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예매 지옥

‘틴 스피릿’, K-오디션에 길들여진 관객에게 통할까

2019.09.05
‘틴 스피릿’ 글쎄

엘르 패닝, 즐라트코 버릭, 레베카 홀
임현경
: 17세 바이올렛(엘르 패닝)에게 음악은 지루하고 답답한 시골 생활의 유일한 탈출구이자 꿈이다. 바이올렛은 세계적인 오디션 프로그램 ‘틴 스피릿’에 참가해 한 단계씩 진출하며 팝스타가 될 수 있는 기회에 바짝 다가선다. 주인공의 사연이 담긴 준비과정과 무대를 번갈아 보여주는 오디션 프로그램 형식을 영화 전반에 도입했다. 오디션에 나오는 곡 자체는 무난하고 엘르 패닝의 노래 실력은 훌륭한 편이지만, 정작 바이올렛의 서사와 그가 오디션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무대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의아함을 남긴다. 하나같이 성긴 설정에 상투적인 인물들은 생동감 있게 움직이지 못하고, 드라마 없는 이야기는 오디션이라는 극적인 형식을 빌려왔음에도 평이하게 흘러간다. ‘아메리칸 아이돌’부터 ‘슈퍼스타K’까지, 실존 인물의 성장사를 숱하게 봐왔던 관객들에겐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는 영화가 따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동물, 원’ 보세
왕민철
김리은
: 동물원의 일상과 현실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로, 2019 서울환경영화제 대상작이다. 인간 중심의 사고로 동물들을 전시하는 감옥이자, 멸종 위기에 놓인 동물들을 보호하는 울타리이기도 한 동물원의 두 모습을 치우침 없이 다룬다. 동물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육사와 수의사들의 일상, 동물원의 현실에 대한 상반된 인터뷰, 그리고 동물들의 생태가 균형감 있게 배치되어 지루함이 없다. 경쾌한 음악 속에서 동물과 인간의 교감이 빚어내는 순간들을 비추며 주제의 무게감을 덜어내지만, 궁극적으로는 생명의 존엄성을 질문한다. 동물원 존폐 찬반에 대해 쉽게 답을 정의하지 않는 영화의 건조한 시선은 동물과 인간의 적절한 거리를 정의할 ‘쉼표’의 위치를 고민하게 한다.

‘집으로’ 보세
유승호, 김을분
권나연
: 7살 개구쟁이 서울소년 상우(유승호)는 엄마 손에 이끌려 외할머니(김을분)가 사는 시골댁에 잠시 맡겨진다. 낯선 시골 생활이라는 생애 첫 좌절을 겪으며 상우는 차근차근 배려하는 마음과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 2002년 첫 개봉 당시 큰 화제를 모으며 유승호를 스타덤에 올린 작품으로, 이 땅의 모든 외할머니에게 헌정한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시절을 살았다면 누구나 겪었을 법한 경험들을 담백하게 다루면서도, 시대를 불문하는 보편적인 결을 지니고 있어서 남녀노소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 말도 통하지 않는 보호자에게 생떼 쓰는 아이를 사랑과 함께 묵묵히 돌보는 할머니의 모습은 최근 ‘노 키즈 존’과 관련된 논란을 되돌아보게도 한다. 재개봉을 통해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어느 때보다도 뭉클한 가슴을 부여안고 극장을 나서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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