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라이브!>는 누가 볼까요?

2014.02.17

“I say… Hey, hey, hey, START:DASH!!” 성우들이 프릴 옷을 입고 노래를 부른다. 관객석에 있는 모두가 일어나 응원을 하듯이 야광봉을 휘두르며 “Hey, hey, hey”를 맞춰 부른다. 응원 동작을 함께 하던 관객들은 성우가 맡은 캐릭터 이름을 목청껏 높이기도 한다. “니코짱 카와이!!!!” 하지만 이곳은 일본의 어느 공연장이 아니다. 2월 8일 6시, 일본에서 열린 <러브 라이브!>의 4번째 콘서트는 한국의 극장 체인 메가박스 서울, 부산, 대구에서 실시간으로 위성중계 됐고, 한국의 팬들은 이 콘서트를 보기 위해 예매 오픈과 동시에 표를 매진시켰을 만큼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러브 라이브!>는 일본의 선라이즈, 란티스, 전격 G's 매거진, 이 3사가 합작으로 프로듀스 중인 2차원 아이돌 육성 프로젝트다. 주인공들은 당연히 2D 애니메이션 캐릭터고, 여고생들이 폐교를 막기 위해 아이돌그룹 뮤즈가 된다는 스토리를 그린다. 9명의 미소녀 캐릭터를 아이돌로 만들어 애니메이션, 음악, 잡지,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정도로 실제 아이돌 그룹과 거의 똑같은 활동을 한다. <러브 라이브!> 공연은 지금까지 발표된 뮤즈의 노래와 춤을 성우들이 똑같이 꾸며 공연하는 것이다. 설정과 공연 형식의 특성상 국내에서는 소수의 마니아가 좋아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나름의 시장을 가졌다는 사실은 의미 있게 다가온다. 국내 배급을 담당한 T-JOY 정지예 해외사업 팀장은 “일본 쪽에서는 한국의 팬층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채널 애니플러스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방영했을 때 반응도 좋았고, VOD 판매도 좋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러브 라이브!>를 상영한 메가박스는 많은 극장 중에 “가장 좋은 조건”으로, 지난 2~3년간 꾸준히 공연실황을 해오면서 <러브 라이브!>의 중계도 가능했다. 메가박스 나유경 프로그램 팀장은 “과거 일본 그룹 라르크 앙 시엘의 공연실황을 상영했을 때 반응이 성공적이었다. <러브 라이브!>의 경우 첫 애니메이션 공연실황이지만 마니아층이 많아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공연은 총 750석, 35,000원으로 일반 영화 티켓의 약 4배 정도 되는 가격이었지만, 대구 지역의 몇 좌석을 제외하고 모두 매진됐다. 공연 관객은 “여성이 10% 정도, 나머지가 모두 남성이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이 가장 많았고 30대 초반까지도” 관객이 있었다.



메가박스 전체 매출에서 <러브 라이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할 수는 없다. 나유경 팀장은 “실질적인 매출은 없다. 상영 때문에 중계차를 보내는 등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메가박스는 <에반게리온: Q>와 최근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등의 단독 개봉을 통해 마니아가 있는 성인용 애니메이션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는 1만 명의 관객 수를 동원해 단독 개봉 애니메이션으로는 나쁘지 않은 수치다. 특히 메가박스의 경쟁 업체인 CGV는 투자, 배급, 상영까지 수직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다양성 영화를 다루는 무비꼴라쥬를 통해 다양한 타깃을 수용한다. 롯데시네마 역시 다양성 영화를 다루는 영화관 아르떼를 통해 다양한 취향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메가박스는 마니아적인 취향의 애니메이션 개봉을 통해 라이벌과는 다른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나유경 팀장이 “1, 2등을 따라가지 말고 우리만의 색깔을 만드는” 것이 메가박스의 목표라고 말한 이유다.

그래서 메가박스의 <러브 라이브!> 상영은 소수지만 분명한 의미를 가진 두 시장이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는 매스미디어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는 마니아적인 애니메이션인 <러브 라이브!> 상영 등을 계기로 무작정 소수라고만은 할 수 없는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렸다. 또한 메가박스는 대형 극장 체인들이 각자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마다 1,000만 관객 영화가 나오는 시점에서 무비꼴라쥬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이나 <러브 라이브!> 같은 작품에 대한 반응은 아주 미미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의 결과는, 이런 작품을 꾸준히 보는 관객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것도 아주 열광적으로. 그리고, 극장들은 이 열광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교정. 김영진



목록

SPECIAL

image BTS's back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