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light] 김민지│① 반전 있는 여자

2013.08.19

김민지
① 반전 있는 여자
② 김민지's story


저게 내가 생각한 그것이 맞을까. 한국 최초의 콘돔 광고인 듀렉스 CF를 보며 느낀 첫 감정이다. 미처 TV에서 콘돔 광고를 할 거라 예상하지 못해서만은 아니다. 어색한 미소와 함께 핸드백에서 쏟아진 콘돔을 주워 담는 여자 모델의 모습은, 가상의 광고라기보다 실제 연인에게 벌어진 해프닝에 가까워 보이고 그래서 더 당혹스럽다. 브랜드뿐 아니라 평범한 여대생 같은 그의 귀여운 얼굴 역시 강한 첫인상을 남긴 건 그 때문이다. 김민지라는, 역시 그다지 특이하지 않은 이름의 그는, 하지만 포털 검색창에 듀렉스를 검색하면 ‘듀렉스 광고 여자’라고 자동 완성이 될 정도로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청순하고 귀여운 여자친구 가방에서 콘돔이 나오는 게 얼마나 반전 있어요. 귀여우면서 반전 있는 여자, 그게 저예요. 으하하하”라며 명랑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그의 모습은 그래서 반갑다. 야무지게 테이프를 뜯어 콘돔을 집안 곳곳에 붙이던, 당당해서 사랑스러운 광고 속 모습으로부터 배반당하지 않는 기분. 주니어 토플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장학생으로 뽑혀서 고등학교, 대학교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도 “예고를 가야 한다고 단칼에 거절하고 부모님께는 말하지 않은” 만만찮은 이력은, ‘반전 있는 여자’보다는 오히려 일관성 있고 똑 부러진 20대에 가깝다. 예고를 나와 연기를 전공하고, 연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광고 일을 시작해 현재 한 광고의 메인 모델로 서게 된 과정을 생각하면 더더욱. “대학에 들어가니 나보다 예쁘고 잘난 경쟁자가 많다는 걸 알게 됐고, 그 친구들이 예쁜 옷을 살 때 그 돈으로 무용이나 헬스를 배우며 나 자신에게 투자하려 했어요. 그래서 광고 일도 더 많이 하게 된 것 같고요.”


연기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중견 여배우가 되고 싶다”고 표현하는 김민지에게서 꿈에 대한 진지한 갈망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보다 더 긍정적인 건, “이 인터뷰가 나가고서 기획사 쪽 연락이 많아지면 좋겠”다며 자신의 욕망을 솔직히 드러낼 때다. 솔직함이 언제나 미덕인 건 아니지만 스스로에게 솔직한 것보다 훌륭한 미덕은 없다. 광고를 찍은 뒤 받은 콘돔 두 통을 친구들에게 바로 뺏겼던 일을 말하며 다시 한 번 까르르 웃는 가벼운 태도와 “연기를 안 하면 죽을 때까지 후회할 것 같은” 묵직한 마음가짐은 그렇게 모순 없이 하나가 된다.

물론 이제 막 대중의 눈에 띈 신인 모델 혹은 연기 지망생이 강단 하나로 꿈을 이루기에 이 시장은 만만치 않다. 광고 안과 밖에서의 모습이 사랑스럽다고 해서 그의 성공을 낙관하는 건 어설프거나 무책임한 예언일 것이다. 중요한 건, 그가 그 꿈에 조금씩 다가가리라 기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요컨대 15초짜리 첫인상으로 끝나지 않을 잘 여문 자의식과 “매번 거울을 보며 카메라에 잘 비칠 표정을 찾는” 능동적인 태도가 그에게는 있다. 아마도 두 번째 만남에선 그 장점들을 더 잘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기왕이면 15초보다는 조금 더 긴 시간으로.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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