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배우들은 올레 TV로 갈까

2014.03.05

배우 김강우는 얼마 전 KT의 IPTV인 올레 TV에서 자체 제작하고 있는 영화 가이드 프로그램 <무비스타 소셜클럽>(이하 <무스쇼>) ‘스타 프리뷰’에 출연했다. 지난달 20일 개봉한 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의 홍보 차원으로 올레 TV가 보유한 콘텐츠를 소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이드 프로그램의 한 코너인 ‘스타 프리뷰’를 선택한 것이다. 백은하 기자가 진행하는 이 코너에는 김강우를 비롯해 최근 류현경, 박보영은 물론 제86회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 케이트 블란쳇,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감독이자 주연인 벤 스틸러, <토르 2>의 톰 히들스턴 등이 단독으로 출연했다. “소니나 폭스 등 큰 배급사에서 진행하는 해외 행사도 독점으로 참여할 예정인 게 이미 꽤 있다”는 KT 미디어허브의 이창수 차장의 말처럼, <무스쇼>의 영향력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무스쇼>의 유정숙 작가도 “보통 20~30명 정도 소규모의 시청자를 초대해 방송을 하는데,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오시는 분들도 많아 최근 회차는 신촌 아트레온 CGV에서 대형 인원을 모시고 녹화했다”고 했으며, 국내의 영화 홍보사 직원 또한 “‘스타 프리뷰’를 콕 짚어서 홍보 스케줄을 잡아달라고 하는 매니지먼트도 있다”고 말한다.



<무스쇼>의 ‘스타 프리뷰’는 지상파 방송사의 영화 정보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배우들에게 매력적인 콘텐츠다. 유정숙 작가의 말처럼, “가십성 질문을 최대한 배제하고 배우의 필모그래피와 연기관에 집중”하는 내용 때문만은 아니다. IPTV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무스쇼>는 새 방송을 매주 목요일에 업데이트하지만 코너별 클립은 일주일 내내 하루에 기본 6번씩 재방송해 접근성을 높인다. 또한 시청자들은 방송에서 언급된 다른 영화나 배우의 관련 작품을 IPTV를 통해 추가로 보기도 한다. 이창수 차장은 “<무스쇼> 방송 주와 그 전후를 포함, 3주 동안의 VOD 이용 변화를 체크하는데, 방송에서 한 번이라도 언급했던 영화의 이용률은 그렇지 않았던 주에 비해 30% 이상 오른다”며 “특히 기본적으로 관심을 받는 신작보다 ‘스타 프리뷰’에서 언급한 배우의 전작, OST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코너 ‘사운드 오브 무비’에 나온 영화의 이용률이 높다”고 말한다. 지난 1월 올레 TV 가입자 수가 500만을 돌파한 것을 감안하면 직접적인 노출 효과 및 잠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홍보 효과는 상당하다. “녹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재미를 위해 어떻게 편집이 될지 걱정될 때도 있는 기존의 예능과 달라, 배우에게 출연을 설득할 때도 이야기하기 좋다”는 한 배우 매니지먼트 홍보 담당자의 말이 이해 가능한 이유다.

예능 트렌드의 변화는 배우들이 <무스쇼>와 ‘스타 프리뷰’를 선호하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다. 토크쇼가 과거에 비해 힘을 잃고, 게스트가 없는 가족 예능 혹은 관찰 예능이 화제의 중심이 되면서 영화나 드라마 홍보를 위해 예능에 출연하던 많은 연예인들은 적당한 프로그램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화제와 인지도 모두를 잡는, 큰 홍보 효과를 보장할 프로그램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해당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수월한 드라마 출연진보다 영화를 홍보해야 하는 배우들에게 특히 더 현실적으로 다가간다. 한 영화 홍보사 직원은 “토크쇼나 기존 리얼 버라이어티의 인기가 식은 것은 사실이라 방송사마다 거의 한 개의 프로그램만 염두에 두고 홍보 스케줄을 잡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출연이 용이하지 않다. 영화 홍보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SBS <힐링캠프>는 과거에 비해 줄어든 영향력,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은 홍보 게스트를 최대한 줄이려는 프로그램의 방향, MBC <라디오스타>는 출연자를 몰아붙이는 특성, KBS <해피 투게더 3>는 자사 프로그램 홍보를 많이 하는 스타일 등 여러 리스크를 갖고 있다. 최근 가장 대중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JTBC <마녀사냥>은 성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특성상 출연했을 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배우들은 한정돼 있다.

인터넷과 SNS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배우에 대해 모두가 아는 정보가 많아졌고, 더 새롭고 자극적인 이슈가 필요한 지상파 토크쇼는 영화보다 배우의 사생활에 주목하기 쉬워졌다. 더 이상 예능을 본방송 시간에 보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이러한 제약에서 자유로운 <무스쇼>는 지상파와 같은 영향력은 갖지 못했지만 정해진 방송 시간이 없는 대신 잦은 재방송으로 노출 기회를 높이고 영화와 배우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매체와 방송의 변화 위에서, IPTV 나름의 경쟁력을 살리는 동시에 배우에게 영화를 홍보하며 정작 영화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아쉬움까지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그래서 <무스쇼>가 영화 산업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배우와 영화 제작사, 홍보사 등 영화 산업의 구성원들도 지상파가 아니더라도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콘텐츠를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것이다. 잘 만들면, 명확한 효과를 보장할 수 있다면 기득권을 가진 매체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 <무스쇼>의 인기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점일 것이다.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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