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 2>│③ 임요환 “홍진호가 우승을 한다? 이건 잘못된 거다”

2013.12.06
철학자이자 평화주의자인 버트런드 러셀이 말했다. “전쟁은 누가 옳으냐를 가리는 게 아니라 누가 남느냐를 가린다”고. 그런 점에서 게임을 통해 13인의 출연자로 하여금 전략을 고민하는 것은 물론 연합과 배신까지 불사하며 최후의 승자를 가리게 했던 tvN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은 전쟁 그 자체였다. 오는 7일, 잔인하기도 했지만 게임을 풀어가는 재미와 함께 승부의 갈림길에 선 인간의 단면도 보여줬기에 의미 있었던 그 전쟁이 두 번째 시즌을 맞는다.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하고 탈락면제권이 도입되는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이하 <지니어스 2>)의 총 13명 출연자 중 스케줄상 여건이 되지 않았던 은지원을 제외한 12명을 첫 녹화가 시작되기 전 세 팀으로 나눠 만났다. 전 시즌 우승자 홍진호는 인터뷰 초반부터 게임 천적인 임요환 전 프로게이머의 도발을 받았고, 마술사 이은결과 해커 출신 청년사업가 이두희는 그 속에서 조심스럽게 칼을 갈고 있었다.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
① 노홍철부터 이은결까지, 그들의 전략
② 노홍철 “진하게 발광하다 끝내려고 한다”
③ 임요환 “홍진호가 우승을 한다? 이건 잘못된 거다”
④ 이상민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사람들을 관찰하겠다”

 

임요환, 이은결, 이두희, 홍진호. (왼쪽부터)

지난 시즌 우승자 홍진호의 출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은결
: 홍진호 씨랑 이상민 씨가 들어온 건 일단 반칙이다. 기본적으로 두 분이 서로 친하시기도 할 거고.
홍진호: 근데 오히려 경험이 있어서 상민이 형과 나는 서로 안 믿을 거다. 오히려 처음 나오신 분들이 믿음이 강하실 거고. 근데 게임을 할수록 서로 믿어버리면 안 된다는 걸 점점 알게 되실 거다.
임요환: 우승자가 들어온 건 무조건 필요할 것 같고, 이상민 씨와 홍진호 씨는 게임 할 때는 상극이라 상관없을 것 같다. 난 그저 홍진호가 준우승만 하다 우승을 한다? 이건 잘못된 거기 때문에 그걸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진호가 다시 한 번 출연해야 한다고 본다.

오로지 그 목표 때문에 출연하게 된 건가. (웃음)
임요환
: 일단 홍진호 씨만 있으면 된다는 마인드다. 원래 있던 자리로 돌려놔야 하는데 그걸 할 사람이 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 거지. 그리고 진호도 준우승을 해야 더 임팩트가 생긴다. 사람들이 홍진호를 이야기할 때 “홍진호 또 준우승했어? 아, 대단하다. 진짜. 그렇게 준우승만 하기도 힘들겠다” 이래야 하는데, 우승을 하면 “오, 홍진호가 우승했어? 성공했네” 정도로 끝난다. 홍진호가 준우승을 해야 <지니어스 2>도 살고 홍진호도 산다.
홍진호: 이러는 건 10년 전과 변함이 없다. 이번에 임요환 선수가 나오면 분명 준우승, 우승 언급하면서 날 경계할 거란 걸 알고 있었지만 상관없다. 이제 내가 우승하는 게 맞다는 걸 보여줘야지. 그리고 우승도 좋지만 시즌 2 자체가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았다. 워낙 게임을 업으로 오래 해오다 보니 경쟁하고 서바이벌 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노홍철 씨만으로도 기대가 생기지 않나. 어떻게 하다 보니 우승자란 타이틀을 얻긴 했지만 게임 자체로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은결이나 이두희도 전문 예능인이 아니라 섭외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이은결
: 지난 시즌 섭외를 받았을 때는 공연 중이라 못 했는데, 그걸 떠나 개인적으로 머뭇거려졌다. 이게 그냥 게임이 아니라 사회를 반영하고 있지 않나. 사람들이 점점 몰두하다 보면 성격이 나오기도 하고 살기 위해 배신도 하고. 또 한국인은 다른 건 몰라도 머리 나쁜 사람은 못 참으니까 걱정이 많이 됐다. 그러다 게임 자체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즐기려는 자세로 나왔다.
이두희: 이 세 분에 비해서는 난 완전 일반인인데, 처음 출연 제의를 받고 전 시즌 방송을 반복하면서 봤다. 홍진호 씨가 우승할 때 몇 번 보기는 했는데 출연이 결정된 후 정식으로 다섯 번 정도 ‘정주행’했다. 어제도 하루 종일 봤고.

전 시즌을 다 보고 나니 누가 가장 기억이 남던가.
이두희: 이상민 씨가 가장 무섭더라. 머리를 굴리는 것보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씨름하는 걸 진짜 잘하시는 것 같았다.

이상민은 이번 시즌에도 출연해 긴장되겠다. 혹시 다들 누구를 경계 대상 1호로 생각하나.
홍진호
: 누가 딱히 쉬워 보이는 건 없지만 그래도 방송에서 포스를 많이 보여주신 노홍철 씨나 은지원 씨 아닐까. 지난 시즌의 김구라 씨처럼 강하게 기를 뿜으며 활동하지 않을까 신경 쓰인다.
이은결: 노홍철 씨가 단연 으뜸이다. 사기를 쳐도 호감인 캐릭터이지 않나. 이미 캐릭터가 잘 만들어진 분이라 진짜 속을 알 수 없을 것 같다. MBC <무한도전>만 봐도 천재적이지 않나. 절대 믿으면 안 될 분 같다. 홍진호 씨는 이미 전 시즌에서 너무 잘해서 문제가 될 것 같은데 오히려 오래 시간 끌고 버틸 것 같은 사람은 이상민 씨다.
임요환: 내가 봐도 이상민 씨와 노홍철 씨가 가장 조심해야 할 분들이지만, 노홍철 씨가 한 수 위 같다. 노홍철 씨는 되게 해맑은 웃음으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사람을 다루다가 뒤통수를 치는 캐릭터라 상대하기 어렵다. 언제 이 사람들이 배신을 할지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홍진호: 여자 출연진 중에서도 임윤선 변호사 포스가 세 보인다. 전 시즌 김경란 씨 같은. 재경 씨도 아이돌이라 조심해야 할 거 같고.
이두희: 임윤선 변호사가 나온 프로그램을 <지니어스 2> 때문에 봤는데, 퀴즈 맞힐 때 눈빛이 장난이 아니더라. 무서웠다.

쟁쟁한 출연진을 상대하는 나만의 강점이 있을 것 같다. 다들 뛰어나지만 활약하는 분야가 다 다르니까.
이은결
: 가넷을 복사해야 하나? (웃음) 안 그래도 그런 게 되냐고 물어봤는데 안 된다더라. 마술로 바꿔치기는 물론 가능하겠지만 그렇게까지 하면 반칙이니까 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어디까지 룰을 깨도 되는지 그 허용 범위가 궁금하다.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든 최대한 다르게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또 은근히 1등보다 아웃사이더를 챙기고 안 되는 사람에게 마음이 가는 스타일이라, 연합이 생기면 그 팀을 분열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홍진호: 갑자기 무서워지는데?
임요환: 이 프로그램에서 <스타크래프트> 관련된 능력은 큰 필요가 없을 것 같고, 일반 게임을 할 때 발상의 전환을 해보고 싶다. 반칙이 어느 정도까지인지 알게 되면 그 경계에서 머무는 편법을 잘 만드는 스타일이라. 반칙에 대해 계속 딜러한테 물어볼 것 같다.

이두희는 청년 사업가와 해커 등 다양한 경력이 있는데, 분석을 많이 해서 준비하시는 스타일 같다.
이두희
: 모든 것은 데이터가 핵심이니까. 정리는 못하지만 반복하면서 보는 거다. 지난 시즌의 게임도 이해하고, 저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할지 생각도 하고. 이번에 모니터링하면서 카메라가 없는 사각지대도 찾았다.
임요환: 이분 진짜 무서운 분이다. (웃음)



평소에 다른 게임을 할 때 승률이 어떻게 되는 편인가.
이은결
: 모든 게임을 못한다. 옛날에 <스타크래프트>랑 <카오스>에 빠진 것 빼고는 평소에 휴대폰 게임조차 안 하거든. 마술사라 하면 다들 카드 게임을 잘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그게 함정이다. 난 보여주는 기술이고, 진짜 게임 잘하는 분들은 보여주지 않는 스타일이라 블러핑 이런 게임 정말 못한다.
임요환: 근데 일반인 눈에는 말도 잘하고 거짓말도 잘 할 것 같다.
이은결: 거짓말하면 티가 다 나는 스타일이다. 스스로도 연습이 안 돼 있으면 박수받는 것도 부끄러워한다.
이두희: 난 게임 회사 소속으로 지금 개발하고 있는 게임도 있는데, 막상 게임을 진짜 못한다. 내가 만든 게임 중 뜬 것도 하나 없고. 개발자분들 중에 기획에 참여를 많이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난 그냥 시키는 대로 한다.

그래도 게임의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도는 다른 사람들보다 높지 않을까.
이두희
: 절대 아니다. 그래픽 요소 관련 일에만 손을 대기 때문에. 실제로 하는 게임도 <스타크래프트>밖에 없다. 그것도 재미로 가끔 하는 정도?
이은결: 혹시 해커 일을 하다 법으로 걸린 적은 없나.
이두희: 없었다. 운이 좋은 것 같다. 근데 이런 걸로 튀면 안 되는데.

초반에 튀지 않고 묻어가는 게 전략인 건가. 홍진호는 경험자로서 이 전략을 평가한다면.
홍진호
: 해결법을 만들 자신이 없으면 나쁘지 않은 차선책이다. 혼자 너무 주도하면 이준석 씨처럼 처음에 바로 떨어질 수 있다.
이은결: 에이.
임요환: 그건 네가 잘못된 거지. 그분은 그렇게 튀지 않았어. 네가 튀었지. 이준석 씨가 그렇게 당하고도 결승전에서 물심양면 진호를 도와주는 걸 보고 진짜 대인배라 생각했다. 

홍진호: 그거 다 계산한 거야! (웃음)

아까 홍진호가 말한 대로 <지니어스 2>에서는 누구도 믿으면 안 되지만, 이 사람과는 연합을 해서 비단길을 걷고 싶다 하는 출연진은 있나.
임요환
: 홍진호 씨. 어제 문자도 보냈다.
이두희: 어어, 벌써! 이래도 되나요?
홍진호: 그런 건 조용히 해야지! 사실 번호를 몰랐는데 먼저 문자가 왔길래 열심히 하자는 의미로 답장을 한 거다. 지난 시즌 때는 이두희 씨처럼 나도 멤버들 중 일반인에 속하는 사람이라 믿을 사람도, 연합할 사람도 없어서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우승자였으니까 여러 분들이 나한테 기댈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
임요환: 그룹이 2, 3개 정도로 만들어질 것 같다. 3개라면 이상민, 노홍철, 홍진호고 2개라면 이상민, 노홍철. 어디로 붙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홍진호: 형은 내 그룹에 안 받아줘.
임요환: 하하하. 왜 난 경험도 없고 못할지도 모르는데.

홍진호는 전 시즌에서 혼자 가는 이미지였는데 지금처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연합을 하게 될 것 같다. 시즌 2의 전략은 어떻게 짜고 있나.
홍진호
: 이 프로그램에 단계가 있어서 TOP 7까지 가기 전에는 13명이 있는 상황에서 팀플레이가 분명 필요하고 다수 대 다수의 싸움이 될 확률이 높다. 누가 한 명을 더 많이 데려오느냐가 중요할 거다. 근데 막상 어떤 게임이 나올지 모르니까…. 이게 참 어렵다. 물론 게임 전에 사적으로 만나는 게 가능하지만 실전에서 그대로 연합이 만들어진다는 보장이 없거든. 스튜디오에 가면 13명 각자의 방이 있어서, 게임이 시작되고 순간적으로 자리가 떨어지게 되면 대화 섞기도 힘들고 파를 형성하기도 어려운 즉흥성이 있다.
이은결: 처음에 라인을 잘 서야겠네. 돈으로 싸우고, 살기 위해 남을 버리고, 시간 끌면서 버티기도 해야 하고, 이 프로그램 참 지독하고 기분 좋게 자극적이다.

더 독한 질문을 하자면, 가장 빨리 떨어뜨려야겠다는 분들도 있나.
홍진호
: 전 시즌이라면 김구라 씨처럼 분위기를 아예 주도하는 스타일은 각개 전투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상대하기 어렵다. 이번 시즌에서는 노홍철 씨나 이상민 씨가 아닐까.
이은결: 김구라 씨 정도의 카리스마는 아닐 거다. 다들 약간은 웃는 얼굴을 가면으로 쓰고 있지 않나.
홍진호: 그게 더 무서운 거지. 노홍철 씨는 굉장히 정감 가는 캐릭터라, 직접 오셔서 “저희 한번 해볼까요?” 하면 아무도 거절 못 할 것 같다. 그런 매력의 소유자들이 위험하다.

그럼 데스매치에서 꼭 지목하고 싶은 사람은 누군가.
임요환
: 아무래도 만만한 사람이겠지? 절대 진호는 지목 안 할 거다.
이두희: 나도 그렇긴 한데 그런 상황이 아예 안 생겼으면 좋겠다.
홍진호: 아마 살기 위해 가장 적합한 인물을 찍는 건 당연한 거고, 지금 누구도 대답하기 어려울 거다. 중요한 건 게임을 진행하면서 만만한 사람을 찍을 수도 있고 그럴 수 없다면 내가 여기에서 살아남을 때 가장 없었으면 하는 인물을 택해야 한다는 거다. 특히 1회는 다들 떨어지면 안 된다는 부담이 있어서 데스매치 상대를 고르기 어려울 것 같다.
임요환: 근데 1회전에는 가넷이 많은 것도 아니라 딱히 표적이 될 사람이 없지 않나.
홍진호: 그래도 1회전에서 탈락하면 이 프로그램 출연은 아예 끝나는 거라 각자 다 찍고 싶은 사람이 있겠지만 부담이 클 거다.

우승을 위해서는 상금으로 연결되는 가넷 활용도 중요하다. 생존을 위해 어느 정도까지 쓸 수 있을 것 같나.
이두희
: 다 쓸 수도 있다. 죽으면 다 털어서 없는 가넷도 만들어서.
홍진호: 가넷 주고 내 지갑을 꺼내서라도. (웃음) 가넷은 결국 타이밍이지 않나. 필요하지 않을 때도 있는 거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건 생명이니까.
이은결: 이번 시즌에서도 가넷 주머니를 어딘가에 흘렸으면 좋겠다. 내가 주울게.

모두 우승이 목표일 텐데, 상금을 탄다면 어디에 쓰고 싶나.
임요환
: (김)가연 씨에게 효도해야 하지 않을까. (웃음)
홍진호: 또 우승하게 된다면 이번에야말로 저축하고 싶다. 지난번에는 은근히 많이 썼다. 게이머 은퇴한 지 2, 3년 정도 됐는데, 그 후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해도 이전만큼의 수입은 아니었고 집에도 조금 드렸거든.
이두희: 난 우승을 딱히 생각해본 적도 없고 내 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1회전이라도 일단 버텨보고 끝나면 생각해봐야겠다.
이은결: 나도 그런 편인데, 중간이라도 가고 싶다.
홍진호: 가다가 서로 욕 안 하면 다행일 거다. (웃음)

우승 부담에, 머리싸움에 출연진 입장에서는 충분히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우승 외에도 이 방송을 통해 얻어가고 싶은 게 어떤 점인지 궁금하다.
임요환
: 되게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언제 이런 분들과 게임을 해보겠나. 다들 나보다 머리가 좋아서 부담도 없다. 진호는 모르겠지만.
홍진호: 경계하는 건 게임 시작하면 보여주는 걸로 하자. 난 일단 전 시즌과 비슷한 마음가짐이다. 워낙 게이머로 경쟁하는 게 익숙해서 이번에도 재미있을 것 같고. 승패를 떠나 각 분야의 실력자들과 함께 게임을 하는 게 기대된다.
이두희: 프로그램 끝나고 이 두 분과 <스타크래프트> 한번 해볼 수 있다면 그게 가장 큰 수확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나 빼고 모두 연예인 같아 신기하기도 해서 재미있게 임하려고 한다.
이은결: 평소 내 성격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 편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많은 분들이 10년 전의 이미지로 날 보셔서 이번 기회에 내 스타일을 보여줄 거다. 감정이 실릴 수밖에 없겠지만 게임은 최대한 즐기며 하고 싶다. 그러다 떨어지면 그것대로 받아들여야겠지.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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