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박지성부터 구자철까지,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2013.08.23
박지성의 PSV 아인트호벤 1년 임대부터 손흥민의 레버쿠젠 이적까지. 유럽 축구의 이번 시즌에는 한국 선수들의 변화가 유난히 많다. 더구나 그 변화는 질적으로도 중요도가 높다. 선수 생활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는 박지성에겐 QPR에서의 부진을 씻을 기회이며, 기성용은 지난 시즌 스완지시티에 확실하게 적응했지만 경쟁 선수의 영입으로 주전 경쟁을 다시 해야 할 판이다.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벌써부터 공격의 중심이 된 손흥민과, 한국 선수로서는 열두 번째로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하는 김보경, 임대를 마치고 다시 볼프스부르크로 돌아온 구자철에게도 올해가 중요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들이 이번 시즌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고의 파트너로 만들어야 할 혹은 이미 파트너가 된 선수와의 호흡을 점검해봤다. 선수들에게는 후회 없는 시즌이 되길, 그리고 밤을 새우며 이들을 응원할 팬들에게도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길 바라며 말이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박지성(MF) + 자카리아 바칼리(FW) = 노련미와 신성의 만남
“제가 아인트호벤에서 뛰고 있었을 때 대부분 어린아이였겠네요.” 32살 박지성이 8년 만에 PSV 아인트호벤으로 복귀하며 한 말이다. 여기에서 ‘대부분’이란 현재 아인트호벤을 움직이고 있는 선수들이다. 실제로 주전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이며, 가장 나이 많은 선수가 29살이다. 그래서 1년 임대인 박지성의 첫 역할은 어린 선수들을 조율해가며 경기를 이끄는 것이다. 이 미션은 케빈 스트루트만과 마르크 반 보멀이 떠나 비어버린 중앙에서 수행될 가능성이 크다. 그때 박지성이 가장 눈여겨볼 선수는 단연 공격수 자카리아 바칼리다. 바칼리가 17살의 나이에 팀 주전을 꿰차고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골잡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드리블에서 슛으로 이어지는 게 빠른 바칼리는, 박지성이 중원에서 경기를 다양하게 운영할 때 활용도가 가장 클 선수다. 부지런히 뛰는 박지성과 어디에서 공을 받든 효과적인 공격이 가능한 바칼리는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는 최적의 콤비가 될 듯하다.


[EPL] 기성용(MF) + 윌프레드 보니(FW) = 위기를 기회로
이번 시즌 스완지시티의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이 우수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기성용은 다시 주전 경쟁을 하게 됐다. 문제는 그 경쟁이 4-2-3-1 포메이션 안에서 기성용의 기존 포지션인 2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이 라인에는 리언 브리턴과 조나단 데 구즈만, 새로 영입된 존조 셸비, 호세 카나스 등 선수가 넘쳐 난다. 한 자리는 브리턴과 구즈만이, 남은 자리엔 새 얼굴들이 기용되고 있어 기성용이 기존 포지션으로 출전할 기회 자체가 드물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지난 9일 유로파리그 말뫼 FF와의 경기에서처럼 미구엘 미추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할 때 윌프레드 보니와 최대한 호흡을 맞추는 게 나을지 모른다. 최전방 공격수 보니는 골 결정력은 물론 몸싸움에도 강해 계속해서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어낸다. 기성용이 패싱 능력을 활용해 보니에게 어시스트하거나 스스로 최전방에서 기회를 잡는 활약이 필요할 듯하다. 보니와 만날 기회가 적을지 모르지만,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바라는 감독의 눈을 잡기 위해선 그 짧은 시간을 잡아야 한다.


[독일 분데스리가] 손흥민(FW) + 스테판 키슬링(FW) + 시드니 샘(MF) = 마법의 삼각편대
역습이 특징인 레버쿠젠은 빠른 발을 가진 손흥민이 공격수로서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팀이다. 하지만 손흥민의 활약이 기대되는 더 큰 이유는, 함께 공격을 만드는 스테판 키슬링, 시드니 샘과의 호흡 때문이다. 지난 시즌 리그 득점왕에 오른 키슬링은 포지션으로는 최전방에 있지만 경기장 곳곳을 쉼 없이 오가며 찬스도 만들어내는 키플레이어이기에 손흥민에게 기회를 많이 만들어줄 수 있다. 실제로 손흥민의 리그 첫 득점은 후방에서 수비수를 끌어 와 공간을 만든 키슬링의 패스로 시작됐다. 손흥민처럼 빠른 측면 공격에 능한 샘 또한 그의 훌륭한 조력자다. 본인이 골을 넣을 수 있었지만 이미 더 좋은 자리에 있던 그에게 패스해 손흥민의 첫 득점을 도왔던 것처럼 말이다. 무리해서 본인이 골을 넣기보다 팀이 가진 윙 플레이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선수인 셈이다. 파트너는 정해졌다. 손흥민에겐 이 ‘마법의 삼각편대’ 안에서 한 시즌을 휘어잡을 일만 남았다.


[EPL] 김보경(MF) + 개리 메델(MF) = 중원의 짝패
53년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카디프시티의 말키 맥케이 감독은 김보경에게 “원하는 포지션을 주겠다”고 말했을 정도로 그를 신임하고 있다. 팀의 역사적인 시즌에 감독으로부터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김보경은 이번 시즌을 특히 잘 보내야 한다. 지난 시즌, 중앙에서 정확한 패스로 공격과 수비를 이어주던 장점을 다져 존재감을 굳히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에 영입된 칠레 출신 개리 메델은 그래서 김보경에게 반가운 파트너가 될 듯하다. 개리 메델의 주요 포지션은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다. 특히 저돌적인 움직임은 물론 그라운드에서 상대의 볼을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데 능하기 때문에 속도와 몸싸움에 약한 김보경으로서는 든든한 동료라 할 수 있겠다. 끈질기게 공을 따라다녀 투견 중 하나인 ‘핏불’이 별명인 메델과 차분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김보경의 조합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카드가 되지 않을까.


[독일 분데스리가] 구자철(MF) + 얀 폴라크(MF) = 너도나도 윈-윈
아우크스부르크에서 1년 반의 임대를 마치고 볼프스부르크로 돌아온 구자철은 치열한 경쟁 속에 있다. 압박에서 벗어나는 데 능하고 적극적으로 공간을 만드는 그에겐 공격형 미드필더가 최적의 포지션이지만, 이 자리에는 팀의 핵심 디에고 리바스가 이미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볼프스부르크의 주요 포메이션 4-2-3-1의 3중 한 곳에 구자철이 들어갈 수는 있지만, 주로 볼을 오래 끌고 움직이는 디에고를 위해 희생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중앙에서 얀 폴라크와 호흡을 맞추는 게 그에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다. 다행히 수비에 강한 폴라크는 자신은 물론이고 구자철의 장점도 잘 아는 선수다. “구자철은 공격에, 난 수비에 강한 걸 안다. 이기적으로 굴기보다 그의 장점을 살리도록 할 거”라 말할 정도다. 물론 수준 높은 리그를 꿈꾸며 돌아온 구자철로서는 당장은 아쉬울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중원을 지키며 이번 시즌을 착실히 보낸 후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게 필요할 듯하다.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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