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위기

2019.08.07
지난 7월 17일 수요일, 넷플릭스의 실적 발표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실망스러웠다. 넷플릭스는 2011년에 DVD 대여 서비스와 스트리밍 플랫폼을 분리한 이후, 처음으로 미국 내 구독자 수 감소를 경험했고, 발표 직후 주가는 10퍼센트 이상 떨어졌다. 세계적으로는 구독자 수가 증가했지만, 전망했던 수에 비하면 절반 정도밖에 안되는 270만 명 정도에 그치고 말았다. 미국 내에서는 약 13만 명의 구독자 수가 증발했다.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높아진 구독료와 새로운 구독자를 끌어들일 만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부족을 이유로 들었지만, 넷플릭스의 실적 발표에 많은 이들이 넷플릭스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물론 한 분기의 주춤함 때문에 넷플릭스의 미래가 어둡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꾸준히 성장해왔던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시장의 심해지는 경쟁 속에서 지금까지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생각해봄직하다.

“모든 지역에서 전망이 빗나갔지만, 구독료가 올라간 지역에서는 좀 더 그랬습니다. 우리는 경쟁이 원인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2분기의 경쟁 상황이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았고, 경쟁 강도나 우리의 시장 진출이 지역마다 달랐기 때문입니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다음 분기에는 ‘기묘한 이야기’,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더 크라운’ 같은 인기 시리즈들의 새 시즌이 시작하기 때문에 다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은 넷플릭스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발표를 했지만, 여전히 주가 상승의 여지가 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바닥을 찍은 넷플릭스의 주가는 다시 일정 부분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11월에 서비스를 시작하는 디즈니 플러스나 워너미디어, 애플의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이미 포화 상태인 미국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을 더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분석가 베네딕트 에반스가 말했듯, 넷플릭스의 기업 본질이 기술 산업이 아니라 TV 산업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베네딕트 에반스는 넷플릭스가 기술을 지렛대 삼아 새로운 TV 산업을 만든 기업이라고 얘기한다. 기술이 메인이 아니라, TV가 메인이라는 것이다. 흔히 넷플릭스가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삼은 기술 기업이라고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할리우드가 있는 로스앤젤레스나 미디어 시장을 상징하는 뉴욕의 기업에 가깝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아무리 기술이 좋다 한들, 매일 새로운 콘텐츠 없이 똑같은 드라마만 반복해서 보여준다면 아무도 넷플릭스를 구독하지 않을 것이다. ‘기묘한 이야기’나 ‘킹덤’이 없는 넷플릭스를 상상해보라. 이는 넷플릭스가 결국 TV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한다.

따라서 앞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들로 인해 넷플릭스에서 볼 수 없게 되는 쇼들이 생기는 건 넷플릭스에 일정 부분 위기라 할 수 있다. 디즈니 플러스로 인해 마블이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같은 디즈니의 카탈로그가 빠질 것이고, ‘프렌즈'나 ‘오피스’ 같은 프로그램들도 넷플릭스의 카탈로그에서 사라질 예정이니, 이는 방송으로서의 넷플릭스를 덜 매력적으로 만든다. 헤이스팅스는 이로 인해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할 자금이 더 많아져서 새로운 구독자들을 끌어들일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게 아니라 하더라도 이미 넷플릭스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콘텐츠 제작에 사용하고 있다. 한 때 리드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의 가장 큰 경쟁자는 잠이라고 했다.사람들이 잠드는 시간을 제외하면 넷플릭스를 본다는 자신감이었다. 그 자신감을 뒷받침하듯, 여전히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시장의 선두 주자이고,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방송사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다가오는 몇 년 동안 넷플릭스가 경쟁할 대상이 잠이 아닌 건 기정사실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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