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예매 지옥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충격적인 결과가 기다린다

2019.07.11
‘기방도령’ 마세
이준호, 정소민, 최귀화, 예지원, 공명
임현경
: 허색(이준호)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동료이자 연풍각의 주인인 난설(예지원)의 손에서 자란 기방 도령이다. 조선시대의 엄격한 유교 사상 아래서 ‘열녀’이기를 강요받아야 했던 여성들은 남장을 한 채 몰래 기방에 드나들고, 허색은 직접 남자 기생이 되어 돈을 모아 자금난에 허덕이는 연풍각을 구하고자 한다. 영화는 기방에서 마음껏 즐거워하는 아낙들과 체면치레에 급급한 사대부를 보여주며 풍자와 해학을 꾀한다. 그러나 체제를 비판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일은 오로지 허색의 몫이고, 여성들은 그가 제공하는 즐거움의 범위 안에서 환호하거나 ‘서방님’의 사랑을 받는 데에만 목을 맨다. 당차고 야무지게 보였던 해원(정소민)마저도 절개의 대상만 달라졌을 뿐 열녀 프레임을 벗어나지 않는다. 과거를 자성한다는 것 자체만은 유의미하나, 그 과정은 영화의 시대배경만큼이나 뒤처져있다. 이젠 ‘여성도 욕망의 주체가 될 수 있다’라는 말 이상의 것을 할 때도 되지 않았나.

조’ 마
레아 세이두, 이완 맥그리거
박희아
: 커플들의 연애 성공률을 예측해주는 연구소에서 일하는 조(레아 세이두)는 동료 콜(이완 맥그리거)을 좋아하게 된다. 콜은 사실 조에게 그가 자신이 만든 로봇이라고 고백한다. 이미 여러 영화, 드라마, 소설에서 봤던 인조인간, AI들이 자신의 존재를 고민하는 내용은 전혀 새롭지 않다. 외로움과 실연의 상처 등 인간끼리 맺는 관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로봇을 만들어 위안을 얻는다는 설정 또한 2013년에 만들어진 영화 '허(Her)'를 떠올리게 만든다. 익숙한 소재이니만큼 인간 콜과 로봇 조의 캐릭터에게서도 특별한 매력을 찾기 어렵다. 배우들의 호연이 아쉽게도 영화를 보는 내내 기시감만 맴돈다.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보세
타이사 파미가, 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 세바스찬 스탠

권나연: 언덕 너머 성처럼 높이 쌓아 올린 블랙우드 대저택, 그곳의 막내 메리캣(타이사 파미가)은 6년 전 일가 몰살 사건 이후 저택과 마을을 오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마녀라고 미움 받는 언니 콘스탄스(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어느 날 낯선 사촌 찰스(세바스찬 스탠)가 그들에게 찾아오면서 굳어 있던 저택에 변화가 시작된다. ‘제비뽑기’와 ‘힐 하우스의 유령’의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메리캣의 독특한 버릇들을 통해 조심스럽게 형성한 일상의 틀을 깨트리며 불편한 느낌을 전달한다. 세상은 끔찍한 사람들로 가득 차있고, 증오와 욕망은 한없이 일반적이고 순환적인 속성이라는 것을 짚어준다. 다소 뻔뻔하게 좌석 끝으로 내몰리는 과정을 즐길 수 있다면 충격적인 결과에 만족스러울 것. 다만 찰스의 캐릭터는 기계적이고 뻔해서 의도된 기능 이상을 해내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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