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지니어스 2>│④ 게임 밖에서 찾아낸 <더 지니어스>의 생존비기

2013.12.31

<더 지니어스> 가넷을 벌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① 당신의 게임 방식은 무엇입니까
② 정종연 PD “시청자가 패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해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③ 한눈에 보는 <더 지니어스 2> 관계도
게임 밖에서 찾아낸 <더 지니어스>의 생존비기

tvN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이하 <더 지니어스 1>)과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이하 <더 지니어스 2>)의 재미는 한 명의 천재가 필승법을 발견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은 아니다. 우승자는 한 명이지만 생존자는 다수인 게임에서 탈락을 피하기 위해 플레이어들이 배신을 하고 연합을 구성하는 전략을 보는 맛도 쏠쏠하다. 배신과 정치적인 행동은 분명 게임 바깥의 전략이다. 하지만 다수의 플레이어들에게는 가장 중요하면서 현실적인 전략이기도 하다. 아무리 <더 지니어스>의 플레이어들이라 해도 모두가 홍진호처럼 천재적으로 게임을 분석할 수는 없으며, <더 지니어스> 대부분의 게임은 연합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아이즈>가 천재적인 필승법보다 <더 지니어스 1>부터 지금까지 진행된 게임에서 나온 다양한 생존비기에 집중한 것도 그 때문이다. 때로는 필승법만큼 기발하고 때로는 처절할 정도로 확실하게 생존 본능을 보여주는 전략들 중 가장 인상적인 4가지를 엄선했다.


1. 발톱을 감출 거라면 호감도 얻어라
날고 기는 플레이어가 많아 그들이 서로를 파악하기 위해 산만해질 때, 경계의 대상이 되지 않겠다고 단순히 발톱만 감추고 있는 건 능사가 아니다. 무조건 사람들과 교류하지 않는다거나 자신의 능력 없음을 잘못된 타이밍에 어필한다면 오히려 의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상황에서 TOP 4라는 기록을 만들어낸 <더 지니어스 1>의 인피니트 성규가 모범 답안이 될 듯하다. 성규는 사람들이 자신과 연맹을 맺기 위해 작전을 설명해줄 때 자신은 룰도 한 번에 이해하지 못했음을 자연스럽게 알렸다. 무슨 전략이든 따라가겠다 말하고, 게임은 둘째 치고 이상민과 뮤지션의 선후배를 주제로 재미있게 상황극을 만들어내는 성규를 다른 플레이어들은 귀엽게 생각하기도 했다. 덕분에 성규가 점점 발톱을 드러내도 사람들이 전략인지 우연인지 헷갈려 한 것은 물론, 홍진호에게 “성규는 괜히 그냥 좋다”는 이유로 데스매치 면제권까지 받으며 생각보다 더 오래 살아남았다. 이 정도면 끝까지 이빨을 드러내지 않았던 <초한지>의 유방을 생각나게 하는 전략 아닌가.  

2. 생존 앞에서 자존심은 버려라
생존은 전략이며 전략은 감성이 아닌 이성으로 짜는 법이다. 특히 어떠한 상황이 닥치더라도 자존심 때문에 중요한 판단을 그르치지 않도록 생존 본능을 다져라. <더 지니어스 2>의 임윤선은 쉬워 보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이 전략의 힘을 몸소 보여준다. 임윤선은 1회전부터 남휘종의 노골적인 미움을 받으며 탈락 위기에 놓였다. “어디다 대고 화를 내느냐”며 흥분한 남휘종이 쏟아내는 말에 이성을 잃을 법도 했지만, 임윤선은 침착하게 데스매치에서 자신을 살려줄 동맹자를 찾았고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주며 탈락을 면했다. 이두희의 이중스파이 활약으로 탈락자가 될 위험에 처한 3회전에서도 그녀를 살려준 것은 이 생존 본능이었다. 임윤선은 이두희에게 화를 내는 대신에 다른 출연자들에게 자신도 살려달라는 도움을 요청했다. 너무 빠르고 직설적인 요청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던 출연자들은 그녀를 받아줄 수밖에 없었다. <더 지니어스 2>에서 자존심이란 전혀 생존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 


3. 막다른 배신이 아닌 전략적 배신을 추구하라
시시각각 판도가 변하는 게임에서 필승법이 없다면 누구나 배신의 유혹에 걸려들 수 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배신을 해야만 하최악의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존을 확보하는 것이다. 3회전에서 홍진호를 배신했음을 들킨 이두희는 “밥그릇만 확실히 챙겨주면 실수하지 않을 거”라며 자신을 분석한 노홍철의 말에 이중스파이 제안을 받아들인다. 생각보다 어수선한 임요환과 임윤선 동맹보다 이상민과 노홍철 등이 속한 홍진호 연합이 훨씬 강하다는 것을 순간적으로 판단했지만 덥석 홍진호 동맹에게 붙지는 않은 것이다. 이두희는 가넷 2개까지 걸며 부지런하고 충실한 이중스파이가 될 것을 약속했고 결국은 살아남았다. <더 지니어스 1>의 김민서가 이두희와 마찬가지로 살기 위해 배신을 했지만 자신의 생존을 보장할 카드 없이 움직여 곧바로 탈락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배신도 철저히 계산속에서 행할 때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이처럼 귀엽게 돌아다닌 이두희가 살아남은 비결은 갑자기 기르고 나온 수염 때문만은 아니었다.

4. 그러나 좋은 이미지는 포기하지 마라
배신은 하고 싶지도, 배신을 잘할 만큼 간이 크지도 않은 이에게는 <더 지니어스 1> 김경란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초반에 우승 후보로 꼽히지 않았던 김경란은 대놓고 게임을 주도하지도, 동정표를 구하며 강한 상대에게 붙지도 않았다. 다만 연맹에 속할 때마다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을 최대한 활용해 정보를 얻었고, 그것을 전면적으로 드러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1회전에서 김민서를 배신하길 망설이는 성규를 단속하고, 조용히 다른 연맹도 체크하는 것은 물론 3회전에는 본인보다 이상민에게 접근하기 쉬운 최창엽을 활용해 자신이 속한 연맹을 유리하게 만들었다. 동시에 연맹을 도와주다 피해를 입은 최창엽을 어떻게든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을 활용하는 것만이 아닌 그들의 생존까지 신경 쓴다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100%의 도움을 받진 않았지만 사기 경마 게임에서 자신에게 정보를 공유했던 이상민에게 데스매치 면제권을 준 것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이용하지만 정정당당하고, 자신을 지킬 나름의 능력을 보여준 김경란은 결국 데스매치를 단 한 번 경험하고 결승전까지 오른다. 정치적이지만 정치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야말로, <더 지니어스>에서는 최고의 능력일런지도 모른다.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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