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상속자들│③ 신촌하숙,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냐

2013.11.12

응답하라 상속자들
① 1994 연대생이 2013 제국고 학생에게 가르쳐준 것
② ‘꽃남’의 후예들
③ 신촌하숙,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냐

SBS <상속자들>의 주인공들처럼 화려한 고등학교를 지은 부모님도 없고 재계 순위를 다투는 기업 그룹의 자식도 아니다. 하지만 tvN <응답하라 1994>(이하 <1994>)의 인물들도 한 번도 의예과 수석을 놓치지 않는 천재와 대학 야구부 최고 투수 등 무시할 수 없을 만큼의 판타지로 구성돼 있다. 특히 노른자 땅 신촌에서 마당 있는 하숙집을 운영하는 성동일(성동일), 이일화(이일화) 부부부터 순천의 3대 유지, 삼천포 부잣집 아들까지 <1994> 인물들의 소득 수준은 <상속자들>만큼 만만치 않아 보인다. 시대와 세월의 차이를 감안해, 불가능한 직접 비교 대신 당시 <1994> 인물들의 상황에 집중해 그들의 소득 수준을 알아보았다. 이 정보를 토대로 당시 만들어졌을 법한 신촌하숙의 광고 전단지도 마련했으니, 당시 하숙집을 구한다는 마음으로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다만 ‘넓은 마당’, ‘2인분 같은 1인분 식사’ 등의 문구에 혹하면 안 된다. 하숙비는 만만치 않을 테니까.



“일단 이런 집이 있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20년 가까이 연세대학교(이하 연대) 정문 근처에서 영업하고 있는 신촌공인중개사 대표에 따르면, 상가 지역과 주택가가 이어지는 신촌의 특성상 <1994>의 신촌하숙처럼 넓은 마당을 가진 쾌적한 주택이 존재하기란 힘들다. 하지만 극 중 설정에 맞추면 “2층에, 방이 5개가 넘고 마당까지 합쳐 대략 100평 정도인 집이다. 드라마에서 설명된 지역의 당시 주택가 시세가 평당 200~300만 원 정도니 단순 계산해도 2~3억 원 상당”(신촌공인중개사 대표)으로, 이는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화폐가치 계산기로 보면 올해 기준 3억 7280만 원에 상응하는 가치다. 골든글러브 출신의 프로야구 서울쌍둥이 베이스 코치로 나오는 성동일의 연봉은 1994년 11월 쌍방울 구단 박상열 투수코치가 연봉 4500만 원에 계약했다는 한겨레 기사 등 당시 자료를 통해 약 4000만 원 선으로 추정된다. 또한 성동일 부부의 차 에스페로는 당시 928만 원이었으며 총 3대의 TV 중 거실에 있는 LG 아트비전 TV는 130만 원 선, 영상반주기는 60만 원 수준, 쓰레기(정우)와 나정(고아라)의 방에 있는 대우 486 컴퓨터는 평균 200만 원 정도로 볼 수 있다. 2013년 8월 정부가 중산층의 척도로 보는 연소득이 3450만 원이니,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지 않아도 부동산 자산과 기본 수입을 고려하면 당시 성동일 부부는 중산층 중에서도 고소득층임을 알 수 있다.

이곳에 사는 학생들 또한 하숙비를 감당하는 소득 수준을 갖춰야 했을 것이다. 연대 근처에서 30년 넘게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봉숙 씨(67)는 신촌하숙의 아침 식사 장면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이봉숙 씨는 “당시 하숙비가 보통 30만 원, 비싸면 40만 원이었다. 그때 잘 차린 한식 한 끼에 4~5000원 정도 했는데 이렇게 많은 양으로 매일 아침, 저녁을 해주면 한 달 식비만 30만 원을 넘길 거다. 아마 하숙집 입장에서는 밑지는 장사였을 것”이고 “당시 독방도 별로 없었다”며 신촌하숙이 고급 하숙집이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한 달 40만 원으로 계산했을 때 당시 연대 공대 등록금은 신입생 입학비를 포함하면 학기당 200만 원 정도였으니 네 달 치 하숙비가 등록금에 육박할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순천 3대 유지 아들 해태(손호준), 충북 최대 양계장 주인의 아들 빙그레(바로) 등이 다닐 만한 하숙집이었던 셈이다. 그래서일까. “예나 지금이나 용돈 아끼려는 학생들은 하숙집 밥을 꼬박꼬박 먹지만”(신촌 하늘하숙 사장) 해태와 삼천포(김성균)는 하숙집 밥에 연연하지 않고 입장료와 콜라 한 잔 값만으로 당시 5~6000원을 내야 했던 락카페를 자주 다니며 과팅에서 징거버거 4개와 ‘통 크게’ 비스킷 40개(당시 개당 500원)까지 34,800원을 아무렇지 않게 투척했다. 공항도 없는 순천의 아들에 지하철도 못 타 택시비 바가지 쓴 촌놈같이 보여도, 서울에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해도, 역시 신촌하숙과 그 하숙생들은 얕잡아 볼 수 없는 이들이었던 셈이다.

교정. 김영진





목록

SPECIAL

image 카카오TV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