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강동원, 조인성, 정우성, 오빠들의 미모 그래프

2014.08.04
“순수와 아름다움의 유일한 적은 시간이다.” 아일랜드 시인 예이츠가 한 말이 요즘처럼 가슴에 박힐 때가 없었다. 강동원이 영화 <군도>에, 조인성이 SBS <괜찮아 사랑이야>에, 정우성이 영화 <신의 한 수>에 출연했고, 그들은 각자의 경력에서도 기록해두어야 할 만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 많은 남자 배우들 중 외모로 손꼽힐 만한 세 배우의 작품을 보다 보면 그들이 더 나이 들기 전에 한 작품이라도 더 하기를 바랄 뿐이다. 저 아름다움도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는 달라질 테니 말이다. 때때로 이들은 외모 때문에 연기가 가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고, 일부러 외모를 망가뜨리면서 다양한 배역에 도전하기도 한다. 그러나, 단지 잘생긴 것을 넘어 독특한 무엇을 가진 이들에게는 그렇게 생겼기 때문에 가능한 연기가 있다. 그래서 이 세 사람의 외모와 연기, 반응의 상관관계를 담은 그래프와 글을 준비했다. 세 사람이 부디 오랫동안 그들의 외모를 잘 관리하길 바라면서. 연기 잘하는 배우가 그러하듯, 외모 자체가 연기의 일부분이 되는 배우 역시 정말 귀하다.



영화 <군도>의 팬들이 하는 농담 하나. 윤종빈 감독이 강동원을 사랑해 그에게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촬영장에서 ‘미인’ 소리를 들었던 강동원에게, 윤종빈 감독은 백도포, 장검, 부채 등 온갖 아이템을 동원해 코스프레 쇼를 하듯 그를 치장시켰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배우에 대한 감독의 애정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강동원의 외모를 빛낸 또 하나의 ‘레전드’로 평가받는 <형사 Duelist> 역시 이명세 감독은 ‘슬픈 눈’이라는 극 중 캐릭터의 이름대로 강동원에게 순정만화 속 주인공 같은 아스라한 이미지를 입혔고, 강렬하기보다는 우아한 액션을 하도록 만들어 그의 독특한 분위기가 영화 전체를 장악하도록 하였다. 두 편의 ‘레전드’급 외모를 발산하는 작품 외에도 <늑대의 유혹>에서 그가 “누나, 나 기억 안 나요? 나 태성이에요”라며 여주인공의 우산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은 관객들이 기억하는 영화의 모든 것이 되었고, <의형제>처럼 간첩을 연기할 때도 청순하게 느껴지는 특유의 분위기가 작품에 왠지 모를 서정을 집어넣었다. 단지 잘생긴 외모가 아니라 그 외모에 어울리는 연기를 할 줄 알고, 그의 외모가 빛날수록 작품에도 아우라가 생기는 경지인 것이다. 그가 일부러 거친 피부와 부르튼 입술의 사형수를 연기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나 살을 찌우고 뿔테안경을 내려 쓴 괴팍한 작가를 연기한 < M >은, 연기력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두고두고 회자될 작품도 아니었다. 그러니 <군도>로 또 한 번 정점을 찍으며 흥행까지 끌어내고 있는 강동원의 외모를 보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은 자신의 재능을 굳이 감출 필요는 없고, 아름다움은 널리 널리 알려야 한다.


조인성이 어느 작품에서 가장 잘생겼는지 말하기는 어렵다. SBS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주먹을 입에 집어넣고 울 때도, 요즘 SBS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바람둥이 작가를 연기할 때도 그는 언제나 매우 잘생겼다.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머리를 짧게 깎고 상처투성이의 몸이 될 때도 매력적인 눈빛과 환상적인 비율이 어디 가지는 않았다. 다만, 그래도 그의 외모가 가장 애매했던 시절이 있다면 군입대와 미샤, 파크랜드 등의 CF를 찍었을 때였다. 당시 그의 모습에 대해서는 인터넷에서도 의견이 갈리곤 했다. 갑자기 못생겨져서가 아니라, 군복이나 양복을 입은 채 ‘남자’나 ‘신사’의 이미지가 강한 그의 모습이 어색해서였다. MBC <뉴 논스톱>으로 스타덤에 오른 후 그는 늘 선한 얼굴을 가진 청년이었고, 난독증을 가진 배우 지망생을 연기한 SBS <별을 쏘다>나 반항아를 연기한 SBS <피아노>는 그 얼굴에 숨겨진 불안과 슬픔을 보여줬다. <발리에서 생긴 일>이 큰 반향을 일으킨 데에는 잘생긴 얼굴로 철이 덜 든 것 같은 재벌 2세를 연기한 의외성도 큰 역할을 했다. 미샤 CF와 비슷한 시기에 방송된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보라. 조인성은 가짜 동생에게 돈을 뜯어내려는 사기꾼을 연기하지만, 얼굴에는 악랄함보다 여전히 청년의 불안과 우울함이 깃들어 있다.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도 그는 그럴듯한 작가지만, 누군가의 ‘동생’이고 여전히 철이 없기도 하다. 그리고, 감탄하게 만드는 그의 외모도 확실히 돌아왔다. 어울리는 캐릭터를 만났을 때, 조인성은 자신의 얼굴만으로도 캐릭터의 거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 


주황색 추리닝을 입고 쭈그려 앉아도 화보가 된다. 오토바이를 타다 두 손을 놓고 하늘을 쳐다보면 ‘중2병’이 아니라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 된다. 정우성은 그렇게 자신의 영화 속 모든 일상을 비현실적인 순간으로 만든다. 김성수 감독은 20대의 그와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 등을 찍으면서 온갖 멋있는 모습은 다 찍었다. 중년이 된 뒤에는 <놈놈놈>에서 말을 타고 총을 쏘는 신에서 정우성만이 보여줄 수 있는 얼굴과 기럭지로 다시 한 번 비주얼 쇼크를 안겼다. 반면 <검우강호>처럼 살이 조금 오른 상태에서 머리를 올리거나, JTBC <빠담빠담>처럼 너무 과도하게 몸을 만들어 얼굴 살이 홀쭉하게 빠질 때는 그 정도의 느낌은 안 났다. 차라리 <똥개>처럼 의도적으로 외모를 망치고 색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연기력을 입증하는 것이 쉬워 보일 만큼, 일상에서 비현실적일 만큼 멋진 정우성의 외모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40대가 넘은 지금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리고, 정우성은 <신의 한 수>에서 딱 보기 좋은 얼굴선과 몸을 되찾았고, 영화는 정우성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흥행에 성공했다. 단지 잘생겼다, 못생겼다의 문제가 아니다. 외모에 따라 작품의 성격이 바뀌고, 맡게 되는 캐릭터가 달라지고, 관객의 반응이 갈린다. 정우성의 얼굴이 그에게 연기를 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그가 할 연기를 결정한다. 그냥 잘생겼다는 것의 범위를 넘어서는 배우의 얼굴이란 그런 것이다.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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