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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dit 아이즈(ize)
  • 입력 2016.02.1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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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인이 됩시다

지난해 12월 말, 온라인 게임 [문명 온라인]에선 현대 시대가 업데이트되었다. 헬기와 탱크 같은 현대적 탈것과 핵미사일 등의 무기, 그리고 로켓 제조 같은 과학 기술이 추가되었지만, 그것들만이 추가된 세계를 제목 그대로 현대적 ‘문명(Civilization)’이라 부르긴 어려울 것이다. 물론 전략 시뮬레이션인 이 게임에겐 잘못이 없다. 재밌는 건, 오직 문물만이 업데이트된 게임 속 세계가 지금 이곳의 풍경에 대한 은유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바로 그 12월 한 달 동안 한국에서는 여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가 흑인 유학생의 피부색을 연탄과 비교했고,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소라넷 고발에 대해 “(만취 강간은) 여자 책임이 90% 이상”이라는 따위의 주장이 시청자 게시판에 달렸으며, 외교부는 피해자들과의 제대로 된 협의 과정 없이 일본 측과 위안부 과거사 협상을 타결했고, 사고 1년 8개월 만에 열린 세월호 청문회는 지상파 뉴스의 외면을 받았다. 21세기 문명사회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에, 2016년 새해를 맞는 한국의 풍경엔 여전히 많은 야만의 흔적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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