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light] 서프라이즈│① “언젠가는 연기대상 후보에 다 같이 오르고 싶다”

2013.09.30
춤을 추고 노래를 하며, 연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돌그룹은 아니다. 유일, 공명, 서강준, 강태오, 이태환으로 구성된 서프라이즈는 ‘배우 그룹’이라는 생소한 타이틀을 달았다. 이들은 극도로 만화처럼 연출된 드라마툰 <방과 후 복불복>에서 뽑기로 엉뚱한 미션에 도전하는 후비고 뽑기부 부원들을 연기하며 데뷔를 알렸다. 방귀에 불을 붙이거나 강아지 분장을 한 채 강아지 흉내를 내고, 때로는 여장까지 불사해야 하는 작품이지만 막 발을 내디딘 다섯 명의 청년들은 이 모든 것이 신나는 경험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함께 하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일도 많은 서프라이즈에게는 지금 겪고 있는 하루하루가 마냥 소중한 것이다. 직접 만난 후, 이들에게서 보고 싶은 것들이 더욱 많아졌다. 어쩌면 그 어떤 그룹보다 많은 경우의 수를 손에 쥔 서프라이즈의 이야기.

① “언젠가는 연기대상 후보에 다 같이 오르고 싶다”
② 서강준, 공명's story
③ 강태오, 유일, 이태환's story
④ 포토갤러리

 

공명, 강태오, 서강준, 유일, 이태환. (왼쪽부터)

<방과 후 복불복>
회사에서 다섯 명을 주연으로 <방과 후 복불복>이라는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부담스럽진 않았나. 모두 연기 경험이 많이 없는 상황에서 작품을 끌어가야 했던 건데.
공명
: 그래도 처음으로 뭔가를 찍을 수 있겠단 생각을 하니까 열정이 더 불탔다. ‘아, 이제 뭐 좀 하겠구나’ 싶더라.
이태환: 혼자가 아니라 다섯 명이 함께 하는 거니까 마음이 좀 편했던 것 같다.
강태오: 사실 신인이 주인공 자리를 얻기가 굉장히 힘들지 않나. 운이 좋아서 좋은 기회를 얻었으니, 정말 잘 찍어야겠다는 생각에 대본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다. 우리가 숙소 생활을 하다 보니까 밤늦게까지 연습실에 같이 있고, 숙소에서도 연습을 할 수 있다. 서로 대사를 주고받으면서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해보자” 하는 이야기들을 자주 나눴다.
공명: 자기 전에 누워 있다가도 대사 한 번 쳐주고. (웃음)

정정화 감독이 실제 본인들에 맞춰서 캐릭터를 설정했다고 하더라. 그 과정에서 감독과 대화를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주로 어떤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했던 건가.
서강준
: 감독님이 우리에게 주문하신 게 있다. “너희가 지금까지 살아온 자서전을 써와라.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써라”라고 하셨다. 각자 A4 용지 서너 장 분량으로 정리해서 드렸더니, 감독님께서 멤버들의 외적인 이미지와 성격을 조합해서 캐릭터를 만들어주신 거다. 내 경우엔 질풍노도의 시기에 겪었던 경험들을 썼다.
유일: 나는 털털한 편이라고 썼는데 감독님께서 꽃미남 캐릭터를 주셔서… 감사했다. (웃음)
태오: 사실 처음부터 약간 예상을 했다. ‘내가 원하는 성격으로 꾸며 쓰면 원하는 캐릭터를 만들어주시겠구나’ 싶더라. 그래서 최대한 멋있게, 없는 이야기까지 넣어서 막 ‘17 대 1로 싸웠다’ 이런 것까지 썼는데 제일 까부는 캐릭터를 맡게 됐다.

작품 자체도 그렇지만 캐릭터 역시 전부 만화적이고 과장돼 있는데,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했나.
공명
: 감독님이 방향성을 제시해주기 위해서 몇 가지 만화나 드라마를 추천해주셨다. 일본 드라마 <오란고교 호스트부>랑 웹툰 <정열맨>, 만화 <이나중 탁구부> 같은 것들이었다.
서강준: 만화 <멋지다 마사루>랑 일본 드라마 <용사 요시히코와 마왕의 성>도 봤다. 너무 웃기더라. 이런 작품들을 본 순간 모든 것을 내려놨다. (웃음)

그래도 카메오로 선배 배우들이 출연했을 땐 좀 긴장되지 않던가.
서강준
: 김영애 선배님이 출연하셨을 때 긴장을 많이 했다. 정말 대선배님이시니까. 그때 김영애 선배님이 우릴 위해서 몰래카메라까지 준비하셨다.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갔는데, 갑자기 선배님이 우리를 부르더니 “너네 다 이리 와봐. 선배가 연기하는데 감히 어디서 웃고 떠들어?”라고 하시는 거다. 두 손을 모으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는데, 갑자기 옆에 있던 김소은 씨가 무릎을 꿇고 울더라. 깜짝 놀라서 우리도 무릎을 꿇었는데 김영애 선배님이 몰래카메라라고, 더 이상 못 하겠다고 하면서 웃으셨다.
유일: 같이 울어야 예의가 있는 사람이 될 것 같아서 눈물 흘리는 연기를 좀 하려고 했는데. (웃음)

어쨌든 신인 배우로서는 이례적인 경험을 했고,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연기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 같다.
강태오
: 원래 대본을 보면서 씬마다 장소나 분위기를 예상한 다음 우리끼리 동선을 짜고 맞췄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니까 그 동선이 다 무너지는 거다. 즉흥적으로 감독님의 디렉팅에 맞춰야 하는데, 그게 어려워서 잠깐 혼란이 오기도 했다.
서강준: 그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우리가 연습했던 대로만 하면 말이 안 되는 장면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상대 배우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뉘앙스로 대사를 쳤을 때 그 자극을 새롭게 받아들여서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
서로를 처음 봤을 땐 어떤 생각이 들던가.
강태오
: 공명이의 첫인상은 전봇대 같았다. 나무젓가락 같은 느낌이랄까. 그때는 지금보다 좀 더 말라서 어깨도 직각이었고, 얼굴도 정말 작았다.
공명: 그리고 태환이는 때가 묻지 않아서 순수한 면이 있었다. 하얀 마음 백구같이.
강태오: 나는 오히려 태환이를 봤을 때 ‘엄친아’ 같은 느낌이었다. 키도 엄청 크고, 모델 활동을 해서 몸에 각도 잡혀 있다. 옷도 잘 입고. 강준이는 영화 <트와일라잇>에 나오는 로버트 패틴슨이 생각났다.
공명: 처음에 롱코트를 입고 왔는데, 뭔가 스멀스멀한 뱀파이어 같았다. 눈동자가 갈색이라 이국적인 느낌도 있었고. 피부까지 하얘서 깔끔하고 단정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다.
유일: 태오가 연기 레슨을 받으러 왔을 때가 생각나는데, 선생님한테 “저 아직 밥 못 먹었습니다”라고 하더라. 나이도 어린데 밥도 못 먹으면서까지 연기 연습하러 왔구나, 이따 끝나고 김밥천국 가서 김밥 한 줄 사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웃음) 그땐 안 친해서 사주진 않았지만, 뭔가 챙겨주고 싶은 이미지였다.

그룹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엔터프라이즈, 딱따구리 같은 이름도 나왔다고 들었다. 그런 후보들이 나오게 된 배경은 도대체 무엇이었나. (웃음)
공명
: 두세 차례 정도 전사적으로 공모를 했다. 최종적으로는 대표님이 낸 ‘서프라이즈’가 됐는데, 제일 좋은 것 같다. 나중에 후보로 나왔던 이름들을 들어보니 ‘오미자’ 같은 것들도 있더라.
서강준: ‘다섯 명의 아름다운 남자들’이라는 뜻이다.
유일: 그리고 서프라이즈라는 이름이 매주 일요일마다 포털 검색어에 오른다. (웃음)
이태환: 단점이 있다면, 그 프로그램 관련 기사가 올라올 땐 우리 기사가 쭉쭉 뒤로 밀린다.
유일: 극복해야 할 상대가 너무 강해. 너무 오래됐어.

배우 그룹이라는 게 생소한 개념이라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생각도 많았을 것 같다.
유일
: 분명 낯설긴 했지만 춤이랑 노래, 연기 레슨을 계속 받아왔기 때문에 못할 것 같지는 않았다. 한번 도전은 해볼 수 있겠다 싶었고, 그중에서도 연기를 더 중점적으로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걸로 승부를 봐야 되겠다고 마음먹은 거다.

처음부터 연기까지 연습해야 했던 건데, 다른 아이돌그룹보다 배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힘들진 않나.
강태오
: 보통 아침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운동을 하고, 그 이후론 새벽 1시 정도까지 연습을 하니까 많이 힘들긴 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요즘은 가수와 배우의 벽이 무너지면서 가수들도 춤, 노래를 중점적으로 하되 연기까지 배우지 않나. 특별히 우리가 더 힘들게 연습하고 있다는 생각은 없었다.

멤버들 중 태오가 댄싱 머신, 유일이 보컬 머신이라고 하던데. (웃음)
태오
: 실력이 많이 차이 나는 게 아니라, 내가 다른 멤버들보다 춤 수업을 좀 더 일찍 들었다. 그리고 몸을 약간 더 잘 활용하고 리듬을 잘 타는 게 있어서 그렇게 말하는 건데 ‘머신’이라는 말이 붙으니까… 오해를 사는 것 같다.
서강준: 댄서라고 부를게.
유일: 내 경우에도 우리가 직접 부른 <방과 후 복불복> OST ‘Hey U Come On’에서 맡은 파트가 다른 멤버들보다 좀 더 많을 뿐이다.
공명: 파트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잘한다는 뜻이지.
이태환: 우리 팀의 MP3라고 할 수 있다.

연습을 하다가 지칠 땐 서로 어떻게 힘을 북돋워 주나.
유일
: 서로 장난도 치고, 이야기도 많이 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까, 앞으로 잘되면 이런 걸 하자, 이런 이야기. 말하자면 희망을 계속 떠올린 거다. 연습하면서 그것만 바라볼 수 있게.
공명: 혼자 생각하는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혼자 있을 시간도 배려해준다.
서강준: 그럴 때 맏형인 유일 형이 맛있는 것도 많이 사줬는데, 빨래비를 더 많이 내줬다. 시간이 없을 땐 코인 세탁을 하게 되는데 형이 1만 2천 원 정도 내곤 한다. 무려 3일치 빨래를 할 수 있는 금액이다.



목표: 반지하 탈출
숙소에서 각자 맡고 있는 역할도 있나.
태환
: 청소랑 빨래, 방을 치우는 건 내가 맡고 있다. 방을 어지르려면 아예 확 어질러서 물건을 찾는 재미를 느끼고, 깨끗하게 치운 다음엔 조금이라도 더러우면 보기가 힘든 성격이다. 숙소를 막 어질러서 나를 힘들게 하는 멤버는 딱히 없는데… (곁눈질로 강준을 보며) 다들 새벽 늦게 오고 오자마자 자니까. 아침에 헬스장 갈 때 쓰레기만 주워서 나가도 될 정도다.

요즘처럼 바쁠 땐 음식을 직접 해 먹는 것도 불가능하겠다.
유일
: 늦은 시간에 먹을 수가 없다. 그리고 숙소에서 음식을 해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다. 반지하라서 먼지도 많고 곰팡이도 있고, 무엇보다 벌레가 떨어질 수도 있다.
강태오: 벌레와 함께 잠을 잤다. 6cm 정도 되는 애벌레였다. 강준이가 벌레를 제일 무서워하는데, 어제도 벌레를 보더니 어디로 사라져버리더라.
서강준: 겉보기와는 좀 다르다. (웃음) 벌레가 나왔을 땐 태환이가 잡는다. 막 “이리 와, 이리 와” 이렇게 대화하면서.

숙소에선 주로 뭘 하면서 지내나.
유일
: 같이 휴대폰이나 노트북으로 드라마, 영화를 본다.
강태오: 사실 숙소가 너무 좁아서 움직일 수가 없다. 누워 있을 수밖에 없다.
이태환: 회사에서 “너희가 잘될 때마다 한 층 한 층 올려줄게”라고 말씀하셨다. 타워팰리스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어떤 조건을 걸어둔 건가.
유일
: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건 없다. 아직은 우리도 어떤 업적을 쌓은 게 없어서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서강준: 처음부터 좋은 데 사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
공명: 이것보다 밑으로 내려갈 데는 없으니까.
서강준: 올라갈 일만 남았지.

올라가려면 팀으로서도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할 텐데, 서프라이즈라는 이름으로 함께 해보고 싶은 건 뭘까.
서강준
: 기회가 된다면 <방과 후 복불복 2>를 찍고 싶다. 드라마를 찍고 나서 3, 4개월이 지났는데, 지금 보면 연기적으로 아쉬운 부분들이 너무 많더라. 2탄을 찍으면 훨씬 더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태환: 멤버들이 동의할지 모르겠지만, 뮤지컬을 해보고 싶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춤, 노래 실력을 더 쌓고 인지도도 쌓이면 우리가 주인공인 작품을 하는 거다. 관객석도 꽉 차고. <그리스>나 <화랑>처럼 멋쟁이 캐릭터들이 나오는 뮤지컬이면 좋을 것 같다.
강태오: 다들 잘돼서 연기적으로 인정을 받은 다음에, 언젠가 연기대상 후보에 멤버들이 모두 올랐으면 좋겠다. 굉장히 뿌듯할 것 같다. 물론 상은 내가 타겠지만. (웃음)
공명: 진짜 그렇게 되면 누가 타도 기분 좋을 것 같아.
이태환: 그것도 가위바위보로, 복불복으로 정하면 되겠다.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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