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블랙 ‘남자답게’, 아직 서툰 남자

2014.04.07

[세 줄 요약]
CONCEPT
: 성숙한 남자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정제된 수트
MUSIC: 이별 앞에서 무력한 남자의 마음
STAGE: 가사의 포인트를 부각하는 안무

[고득점 집중 공략]
Good: 엠블랙의 이미지 변신을 돕는 노래와 의상.
‘남자답게’를 듣는 것만으로 엠블랙을 떠올리기란 어렵다. 인트로의 바람소리와 어쿠스틱 기타 선율, 웅장한 오케스트라 등으로 비장하면서도 쓸쓸한 분위기를 빚어내는 이 노래는 그동안 엠블랙이 타이틀로 내세웠던 댄스곡들과 대척점에 있다. 그러나 어색하거나 갑작스러운 변화로 느껴지기보단, 지금껏 잘해왔던 것에 새로운 무언가를 더해 또 다른 방향을 모색하는 것처럼 보인다. 엠블랙이 데뷔곡 ‘Oh Yeah’부터 ‘전쟁이야’까지 팀의 캐릭터로 내세운 것은 사랑에 목매거나 배신과 이별에 크게 상처받은 남자였다. ‘남자답게’는 이별 앞에서 남자답게 굴고 싶지만 무력하게 돌아설 수밖에 없는 남자의 마음을 그리며 이전의 정서를 이어받는다. 다만 화려하거나 노출이 있는 의상으로 섹시함을 강조했던 이전과는 달리, 반듯하게 갖춰 입은 수트로 좀 더 은근하고 절제된 남성미를 부각한다. 무대에서 복근과 가슴 노출을 주로 담당했던 이준조차 셔츠 소매를 살짝 걷어 올렸을 뿐이다. 물론 이미지적인 측면을 제외하고, 곡 자체로도 지오의 비음 섞인 가성이나 미르의 묵직한 랩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중심을 잘 잡고 있다. 그래서 ‘남자답게’는 엠블랙의 분기점으로 삼기에 더없이 적절한 노래다.

so so: 무대를 애매하게 만드는 퍼포먼스.
엠블랙은 ‘남자답게’에서 퍼포먼스 그룹으로서의 정체성을 거의 내려놓았다. 힘이 느껴질 만큼 크고 과격한 동작으로 이뤄졌던 퍼포먼스 대신, 가사에 맞춰 옷을 털거나 양손을 마주 잡고 주먹으로 가슴을 치는 등 작은 동작을 임팩트 있게 살리는 데 집중한다. 노래의 무드와 엠블랙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다. 하지만 포인트를 제외하면 ‘남자답게’의 퍼포먼스는 R&B 곡으로서의 유려한 리듬감을 잘 반영하지도, 절제된 남성미를 배가시키지도 못한다. 가사를 하나하나 따라가는 단순한 안무로 오히려 노래의 무게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발라드에 가까운 곡의 스타일과 볼 만한 무대를 만들어야 하는 아이돌그룹의 정체성 사이에서 최선의 답을 찾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는 퍼포먼스형 아이돌에서 음악성을 갖춘 그룹으로 이동 중인 엠블랙의 지향점과 연관되어 있다. “더 이상 아이돌 그룹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는 아티스트 엠블랙의 화려한 비상은 바로 지금부터”라는 문구와 함께 소개된 이번 앨범 < BROKEN >은 그들의 야망에 대한 증거다. 지오와 천둥은 각각 ‘둘이라서’와 ‘12개월’에 작사·작곡가로 이름을 올렸으며, 이 곡들은 준수하게 만들어진 앨범의 전체 흐름에서도 별다른 위화감을 주지 않는다. 다음 행보가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엠블랙이라는 이름은 어느 방향으로 뻗어 나가서 무엇을 더 보여줄 수 있을까.

[1점 더 올리기]
- ‘남자답게’의 작사가는 휘성이다. 그는 얼굴에 팩을 붙인 채 녹음실을 방문해 엠블랙 멤버들에게 철저한 자기관리의 귀감이 됐다는 후문이다. 참고로, 지금까지 휘성이 작사한 곡들은 지나 ‘꺼져줄게 잘 살아’, 서인국 ‘애기야’, 오렌지캬라멜 ‘아잉’ 등이다.
- 엠블랙은 포토월 앞에서 가장 남자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그룹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포즈를 취하는 패기! 아무리 부끄러워도 나머지 멤버들을 결코 배신하지 않는 의리!
- 컴백 기념 복습 영상: 방송에서의 흉점 노출에 관한 이준의 고견, 이온음료에 돈을 가장 많이 투자한다는 이준의 소비 행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MBC <라디오스타>.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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