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아이들 ‘숨소리’, 여전히 흐릿한 얼굴

2014.06.09
[세 줄 요약]
CONCEPT
: 무대의상치고는 평범한 캐주얼 수트.
MUSIC: 이별 때문에 힘들어하는 남자.
STAGE: 칼군무도 어반힙합도 아크로바틱도 아닌, 어쨌든 대형만 자주 바뀌는 퍼포먼스.

[고득점 집중 공략]
bad: 밋밋한 댄스곡이 돼버린 노래.
‘숨소리’는 용감한 형제와 별들의 전쟁이 공동으로 작곡한 곡이다. 다른 악기를 최대한 배제하고 비트에 집중하는 용감한 형제의 기존 곡들과 달리, 멜로디를 강화함으로써 그 특유의 느낌을 제법 덜어냈다. 그러나 결과는 평범한 댄스곡. 이별 때문에 아파하는 남자의 캐릭터는 보이 그룹의 노래에서 너무나 흔한 것이며, 그마저도 상상력을 자극할 만큼 구체적이지 않다. 핵심 정서를 명확하게 그려내지 못하는 것 또한 단점이다. 앞부분에선 곱게 다듬은 목소리로 “엎드렸다 바로 누워 그대 생각에 눈물 나요 / 창밖에 별을 쳐다보네요”라고 노래하지만, 후렴에 이르면 갑자기 거친 남자가 된 듯 표정과 목소리에 과한 힘이 들어간다. ‘후유증’의 발랄함과 ‘바람의 유령’의 거친 느낌을 절충한 듯하나, 제국의 아이들이 보여주고 싶은 게 순정남인지 상처받은 남자인지 헷갈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안무마저 특별한 포인트 없이 산만하게 구성된 탓에 노래의 힘을 더욱 떨어뜨린다. 곡과 퍼포먼스 모두 보이 그룹 특유의 에너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얘기다.

worst: 뚜렷해지지 않는 팀의 정체성.
“다른 그룹과 경쟁을 한다기보다 우리의 색깔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멤버 개개인의 인지도는 높은데, 제국의 아이들로서 음악적인 인지도가 낮다.”(문준영) 멤버들조차 방송과 쇼케이스를 통해 여러 번 언급했을 정도로, 제국의 아이들이 가진 최대 난제는 캐릭터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스토리텔링을 명확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데뷔곡 ‘마젤토브’는 독특했을 뿐 어떤 캐릭터를 보여주려 하는지 알 수 없었고, 그 이후로 ‘이별드립’, ‘Here I am’, ‘후유증’, ‘피닉스’ 등을 통해 강한 콘셉트와 귀여운 콘셉트 사이를 널뛰듯 오갔다. 이 같은 문제는 이번 앨범에서도 반복된다. 패션과 취미 생활에도 열정적인 남성을 뜻하는 < FIRST HOMME >라는 앨범 제목, 다소 아방가르드한 패션의 재킷 이미지 등은 ‘숨소리’뿐 아니라 이별과 좌절을 노래하는 다른 수록곡들과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콘셉트가 하나로 모이지 않으니 팀의 정체성 역시 뚜렷해지지 않고, 멤버들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건 당연한 결과다. 벌써 데뷔 5년 차에 이른 만큼, 현재와 미래를 좀 더 진지하게 점검해봐야 할 때다.

[1점 더 올리기]
-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는 총 아홉 명이다. 누가 누군지 헷갈릴 땐, 데뷔 초기 이들이 직접 소개했던 캐릭터를 떠올리자. 황태자 광희, 귀공자 형식, 댄싱머신 민우, 꽃돌이 리더 준영, 막내 햄톨 동준, 시크 시완, 도도 희철, 카리스마 케빈, 곰돌이 래퍼 태헌이다.
- 빛나는 외모의 임시완과 박형식에게도 묻어두고 싶은 과거는 존재한다. 임시완의 흑역사는 도토리 모양의 금발머리에 앞머리만 검은색으로 남겨두었던 ‘이별드립’ 때며, 박형식의 흑역사는 풍성한 컬의 단발머리를 휘날렸던 ‘Here I am’ 때다. 물론, 그래도 귀엽긴 하다.
- 광희, 시완, 형식에 이어 주목해야 할 멤버로는 케빈을 추천해본다. 워낙 자잘하게 나뉜 파트 때문에 크게 부각되진 않았으나, 그는 ‘How Deep Is Your Love’부터 ‘SexyBack’까지 무리 없이 소화하는 감미롭고 끈적끈적한 목소리의 소유자다.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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