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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dit 아이즈(ize)
  • 입력 2015.12.2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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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의 창

자국 국민과 IS를 동렬에 두고 언급한 건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1월 14일, TV조선 [뉴스쇼 판]의 최희준 앵커는 오프닝 멘트에서 “슬프고 참담한 마음”이라고 운을 뗀 뒤 이 날 서울에서 열린 1차 민중총궐기대회에 대해 “자유 민주주의라는 가면을 쓴 불법 과격 시위대를 봤다. 공권력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면서 “도심 한복판은 무법천지, 해방구”였다고 선언했다. 곧이어 “그런가 하면 멀리 프랑스 파리에서 연쇄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전한 그는 “무차별적인 민간인을 향한 테러는 인류 문명에 대한 도전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마무리했다. 집회와 테러가 ‘똑같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두 사건의 성격과 주체를 교묘하게 비틀고 섞어 프레임을 제시한다. 이튿날 극우 성향 인터넷 매체인 [올인코리아]는 경찰의 과잉진압을 보도한 다른 채널들을 비판하고 “그나마 TV조선과 채널A 정도가 민중총궐기대회의 폭력을 제대로 전했다”며, “명백히 IS와 똑같은 테러행위”라는 의견을 비롯해 다수의 ‘일간 베스트 저장소’ 유저의 발언을 인용해 집회 참가자들을 비난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TV조선으로 대표되는 보수 성향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현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철저히 정부 친화적인 시선에서 그 반대편에 최대한 불리하게 팩트를 가공해 보도하며, 그렇게 만들어진 프레임 안에서 특정 세력이 아젠다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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