감독도 선수들을 모르고, 누구도 고비를 극복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영화 <머니볼>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이하 오클랜드)의 단장 빌리 빈은 선수 선발은 물론 출전 멤버에까지 관여한다. 오클랜드의 경기가 방송될 때면 중계진은 감독보다 빌리 빈을 더 많이 언급할 정도다. 대신 빌리 빈은 원하는 야구를 위해 선수들의 성적에 대한 통계 분석을 적극적으로 도입했고, 선수들에게 자신의 야구를 끊임없이 설득했다. 그는 오클랜드의 야구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알고, 누구보다 노력한다. 프런트 야구를 하려면 감독 이상으로 야구를 알거나, 최소한 팀에 적합한 감독을 찾을 눈은 갖고 있어야 한다. 한화 프런트는 김응룡 감독에게 팀의 주도권을 줬다. 원하는 대로 구장 크기를 넓혔고, FA도 영입했다. 하지만 한화 외야진은 넓은 구장을 감당할 수비력을 갖지 못했다. FA로 영입한 이용규는 김응룡 감독의 재촉으로 부상을 안고 지명타자로 뛰느라 슬럼프에 빠졌다. 한화 프런트는 감독의 명성 대신 현재 실력을 정확하게 평가해야했지만, 그럴 역량도 책임을 질 사람도 없었다. <머니볼>의 첫 장면에 등장하는 말은 지금 한국 프로야구의 몇몇 프런트와 감독들에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는 우리가 평생 동안 해 온 일들에 놀랄 만큼 무지하다.” 

과거라면 그래도 괜찮았을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최동원이 혼자 한국시리즈 4승을 하던 때라면, 특출난 선수 몇 명으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그 때 프런트는 좋은 선수를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경기수가 늘어날수록 선수 개개인의 역량보다 팀 전체의 전력이 중요해진다. 엇보다, 모두 무능하자고 담합을 하지 않는 한 발전하는 팀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삼성 라이온즈(이하 삼성)는 한국 프로 스포츠 최고인 STC 재활 단지로 선수들의 부상 관리에 힘쓰고, FA 영입대신 2군 육성에 많은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삼성에서 데뷔한 선수들이 많고,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한다. 류중일 감독은 부임 직후 당시 일본에 있던 삼성의 아이콘, 이승엽을 불러들였다. 베테랑을 우대하며 만들어진 끈끈한 팀워크는 삼성의 3년 연속 우승의 동력이 됐다. 넥센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도 추구하는 야구가 명확하고, 프런트와 감독이 여기에 맞춰 움직인다. 

올해 유독 상하위권 팀의 격차가 큰 것은 각 구단 프런트가 야구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의 차이다. 시대적 흐름에 부응해 자신의 역할을 찾고, 야구에 대한 더 많은 이해를 하는 프런트가 있는 반면, 자신들이 지금 무엇을 하는지 조차 모르는 프런트도 있다. 정상적으로 팀을 운영하는 프런트와 야구에 대해 무지한 프런트. 그리고 그들이 임명한 감독. 우리는 지금 더 유능한 야구가 아니라, 무능하지만 않아도 이길 수 있는 야구를 보고 있다. 내년에는 좀 나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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